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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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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칼럼] 죽음은 끝이 아니다

월장 스님(마산 삼학사 주지)
“억겁을 윤회하는 우리 생명은 내생이 기다리므로 존귀한 것”

  • 기사입력 : 2008-10-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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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의 생명이 영원 속을 살아가는 것이라면 지금 살고 있는 현재의 생이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존귀한 것이다.’

    불교의 세계관 가운데 ‘일념삼천(一念三千)’이란 것이 있다. 인간의 한 생각 속에 전 우주가 들어 있다는 것이다. 중국 천태종 창시자인 천태대사(天台大師)는 “나의 생명은 우주에 존재하는 삼라만상과 서로 불가분하게 관계되어 있다”고 말했다.

    어찌하여 일념이 삼천세계가 되는 것일까? 화엄경에서는 생명 세계를 지옥·아귀·축생·수라·인간·천상·성문·연각·보살·부처의 십계(界)로 설명했다. 십계의 생명은 또 열 개의 성덕(性德)을 각각 갖추고 있으므로 백계(百界)가 된다. 그리고 모든 존재는 열 개의 작용을 갖고 있고 다시 이들은 삼세간(三世間)에 걸쳐 있기 때문에 삼천세계라는 숫자가 나오는 것이다.

    이렇게 나의 일념(一念)은 시간적으로는 영원성을 담고 있고 공간적으로는 일체 우주를 끌어안고 있다. 따라서 나의 한 생각 속에는 모든 세계가 들어 있고 따라서 지극히 존귀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최근 유명 연예인들의 자살 이후 모방으로 추정되는 자살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자살 인구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카드채 대란 이후 ‘제3차 폭증’ 조짐을 보여, 자살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통계청의 ‘2007년 사망 및 사망원인 통계결과’라는 자료의 ‘사망원인 순위별 사망률 추이’를 보면 고의적 자해(자살)가 1997년의 8위(인구 10만명당 사망률이 13.0)에서 2007년 4위(인구 10만명당 사망률이 24.8)로 증가하였다.

    물론 소중한 생명을 스스로 끊을 수밖에 없도록 한 사회의 책임이 크다고 할지라도, 우리 개개인의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 생명인데 그렇게 쉽게 버리고 죽을 수 있단 말인가!

    죽음으로 모든 것이 끝나지는 않는다. 억겁을 윤회하는 우리의 생명은 그렇게 버려지지 않으며 다음의 내생이 또 기다리고 있다. 이렇게 영원 속을 살아가는 생명이라면 지금 살고 있는 현재의 생이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존귀한 것이다.

    우리는 현생이 세세생생(世世生生) 복되게 살 수 있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나날이 선근복덕(善根福德)을 심어서 풍요로운 미래의 삶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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