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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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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차량 내 음주가무의 어두운 그림자

  • 기사입력 : 2008-10-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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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역사서 예기나 삼국지 위지동이전에 의하면 우리 민족은 가무음곡을 즐길 줄 아는 민족이라 했고, 19세기 말 미국인 선교사도 어린이들까지도 길에서 늘 노래를 부를 정도로 음악을 매우 좋아하는 민족이라 하였다.

    이러한 풍류와 멋을 아는 민족성으로 인하여 음주와 가무를 즐길 줄 알면서도 이것을 삶의 터전에 적용함으로써 항상 즐겁고 흥이 나는 생활을 유지하는 원동력으로 삼았다.

    이것이 지금 우리가 힘들 때 어려움을 이겨내고 국력을 하나로 아우르는 밑거름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좋은 전통의 음주가무가 요즘에는 이상하게 잘못된 방향으로 바뀌고 있으며 이러한 행위가 크나큰 교통사고의 인명피해로 이어지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현재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주요 명산은 단풍 물결로 장관을 이루고 있으며 서서히 단풍이 남부지방으로 이동하면서 조만간 전국이 단풍 물결에 휩싸일 예정이다.

    이러한 경치를 놓치지 않으려는 관광객들은 저마다 앞을 다투어 이웃사촌, 지역동호회, 계모임 등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가을 단풍구경을 하고 있으며 또한 학생들도 가을 단풍을 벗 삼아 들뜬 마음으로 수학여행을 하고 있어 지금 전국도로는 관광차량으로 넘쳐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 관광차 안은 어떠한지 한번 들여다보자. 질서있는 가을 행락철 단풍구경을 통한 친목 도모의 본래의 의미는 온데간데없고 관광객 모두가 차량 내 좁은 통로에 서서 서로 뒤엉켜 술을 마시며 녹음반주에 맞춰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부르고 있고 그나마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들도 안전띠를 매지 않고 음주가무에 함께 취하고 있는 등 관광차량이 아니라 무도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이러한 기본을 지키지 않는 습관으로 인해 매년 행락철 대형 교통사고가 되풀이되고 있으며 가족과 주위 분들에게 차마 씻지 못할 크나큰 슬픔을 남기고 있다.

    우리 민족의 자랑거리인 풍류와 멋이 절제되지 못해 사고의 어두운 그림자로 이어지기보다는 마음속의 풍류와 멋으로 간직할 수 있을 때 고유의 자랑스런 전통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김현식(사천경찰서 경비교통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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