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5일 (목)
전체메뉴

[작가칼럼] 마창대교를 건너면서

  • 기사입력 : 2008-10-17 00:00:00
  •   
  • “내 고향 남쪽바다 그 파란 물 눈에 보이네/ 꿈엔들 잊으리오 그 잔잔한 고향 바다….”

    가고파의 고향 마산시, 그리고 한국 최초의 계획도시이자 기계공업의 메카 창원시, 그리고 한국 최고의 벚꽃축제인 군항제의 고향 진해시, 이 3개 시의 인구를 합하면 광주직할시의 인구를 능가하는 110만 명을 자랑한다. 한때 전국 8대 도시로 번성했던 마산시는 인근 창원시와 진해시 등의 급속한 산업 입지화에 따른 인구유출로 전국 30대 도시에도 끼지 못하는 쇠락한 도시로 전락하고 말았다. 주말이면 넘쳐나는 사람들의 물결로 발 디딜 틈이 없던 마산의 번화가 창동은 이제 불 꺼진 창처럼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운 한적한 모습으로 옛날의 영화를 그리워할 뿐이다.

    이처럼 번영을 구가하던 마산의 옛 영광을 되살리기 위해 마창대교가 개통되었다. 그러나 BTO 방식에 의한 민자유치사업의 추진으로 다소 높게 측정된 통행료로 인해 당초 예상한 차량 통행 예측치의 36% 정도 밖에 통행하지 않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당초 예상한 통행량의 미달로 인한 손실보전액이 커짐에 따라 재정적 손실이 클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마창대교가 3대 도시에 미칠 직·간접적 효과는 보다 거시적 관점에서 접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의 고향은 고성이다. 마창대교가 생기기 전에는 장유에서 창원터널을 지나 마산수출자유지역 해안도로를 따라 고향을 다녀왔다. 사실 창원대로와 마산 해안도로, 그리고 마산 밤티고갯길은 항상 마산-고성, 통영, 거제를 오가는 통행차량의 폭주로 정체되기 일쑤다. 그래서 통행료는 다소 높지만 마창대교를 이용해서 다녀온다. 실제 따져보니 김해 장유에서 마산 시내를 통과하는 시간과 정체에 따른 유류 소비량을 비교해보니, 시간적으로는 25분 정도, 유류절감액을 따져보니 2000~3000원 정도 절감되는 것으로 나왔다. 그리고 푸른 합포만 위를 가로질러 드라이브하는 상쾌한 기분 등 정서적 측면의 플러스요인을 감안할 때 그렇게 손해간다는 기분을 느낄 수 없었다. 지금 마창대교의 통행량 절감요인은 앞서 필자가 언급한 실질적인 면을 감안하지 않고 여론몰이 식으로 통행료가 비싸다는 부정적인 면을 너무 부각시킨 것이 크게 작용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 아무튼 통행료가 다소 높게 책정되었다는 것은 필자 역시 인정하지만, 보다 실질적인 측면에서의 이용효과를 심사숙고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창대교는 단지 통행로로서의 가치만 생각할 수 없다. 합포만의 운치를 격상시킨 마산항과 창원항의 상징적 구조물이다. 외지에서 마창진 지역을 찾는 사람들이 도시 진입 시 느끼는 인상은 예전에 이곳을 찾았을 때의 느낌과는 사뭇 다를 것이다. 특히 야간조명이 화려한 다리 위를 드라이브하며 느끼는 낭만적인 분위기는 관광자원으로서의 효과 또한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지난 9월 10일 정부가 발표한 광역경제권 선도 프로젝트 사업 30건 중 경남지역에 4건이 선정되었다는 것이다. 우리 경남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남해안 프로젝트의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데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특히 1차 추진에 실패했지만 마산 로봇랜드 조성사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순신대교 건설 사업이 확정됨에 따라 마창대교의 개통가치가 더욱 부각되었다는 점이다. 이순신대교, 로봇랜드, 그리고 마창대교와 연계되는 관광벨트 구축은 물론, 마창대교 접속도로인 국도 5호선이 완공되면, 대진고속도로의 거제시 연장개설도로와, 남해, 구마고속도로와의 연결로 마창대교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이다.

    이처럼 남해안시대의 핵심프로젝트 추진과 함께 연계교통망의 중심역할을 담당하게 될 마창대교의 개설가치는 더욱 크게 부상할 것이고, 그에 따라 이용차량의 증가로 이어지면서 통행료의 인하조정도 가능할 것이다. 물론 시간적으로 단기간엔 지방재정의 보전이 불가피하겠지만, 마산시의 랜드마크로, 마창진의 광역도시권역의 핵심교통축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이다.

    오늘도 나는 마창대교를 기분 좋게 건넌다. 가고파를 흥얼거리면서.

    작가칼럼

    이광수

    소설가·경남문학관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