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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잊지 못할 손맛 눈맛 입맛!

■ 진해 감성돔 낚시
밤섬·잠도 인근 감성돔 낚시 한창

  • 기사입력 : 2008-11-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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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해 밤섬 앞바다에서 낚시꾼들이 낚싯대를 드리우고 감성돔의 짜릿한 입질을 기다리고 있다.




    진해 잠도 앞바다에서 낚아올린 감성돔.



    배 위에서 즐기는 싱싱한 감성돔·고등어 회.



    넘실거리는 파도와 저 멀리 보이는 수평선…, 그냥 바라만 봐도 좋은 바다.

    일렁이는 푸른 물결 위에 보일 듯 말 듯한 작은 찌가 물속으로 ‘쏙’ 사라지면 낚시꾼은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챔질을 한다. 낚싯대를 타고 온몸으로 전해지는 떨림과 묵직한 중량감.

    은회색의 몸매를 자랑하는 ‘바다의 백작’ 감성돔이 숨을 헐떡이며 갑판 위로 끌려나온다.

    가을이 깊어지면서 요즘 바다낚시 최고의 대상어인 감성돔이 낚시꾼들의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다. 감성돔 낚시는 10~12월 초까지 가장 좋은 시기, 이때는 살이 토실토실 오른 40cm 이상의 씨알 좋은 감성돔을 만날 수 있다.

    기찬 주말은 지난 금요일(14일) 가을 감성돔을 만나러 김기영(38·경력 15년), 이상희 (39·경력 5년), 김연균(39·경력 12년), 이상한(39·경력 12년) 조사와 동행해 진해 내만의 밤섬과 잠도 출조에 나섰다.

    새벽 2시. 일찌감치 낚시 채비에 나선 일행들이 인근 낚시방에 들러 밑밥과 새우, 크릴 등을 준비하며 출조 준비에 들어갔다.

    시간은 흘러 새벽 3시40분. 진해 행암방파제에서 낚싯배 원정호(선장 정연식)에 올라 1차 목적지인 밤섬으로 향했다. 정연식 선장은 “2~3일 전 40~50cm급 대형 감성돔이 30마리가량 잡혔는데 오늘 조황은 어떨지 모르겠다”며 “열심히 해보라”고 조언한다.

    기대에 부푼 일행들은 저마다 대물 감성돔을 꿈꾸며 긴장한다. ‘한 번 걸어본 사람은 평생 그 손맛을 잊지 못해 다시 바다를 찾는다’는 말이 있을 만큼 감성돔의 파워는 대단하다. 바다 내음이 물씬 풍기는 선상에서 낚싯줄을 끊을 듯한 엄청난 괴력에 맞서 한판 승부를 벌이다 보면 스트레스는 저만치 사라진다.

    목적지인 밤섬 인근에 배를 정박한 후 날이 밝기를 기다리며 낚시 채비를 서둘렀다. 가을 감성돔 낚시는 같은 포인트, 같은 미끼를 이용하더라도 조과 차이가 두드러진다. 이는 낚시 기량에도 차이가 있지만 채비와 채비 운용에 따라 많은 차이를 보인다.

    오늘 채비는 1호 낚싯대에 2호 막대찌, 2호 순간 수중찌, 목줄은 1.5호에 원줄은 2.5호를 준비했다. 선상에서는 구멍찌보다 시야가 뚜렷한 막대찌가 유리하다.

    막대찌는 수심이 깊고 조류가 빠른 곳에서 주로 사용한다. 찌 중앙을 관통하는 구멍찌와 달리 막대찌는 하단부에 있는 고리 부분으로 원줄이 통과하기 때문에 찌와 원줄의 저항이 거의 없어 빠르게 밑채비를 내려보낸다. 수면과 닿는 면적이 얼마 되지 않아 조류의 영향을 적게 받는 점도 막대찌가 가진 특징 중 하나다. 이런 특징 때문에 막대찌는 수심이 깊고 조류가 빠른 곳에서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감성돔이 바닥층에서 매우 예민한 입질을 보인다는 사실 또한 막대찌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막대찌는 수면과 접하는 면적이 작기 때문에 예민한 입질에 신속하게 반응한다.

    채비 정렬을 끝낸 일행은 대물을 잡겠다는 성급한 마음에 밤낚시에 도전하기로 한다. 하지만 감성돔은 밤낚시보다는 새벽녘 동틀 무렵이 가장 입질이 왕성하다고 정 선장은 말한다.

    오늘따라 바다에 비친 달빛이 유난히 아름답다. 동틀 무렵이 다가오자 인근 항구에서 출발한 여러 선박들이 낚시꾼을 가득 싣고 속속 도착한다. 밤섬 인근은 금세 낚시꾼들을 태운 배들로 북적인다.

    새벽 6시40분. 저멀리 신항만 쪽에서 해가 떠오르는지 산등성이가 붉은 색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바다에서 바라본 해돋이는 가히 장관이다.

    이때부터 낚시꾼의 손놀림이 바빠지기 시작한다. 7척의 선박에 30여명에 이르는 낚시꾼들이 일제히 낚싯대를 드리우자 진풍경이 연출된다. 포인트별로 자리를 잡고 바다 상황부터 탐색에 들어갔다. 수심은 대략 15~16m, 물살도 제법 흐르는 것이 낚시하기에 적당하다. 밑밥도 적당히 뿌렸다. 이제 대물급 감성돔의 입질만 기다리면 된다.

    첫 조과는 낚시를 시작한 지 20여분 만에 기영씨에게 찾아왔다. 주위에 긴장감이 흐른다. 하지만 낚싯대가 휘어지질 않는다. ‘보리멸’이다.

    연이어 상한씨에게도 입질이 왔다. 그러나 낚여 올라온 것은 ‘멸치’. 일행들은 “낚시로 멸치를 잡기가 얼마나 어려운데…”, “대단한 실력이다(?)”며 한마디씩 거든다. 배 안이 한바탕 웃음으로 왁자지껄할 때 갑자기 상희씨의 막대찌가 바닷물 속으로 ‘쏙’ 빨려 들어간다. 제대로 입질이 왔다. 이번엔 낚싯대도 한껏 휘었다. 그런데 줄을 감을수록 이상하다. 감성돔의 입질이라면 ‘쿡쿡’ 바닥을 치며 달아나야 할 텐데 ‘갈지자’ 형태로 바닷속을 휘저으며 달아난다.

    역시나 낚여 올라온 것은 30cm가량의 ‘고등어’다. 모두가 대물 감성돔이기를 바랐던 터라 실망이 크다. 이때부터 시작된 고등어 입질은 30초 간격으로 계속된다. 여기저기서 “고 선생이다”는 함성이 들려온다. 낭패다. 잡어의 입질이 심해 미끼가 바닥에 가라앉기도 전에 고등어가 미끼를 낚아챈다. 1시간여 만에 고기 바구니가 고등어로 한가득이다. 나중에는 팔이 아파 낚시를 못할 지경에 이르자 참다못한 조사들이 “이대로 물러설 수 없다”며 “낚시 포인트를 다른 곳으로 옮겨보자”고 제안한다.

    오전 9시40분. 원정호는 10분여 거리의 잠도 앞바다로 향했다. 잠도 포인트에서는 새끼 농어(가지메기)를 비롯해 노래미, 보리멸, 도다리 등 다양한 어종들의 고기들이 낚였다.

    감성돔은 잠도 포인트로 옮긴 지 1시간여 만에 첫 입질을 받았다. 물살을 따라 슬슬 흐르던 상한씨의 막대찌가 순간 사라지자 뒷줄을 견제하고 있던 상한씨가 ‘이때다’ 싶어 강하게 챔질을 한다. 뭔가 심상찮은 입질과 함께 강하게 뻗어나가는 파워, 아무래도 감성돔인 듯하다. 모두가 긴장하며 상한씨의 낚싯대만을 바라본다. ‘감성돔이다.’ 일행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한다. 얼마나 기다리던 감성돔인가. 족히 35cm는 넘어 보인다. 상한씨의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다.

    이날 일행들은 감성돔 4수, 대물 노래미 1수, 고등어 50여 수, 새끼농어, 도다리 등의 조과를 올렸다.

    기다리던 점심시간. 라면에 김밥, 그리고 갓 잡은 자연산 감성돔과 노래미, 고등어 등이 회로 나왔다. 정 선장은 “고등어 회는 살아 있을 때만 먹을 수 있는 아주 특별한 메뉴”라며 “싱싱하고 담백한 맛이 예술이다”고 말한다. 꼬들꼬들한 맛이 일품인 감성돔, 기름진 육질이 부드러운 고등어…, 맛이 기가 막힌다. ‘바로 이 맛에 낚시를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일행들은 “처음부터 잠도 포인트를 정했더라면 좀 더 많은 조과를 올렸을텐데…”라는 아쉬움과 함께 다음을 기약하며 뱃길을 돌린다.

    글·사진=이준희기자 jh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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