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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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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코 수준’과 초보운전

  • 기사입력 : 2008-11-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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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께 근무하던 동료직원의 말이 떠오른다. 티코를 타면 티코 수준이 되고 사람이 티코로 보인다고.

    덩치와 키가 큰 직원이 티코를 타고 다녔는데 내용면으로 볼 때 연비와 주차 등 모든 부분에서 경제적이고 실용적이란다. 그런데 옆을 지나는 큰 차를 모는 운전자들이 자기 눈에 거슬리면 경적을 빵빵거린다던가, 위협적 운전에 인상을 쓰며 얕보는 등 사람을 티코 취급하는데 화가 치밀기도 한단다.

    아내가 얼마 후면 하게 될 장거리 출퇴근을 위하여 차를 한 대 구입하여 예행연습(?)중이라 뒷면 유리에 초보운전을 붙여 놓았다.

    그런데 현재로선 차를 운전할 필요가 크게 없고 차를 오랫동안 운전하지 않고 세워두면 차의 기능이 떨어짐을 방지하기 위하여 초보운전을 붙여 둔 채로 가끔 내가 출퇴근에 이용하고 있다.

    나는 하루 120여㎞ 거리의 출퇴근 운행을 18년을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무사고 운행이다. 그런데도 아내의 차를 몰고 도로를 나가면 운전자들이 시비를 걸어온다. 잘 못간다고 뒤차가 빵빵거리고 좌우로 무리하게 추월하여 앞에 집어넣기도 하고 옆을 지나며 눈도 흘긴다. 심하면 무어라 혼자 구시렁거린다. 아마 표정을 읽으면 욕설이 포함된 듯하다.

    신호를 받거나 앞차의 흐름에서 브레이크를 밟게 되면 더욱 본격적이다. 그런데 묘하게도 차를 바꿔 내 차를 운전하게 되면 좀더 심한 행동의 운전을 해도 상대는 물론 내 자신도 운전상의 행동에 아무런 관심도 갖지 않는다.

    이는 나쁜 선입견적 행동이나 우리 사회의 약자나 그야말로 사회적 초보들에 대한 얕잡아보는 태도에서다. 어쩌면 초보가 법규를 더 잘 지킬지 모른다.

    그러나 잘 지키는 법규가 우리는 불편하게 느껴지고 슬기롭지 못하고 둔하게 보이는 어리석음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를 느끼면서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나 또한 그러하지 않았던가!

    선진시민과 성숙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그 무엇이 필요한 때 이는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을 ‘진정한 가르침’이다. 최완규 (창녕군청 재난관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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