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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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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바람 신별미] 국수호박냉면

삶은 호박에서 노란색 면발이 줄줄
갓 뽑아낸 면에 얼음 육수 넣어 아삭하면서 담백한 맛!

  • 기사입력 : 2008-11-2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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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흥부도 놀랐다. 금은보화, 선녀가 튀어나오는 박도 썰어 본 흥부건만, 국수가 나오는(?) 호박은 처음이란다. 호박을 쪼개면 노란 국수 면발이 실타래처럼 풀어나오는 이것. 그 정체가 무엇인고 하니, 스파게티 호박이라고도 불리는 일명 ‘국수호박’이란다. 경기도 가평이 고향인 이 호박이 창원에 상륙했다. 그것도 맛 좋은 요리로 변신까지 했다는데. 맛보다 그 정체가 더 궁금하다. 도내 유일의 호박국수 전문점 창원시 팔룡동 ‘웰빙식객’을 찾았다.

    식당 메뉴판에는 국수호박으로 만든 국수호박물냉면, 국수호박온면, 국수호박비빔냉면, 웰빙삼색모둠면이 적혀 있다. 메뉴판 사진만으로는 도통 감이 안 온다. 보통 면과 구분이 안간다. 일단 주 메뉴인 국수호박냉면과 국수호박온면을 주문한다.

    음식을 기다리는 시간, 주인장에게 국수호박에 대해 물어본다. 그러자 주인장은 식당 입구에 놓여있는 노란 참외같기도 한, 멜론같기도 한 물체(?)를 가리키며 “저것이 국수호박”이라고 한다. 노란 빛깔도 동글동글한 모양새가 너무 예뻐 ‘호박’이란 이름이 무색하다.

    과연 저 속에서 국수가 어떻게 나온단 말인가. 의문스런 눈초리를 눈치챈 주인장, 잠시 기다리라고 말하더니 푹 삶은 국수호박 서너개를 들고 나온다. 국수호박의 실체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반동강난 채 김을 모락모락 내고 있는 국수호박. 보기엔 일반 호박 속과 별반 다를 게 없다.

    하지만 주인장이 호박 속을 손으로 들어내면서부터 반전이 시작된다. 손으로 살짝 그 속을 빼내기만 했을 뿐인데, 길다란 면발들이 쭉쭉 뽑아져 나온다. 아니, 거의 쏟아져 나오는 수준이다. 눈으로 보고 있으면서도 신기하다.

    주인장은 이렇게 빼낸 면을 이틀간 저장한 후 요리해야 그 맛이 제대로 난다고 했다.

    국수호박의 신기함에 들떠 있는 사이, 어느새 국수호박물냉면이 나온다. 냉면이라고 해서 냉면과 호박면이 함께 나오는가 했더니, 오로지 호박면으로만 만들었다. 소 양지로 우려낸 육수에 호박면, 그리고 야채를 얹은 게 전부다.

    맛부터 보자. 첫 맛은 심심하다. 두 번째 맛은 담백하다. 세 번째 맛은 싱그럽다. 아삭아삭 나물을 씹는 것 같기도, 과일을 씹는 것 같기도 하다. 자극적인 맛이 난무하는 요즘, 이렇게 신선하고 소담한 맛은 참 오랜만인 것 같다. 한 그릇 뚝딱 비워냈는데도 부담스럽지 않다. 자연에 가까운 맛을 찾은 것 같아 기분까지 상쾌해진다.

    게다가 건강에도 좋다고 한다. 칼로리가 낮고 섬유소, 비타민이 풍부해 피부 미용, 다이어트에도 좋다. 또 고혈압과 당뇨 등 성인병과 변비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맛에서도, 영양에서도 제대로 된 건강별미를 찾은 것 같다.

    웰빙은 돈 주고도 못사는 요즘, 이 호박은 금은보화 나오는 흥부 박보다 100배 낫지 않은가.

    이 밖에 이 식당에서는 조리사 경력 12년인 주인장이 개발한 국수호박온면과 웰빙삼색모둠면, 국수호박비빔냉면도 맛볼 수 있다. 온면은 냉면의 아삭거림은 덜하지만, 따뜻하고 고소한 가쓰오부시 국물이 겨울철 별미로 안성맞춤이다. 국수호박의 맛이 심심하다면 모밀면과 녹차면을 함께 내는 웰빙삼색모둠면도 추천한다.

    가격은 물냉면이 5000원, 비빔냉면·온면이 5500원, 삼색모둠면이 1만2000원이다.

    주인장은 “앞으로 다양한 국수호박 요리를 개발해 사람들에게 건강과 즐거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글=조고운기자 lucky@knnews.co.kr

    사진=이준희기자 jh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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