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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식 된장 들어간 가오리 ‘뼈맛’까지 구수하네 !

  • 기사입력 : 2008-12-1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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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바람 신별미/ 가오리 된장 조림



    8가지 향토 재료 섞어 만든 ‘특별한 양념’ 맛에 땀이 송글송글

    ‘반찬인가, 요리인가.’

    소문을 따라 ‘가오리 조림’을 맛보러 가는 길, 그 정체성에 대한 의구심이 떨쳐지지 않는다.

    조림은 흔하디 흔한 ‘기초’ 조리법이고, 가오리 또한 찜이니 무침이니 여기저기 선보이는 ‘쉬운(?)’ 생선 아니던가. 이 둘의 조합이라니, 구미 당기는 취재거리에선 다소 벗어난 게 아닌가 싶었다.

    이런저런 생각 끝에 도착한 진해시 이동 동방횟집. 식당 입구는 ‘자연산회/가오리 조림’ 전문식당이라고 써놓았다.

    일단 회는 둘째치고, 가오리 조림 외에 이렇다 할 주력 요리가 없어 보여 마음이 한시름 놓인다. 제대로 된 전문 요리집에 메뉴가 많지 않음은 맛집의 기본 법칙 아니겠는가. 식당 내부 메뉴판, ‘우리집 특미’라는 빨간 글씨 밑에 가오리 조림이 새겨져 있다.

    가방을 내려놓자마자 주인 신용술씨가 맛볼 가오리를 보여주겠다며 수족관으로 이끈다.

    벽면에 찰싹 붙은 가오리, 바닥에 배를 깔고 누운 가오리들을 보는데 갑자기 ‘히죽’ 웃음이 나온다. 엎드려 있을 때는 납작한 몸통에 눈만 껌뻑 튀어나온 못난이 생선 같더니만, 뒤집어 배를 보인 녀석의 모습은 너무도 깜찍하다. 입, 코, 발을 꼬물꼬물거리는 게 꼭 웃고 있는 모양새다. 얼핏 홍어와도 비슷하게 생겼다.

    신씨는 “홍어도 가오리과에 속하는데, 그 맛이 독특하고 가격이 비싸서 따로 취급될 뿐”이라며 “가오리는 머리의 양쪽이 홍어보다 넓고 꼬리가 시작하는 부분이 갑자기 좁아져서 전체적으로 오각형을 이루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가오리가 멸치보다 칼슘 수치가 높은 걸 아느냐”며 “콜라겐도 많아서 피부도 부드럽게 해준다”고 자랑이다.

    아무리 모양이 예쁘고, 영양이 뛰어나도 기본적으로 ‘맛’이 없다면 요리 재료로는 실격이다. 그 맛을 보기 위해 가오리 조림을 소(小)자로 시킨다. 가격은 소(小)자 2만5000원, 중(中)자 3만원, 대(大)자 3만5000원이다.

    2~3인용 기준이라 했는데, 상 위에 놓인 쟁반이 제법 크다. 불그죽죽한 양념장에 조린 가오리가 모락모락 김을 풍기며 얹혀져 있다. 조림치고는 겉모습이 꽤 화려하다.

    숟가락을 들기 전, 주인장에게 혹시 맛있게 먹는 법이 있느냐고 물었다. “처음에는 두툼한 살맛부터 보고, 그 뒤에는 날개뼈와 뼈에 붙은 살을 같이 꼭꼭 씹어 먹어야 한다”고 했다.

    살맛부터 본다. 쫄깃쫄깃 씹힌다. 씹으면 씹을수록 신선한 생선 특유의 달그레한 맛이 배어난다. 다음, 날개뼈를 오도독 씹는다. 고소한 뼈맛과 꼬독꼬독 씹히는 식감이 좋다. 부들부들한 가오리 껍질까지. 먹다 보면 젓가락보다 숟가락으로 푹푹 퍼먹는 게 더 편하다.

    큰 뼈만 가려내면 버릴 게 없기 때문이다. 가오리와 양념장의 맛이 적절히 밴 무, 구수하면서도 매콤한 양념맛이 감칠맛을 더한다. 한 그릇 뚝딱 비워내니 땀이 송글송글 맺힌다.

    맛의 비결을 물었다. 주인장은 “진해 웅천이 고향인 부인이 요리를 처음 만들었을 때, 맛을 보는 순간 ‘바로, 이 맛’이라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살아있는 가오리를 사용하고, 재래식 된장 등 8가지 향토 재료가 들어간 특별 양념장을 사용한다는 게 비법이라면 비법이란다.

    부인이 몇 년 전에 개발한 양념장의 비율은 지금도 부인만이 측정할 수 있다. 마침 장을 만드는 날이라 옆에서 지켜봤지만, 손맛과 노하우가 뒤섞인 장의 비법은 아무리 크게 눈을 뜨고 지켜봐도 알 수가 없다.

    ‘조림은 조림일 뿐’이라는 편견을 깨고, 훌륭한 요리로 재탄생한 가오리 조림. 겉보기엔 특별할 것 없어보이는 이 가오리 조림의 인기 비결은 아마도 기본을 지키면서 특별함을 더해서가 아닌가 싶다.

    글=조고운기자 lucky@knnews.co.kr

    사진=전강용기자 jk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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