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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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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울수록 나눔의 의미 되새기자

  • 기사입력 : 2008-12-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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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자 투고

    요즘은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참 무색해져 버렸다. 어린 시절, 집 밖을 나설라치면 여기저기 계시는 우리네 이웃사촌들에게 인사하기 바빴던 것만 같은 데 지금은 앞집에 누가 사는지조차 관심이 없다. 같은 아파트 주민들끼리 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의 침묵이 아직도 어색하기만 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는 무조건 가깝게 지내는 것보다는 서로에게서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사는 법을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되었다. 혼자서 밥을 먹는 것도, 혼자서 영화를 보거나 혼자서 무언가를 하는 것도 더 이상 그렇게 어색하지만은 않다.

    이렇듯 서로의 생활로 바쁘게 살아오다 보니 어느새 2008년 연말이 훌쩍 다가왔다. 경기가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누구나 설레는 마음으로 크리스마스에는 무엇을 할지, 연말연시와 새해에는 무엇을 할지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설레는 연말연시에도 소외되는 이웃은 있게 마련이다. 어려울 때 서로 돕는 것은 우리 민족의 아름다운 풍습이었지만 물질만능주의가 자리잡으면서 이마저도 퇴색하고 있다.

    연말연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무엇일까? 다양한 의견이 있겠지만 그중의 하나가 구세군 자선 냄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일까. 연말연시를 맞아 모금함 상자가 점점 채워지고 있고 술자리로 연말을 보내기보다는 자원봉사를 자청하는 기업들도 여럿 보인다. 경기가 어려운 탓에 이웃에게 내미는 손길이 잦아든 것도 사실이지만 이러한 사람들 덕분에 아직은 우리 사회가 훈훈하다는 것도 엿볼 수 있다.

    빡빡하게 생활하고 힘든 경제난을 겪으면서 사람들이 더욱 타인에 대한 마음의 문을 닫은 것은 사실이다.

    따뜻한 사람냄새가 많이 사라져 버린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어려울 때일수록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이 있다는 생각으로 불우이웃들과 나눔의 의미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모두들 설렘에 부푼 마음으로 거리를 헤메고 다니는 이맘때쯤 조금만 주위로 눈을 돌려 힘겹게 살아가는 이들과 더없이 뿌듯한 연말연시를 보내고 희망적인 새해를 기대해 보는 것은 어떨까. 김미진(창원시 신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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