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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만 품었던 그 섬, 두 눈으로 품어라

■기차 타고 떠나는 거문도·백도 여행

  • 기사입력 : 2009-02-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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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광객들이 유람선 위에서 천혜 비경을 자랑하는 백도의 기암괴석을 둘러보고 있다.



    거문도 음달산 신선바위

    다도해의 최남단에 자리한 '거문도'.

    전남 여수 녹동항에서 뱃길로 1시간 10분(58km)여 거리의 거문도는 천혜의 비경을 자랑하는 섬이다.

    그러나 거문도는 너무 멀고 교통이 불편해 많은 사람들이 가고 싶어도 갈 수 없어 애태우는 섬이기도 하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 경남지사와 (주)남해안투어는 관광객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조만간 경전선 정기열차를 활용한 새로운 관광상품(3월 초)을 출시할 예정이다.

    #열차 타고 관광버스 타고 녹동항으로

    오전 8시20분, ‘덜커덩 덜커덩~’ 소리를 내며 마산역을 출발한 목포행 무궁화호(경전선) 열차는 이내 도심을 빠져나와 정겨운 시골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함안 가야시장을 스쳐 지나간다.

    간이역마다 멈춰 서는 기차는 오랜 세월 정겨움이 그대로 묻어 있다. 완사역에서 오른 한 촌로는 객실에서 친구를 만났는지 “딸네집 왔다가 돌아가는 길 아이가, 니는 어데 갔다오노”라며 반긴다. 그 말 속에 삶의 여유와 정겨움이 배어난다.

    3시간20여 분을 달려 기차가 도착한 곳은 ‘순천역’. 그곳에서 일행은 전국 각지에서 참가한 철도공사 직원들과 함께 연계된 관광버스를 이용해 고흥반도 끝자락의 녹동항으로 향했다.

    고흥군 도양읍의 녹동항은 소록도와 거문도, 백도, 제주도 등 뱃길을 여행하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해상교통의 중심지이며 활어와 김, 미역, 다시마, 멸치 등 해산물의 집산지로 유명한 곳이다.

    #거문도까지 1시간10분 뱃길 여행

    녹동항에 도착하자 거문도로 떠날 ‘가고오고 호’(386t·청해진 해운)가 기다리고 있다.

    청해진 해운 관계자는 “가고오고 호는 310명이 승선할 수 있으며 30노트(60km)의 속도로 녹동~거문도 항로를 운행하고 있다”며 “거문도까지 약 1시간 10분 정도 소요된다”고 말한다.

    선실 창 너머로 쾌속선이 달리면서 생긴 물보라가 햇빛에 반사되며 무지개를 연출한다. 녹동항을 출발해 40분가량을 달린 쾌속선이 망망대해로 접어들자 파도가 높아져 배가 일렁이기 시작한다. 파도와 싸우기를 10여분, 저 멀리 바다 한가운데 커다란 섬이 보인다. 거문도다.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남해의 해금강 ‘거문도’.

    학문이 뛰어난 사람과 문장가들이 많아 ‘거문(巨文)’이라 불렸다는 일화가 전해지는 거문도는 울창한 자연동백림과 그림 같은 등대, 깎아지른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이국 정취를 안겨 준다.

    중국과 일본의 중간지점 항로에 자리한 거문도는 고도(古島), 서도(西島), 동도(東島) 등 세 개의 섬이 마치 바다에 떠 있는 산과 같이 둘러쳐져 있어 ‘삼산’이라 부르기도 한다.

    거문도는 영국 군함과 수송선이 1885년 4월 러시아의 남진정책을 차단한다는 명목으로 불법 점령했고, 영국군은 거문도를 ‘포트 해밀턴’으로 부르며 1887년 2월까지 23개월간 머물렀다. 영국군은 유화정책을 통해 주민들과 사이좋게 지냈다고 전한다.

    현재 거문도에는 영국군 군인묘지가 남아 있는데 1889년까지 9기의 묘지가 있었지만 지금은 두 기만이 남아 있다.

    #동백숲.기와집몰랑 지나 음달산 산행

    숙소에 짐을 푼 일행은 거문도의 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음달산(237m) 산행에 나섰다.

    고도와 서도를 잇는 삼호교를 지나 해안도로를 따라가다 보니 푸른 바다와 고운 모래가 어우러진 유림해수욕장이 나온다. 이곳은 벌써 봄소식을 전하는 유채꽃들이 활짝 피었다.

    음달산은 그리 높지 않아 초입에서부터 정상까지 30분이면 오를 수 있다. 동백숲을 지나 산등성이에 이르면 바위들이 넓게 펼쳐진 ‘기와집몰랑’이 나오는데 이곳은 백도, 거문도 등대와 더불어 거문도 여행의 백미로 일컬어질 만큼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동도의 망향산에 오르면 기와집 형태를 띤 기와집몰랑이 한눈에 드러난다.

    다시 산등성이를 따라가다 보면 신선들이 바위 위에서 바둑을 두었다고 전해지는 ‘신선바위’(115m)를 만날 수 있다.

    영국군이 거문도항을 장악하기 위해 포 진지를 구축했다는 ‘보로봉’에 올라서니 동·서·고도 세 개의 섬과 호수처럼 형성된 아름다운 거문도항이 눈에 들어온다. 날씨가 청명한 날에는 제주도 한라산의 눈 쌓인 백록담이 보인다 한다.

    #변화무쌍한 비경 자랑하는 백도 구경

    이튿날 새벽 6시40분, 일행은 ‘백도’ 투어에 나섰다. 거문도에서 뱃길로 40여분(28km) 거리의 해상에 위치한 ‘백도’는 자연이 빚은 천혜의 비경으로 상백도와 하백도를 포함해 39개의 무인군도로 이뤄진 국가명승지 제7호이다.

    백도는 해가 뜨는 각도와 흐린 날, 맑은 날, 동쪽에서 볼 때와 서쪽에서 볼 때의 비경이 다를 정도로 기이하고 아름다운 바위들이 절경을 이루고 있다.

    유람선 ‘모비딕호’ 선장의 안내로 선실에서 외부로 나온 일행은 백도의 비경에 연신 감탄을 쏟아낸다. 백도에는 천연기념물 제215호인 흑비둘기를 비롯해 휘파람새, 팔색조 등 40여 종의 야생 동·식물이 서식 자생하고 있으며 바다 밑에는 붉은 산호초가 넓게 펼쳐져 있어 한마디로 섬 전체가 ‘자연의 보고’라고 한다.

    관광해설사는 “멀리서 보면 온통 희게 보인다고 하여 백도로 부르기도 하지만 섬 봉우리가 아흔아홉 개로 백에서 하나가 모자란다고 하여 ‘百’에서 획 하나를 빼 ‘白島’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말한다.

    서방바위, 성모마리아상바위, 원숭이바위, 거북바위, 각시바위, 쌍돛대바위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기암괴석들이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100년간 뱃길 밝힌 벼랑 끝 거문도 등대

    돌아오는 길에 들른 ‘거문도 등대’는 또 하나의 볼거리다. 수월산 해안 벼랑에 자리 잡은 거문도 등대는 1905년 4월 첫 불을 밝혀 100년이 넘도록 남해안 뱃길을 밝혔다. 예전 프랑스에서 제작된 프리즘렌즈에 의해 적색과 백색이 15초마다 한 번씩 섬광했다. 지난 2006년 1월부터는 새로운 등탑(33m)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동백이 어우러진 숲과 상록 난대림 숲 터널을 걷는 20여분 거리의 산책 코스도 일품이다. 동백꽃을 비롯해 석란, 풍란, 유채꽃, 후박나무 등 온갖 아열대 식물이 자라고 있어 거문도의 생태를 고스란히 관찰할 수 있다.

    절벽 위에 세워진 관백정에 서니 확 트인 남해 쪽빛 바다와 기암절벽이 진풍경을 연출한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거세지만 그리 차갑지만은 않은 것은 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려주는 것 같다. 한국철도공사 경남지사 ☏250-4329. (주)남해안투어 여수사무소 ☏(061)665-7788.

    글·사진=이준희기자 jh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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