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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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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봄바람 따라 꽃바람 살랑

광양 매화마을·구례 산수유마을
굽이굽이 강줄기 옆 마을에 새하얀 꽃눈 소복

  • 기사입력 : 2009-03-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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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남 광양시 다압면 매화마을에 새하얀 매화꽃이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해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준희기자/




    전남 구례군 산동면 산수유마을./경남신문DB/


    광양 매화마을 청매실 농원 앞마당 옹기들. /이준희기자/


    봄은 섬진강을 따라오나 보다. 강변과 산기슭이 온통 새하얀 매화꽃 천지다. 흰 눈이 내린 듯, 하얀 구름이 골짜기에 살며시 내려앉은 듯 장관이다.

    선분홍빛의 홍매화와 금세라도 노란 꽃망울을 터뜨릴 것 같은 산수유가 본연의 색깔을 뽐내며 봄의 아름다움을 더하고 있다.

    경남 하동군과 전남 광양시의 경계를 이루며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

    따사로운 봄 햇살을 머금은 섬진강은 넉넉한 엄마의 품처럼 여유롭고 햇살에 반사된 백사장은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기만 하다.

    △광양 매화마을= 지리산 자락을 수놓으며 굽이굽이 흐르는 섬진강을 따라 10여분 가다 보면 하얀 매화꽃으로 뒤덮인 광양시 다압면 ‘매화마을’(섬진마을)에 이른다.

    백운산 자락에 자리한 매화마을은 매년 3월이면 10만 그루에 달하는 매화나무가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해 밭과 능선 산비탈 전체가 온통 하얀 매화꽃으로 뒤덮이는 매화꽃 천국으로 변한다.

    백운산과 지리산 계곡 사이로 흐르는 섬진강을 따라 길게 자리 잡은 매화마을은 동쪽으로는 섬진강을 경계로 하동군과 접하고 있으며, 서쪽으로는 진상면과 옥룡면, 남쪽으로 진월면, 북쪽으로 구례군 간전면과 닿아 있다.

    이곳 매화마을 중에서도 매화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청매실 농원’이다.

    광양시 다압면 ‘청매실 농원’은 전국에서 가장 먼저 매화나무 집단 재배를 시작한 곳으로 1930년 홍쌍리 명인의 시아버지인 율산 김오천 선생이 일본 광산에서 번 돈으로 사온 밤나무와 매화나무를 백운산 자락의 둔덕과 산비탈에 심은 것이 청매실 농원의 시초가 됐다. 그러나 백운산 자락 돌산 기슭의 척박한 땅을 기름진 매화농원으로 바꾼 이는 ‘아름다운 농사꾼’ 홍쌍리(67) 명인이다. 홍 명인이 44년 동안 돌산을 오르내리며 고생한 덕에 오늘의 매실농원이 명소가 됐다.

    청매실 농원의 또 하나의 볼거리는 앞마당에 자리 잡은 2000여 기의 옹기. 하얀 매화꽃과 옹기, 섬진강과 지리산 자락이 어우러진 모습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다. 옹기 안에는 매실 장아찌, 매실 된장, 매실 고추장, 매실 원액 등 각종 매실 음식들이 전통적인 방법으로 숙성되고 있다.

    하얀 눈이 내린 듯한 매화꽃길을 따라 언덕 위 전망대에 오르면 굽이굽이 흐르는 섬진강의 아름다운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봄바람에 묻어오는 그윽한 매화꽃 향기는 더할 나위 없이 향기롭다.

    언덕 아래 초가집(임권택 감독 ‘천년학’ 촬영지)에서는 드라마 ‘돌아온 일지매’ 촬영이 한창이다. 하지만 운치를 더하던 산책로가 흙 대신 시멘트로 채워진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매화마을에서는 매년 3월이면 매화축제를 연다. 올해도 오는 14일부터 22일까지 ‘매향(梅香)과 시향(詩香)이 섬진강에…’를 주제로 제13회 광양매화문화축제가 열린다.

    ▲찾아가는 길= 남해고속도로→ 하동나들목→ 19번 국도(하동 방면)→ 섬진교→ 매화마을. ☏문의 061-797-2721(광양시)

    △구례 산수유마을= 일찍 핀 매화꽃이 서서히 시들어 갈 무렵인 3월 중순부터 꽃이 피기 시작하는 산수유는 전남 구례군 산동면 위안리가 국내 최대의 군락지다.

    산수유 꽃은 마치 노란 물감을 풀어 놓은 듯 온 동네를 노랗게 물들인다. 길가와 집 주변은 물론 산기슭과 골짜기, 논둑과 밭두렁 등 눈길이 닿는 곳이면 온통 샛노랗다.

    산동면 일대의 산수유 꽃은 보통 3월 중순부터 피기 시작해 4월 중순까지 피고 지며 11월이면 샛노란 산수유 꽃을 털어낸 자리에 새빨간 열매를 달아 가을이 무르익었음을 알린다.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꽃 중의 하나인 산수유 꽃잎의 길이는 4~5mm 정도로 매우 작고 청초하지만 수천 그루의 산수유가 노란 꽃망울을 틔우면 노란 구름이 살며시 내려앉은 듯 화사하다.

    ‘산동’이란 지명은 약 1000년 전 중국 산둥성의 처녀가 시집올 때 산수유 나무를 가져다 심어 산동이라는 지명이 붙여졌다고 전한다.

    구례는 전국 산수유 나무의 67%에 이르는 많은 산수유가 뿌리를 내린 전국 최대의 산수유 단지. 이 가운데 산동 내 34개 마을에 심어진 산수유 나무는 3만여 그루로 50%가 넘는 산수유 나무가 산동면에서 자라고 있다.

    산동에서도 특히 알려진 곳은 지리산 만복대 끝자락에 위치한 상위마을이다.

    상위마을 산수유가 노란 꽃을 활짝 피우면 묘봉골 맑은 계곡물과 어우러져 관광객들의 시선을 한번에 사로잡는다.

    계곡과 돌담 사이로 흐드러지게 핀 산수유는 긴 겨울의 황량함을 한꺼번에 바꿔 놓을 기세다.

    마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 잡은 ‘월하정’에 서서 내려다본 상·하위마을과 월리마을의 풍광은 아름답다 못해 황홀할 지경이다. 마치 구름 위에 떠 있는 듯하다. 구례군은 오는 19일부터 22일까지 산동면 일대에서 ‘영원한 사랑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산수유꽃축제’를 연다.

    사랑하는 가족·연인과 함께 봄의 전령사인 매화와 산수유 꽃을 보며 새봄의 정취를 만끽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찾아가는 길= 남해고속도로→ 하동나들목→ 19번 국도(하동 방면)→ 남원·구례 방향→ 지리산 온천관광단지. ☏문의 061-780-2390, 781-9700(구례산수유꽃축제추진위원회)

    이준희기자 jh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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