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26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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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보자, 파도와 봄꽃 사잇길

■고성 해안 일주도로
수남리 철둑회센터 → 솔잎동산 → 포교항 → 덕산마을 → 가룡마을 → 임포마을 → 동화마을 소을비포성

  • 기사입력 : 2009-03-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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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굽이진 해안도로가 일품인 고성군 삼산면 두포리 덕산마을.


    고성 해안 일주도로의 시작 지점인 수남리 철둑회센터.


    임포마을에서 바라본 솔섬. 진달래가 피어 온통 분홍색으로 물들었다.



    동화마을 소을비포성지. 조선시대 왜구를 막기 위해 지어졌다.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며칠 봄기운과 실랑이를 벌이더니 잠잠해졌다.

    어느새 달력은 3월의 끝자락을 향해 달리고 있다. 이제 바람에 온기가 가득하다. 따스한 봄볕이 사방에 번지면서 수줍은 벚꽃들이 고개를 살며시 내민다.

    초록의 보리밭과 노란 산수유, 새하얀 매화와 진분홍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핀 해안가를 따라 살며시 길을 나서는 것은 어떨까? 도심을 벗어나 육지와 바다가 경계를 이룬 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면 막혔던 가슴이 ‘뻥’ 뚫린 듯한 시원함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고성(固城)은 언제 들러도 푸근함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어 좋은 곳이다. 차를 몰고 해변을 달리며 고성만의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해안 일주도로는 가족·연인들의 드라이브 코스로 그만이다.

    옥색 파도가 쉼 없이 몰려와 하얗게 부서지는 아름다운 고성의 삼산·하일·하이면 해안 일주도로는 고성읍 수남리 철둑회센터에서 시작된다.

    ‘고룡이횟집’, ‘철뚝횟집’, ‘남포횟집’ 등 5곳의 횟집촌이 형성된 이곳은 주말이면 봄철 별미인 도다리회를 즐기는 미식가들로 붐비고, 인근 고성유람선은 뱃길을 이용해 공룡 발자국과 공룡박물관이 있는 상족암 군립공원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철둑삼거리에서 좌회전해 대안마을 입구에서 1010번 지방도를 따라가다 보면 목련, 매화, 개나리, 진달래 등 봄꽃들이 가로수 주변과 야산 곳곳에 피어나 봄소식을 전한다.

    야트막한 언덕에 자리 잡은 솔잎동산에 올라 바라본 고성만은 한 폭의 그림 같다. 토끼섬, 새섬, 읍도, 비사도 등 눈앞에 펼쳐진 다도해의 섬들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병산마을을 지나 갯장어 ‘하모’ 집산지인 포교마을 입구에 이르면 길이 두 갈래로 나눠지는데 여기서 오른쪽으로 가면 덕산마을이다. 해안도로는 덕산마을을 따라 이어지지만 포교항을 먼저 찾았다. 마을 입구 언덕에 서서 나무 사이로 바라본 포교마을은 전형적인 어촌마을이다. 푸른 바다와 항구를 사이에 두고 자리 잡은 포교마을은 자란만의 풍경과 어우러져 그 아름다움을 더하고 있다.

    발길을 돌려 덕산마을에 이르니 따스한 봄 햇살에 어장을 손질하는 중년의 부부가 정겨워 보인다.

    지방도와 국도를 따라가다 삼봉교회 앞에서 좌회전해 해명마을로 접어들면 장백마을에 이른다. 하지만 여기서 잠시 해안도로는 길을 멈춘다. 여러 사정으로 아직 해안도로가 연결되지 않아서다. 가룡마을로 가려면 다시 77번 국도를 이용해야 한다. 평화로운 분위기가 인상적인 가룡마을은 어디를 둘러봐도 순박함이 느껴진다. 마을을 벗어날 무렵 손수레에 한가득 거름을 싣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언덕을 오르는 아주머니가 눈에 띈다. 차에서 내려 손수레를 밀며 아주머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방울을 닦아내며 환한 미소로 “고맙소”라고 건네는 말 한마디에 정이 묻어난다.

    길을 다시 재촉해 가파른 언덕을 오른 차량은 들판을 지나고 다시 바다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달린다. 쪽빛 바다가 푸름을 더하는 산등성이를 따라 꼬불꼬불 섬을 에두르는 해안도로는 사라졌다 나타나기를 반복하며 이방인의 감흥을 돋운다.

    임포마을로 접어들자 마을 맞은편 솔섬이 온통 분홍색 물감으로 색칠한 듯 선분홍빛으로 물들었다. 탄성이 절로 쏟아진다.

    도로 주변으로 피기 시작한 벚꽃은 며칠 후면 절정을 이뤄 진달래꽃과 벚꽃이 장관을 연출할 것으로 보인다.

    인근에는 ‘고성학동 옛 담장’과 ‘최씨 고가’가 지척에 있어 관광객들에게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한다.

    동화마을에는 경남도기념물 제139호인 ‘소을비포성지’가 자리하고 있다. 조선 전기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설치된 소을비포군진이 있던 곳으로 바닷가에 돌출한 야산에 해안 경사를 따라 타원형으로 쌓은 일종의 산성이다. 당시 이곳은 비상 시 바다에서 쳐들어오는 적을 막는 전초기지 역할을 담당했지만 세월은 흘러 옛 정취는 사라지고 지금은 태풍 때 어선 대피소로 활용되고 있다.

    사량도를 오가는 도선장이 있는 신기마을을 지나면 맥전포항이 나오는데 마을에 들어서면 멸치 특유의 비린내가 코끝을 자극한다. 1970년대 국가항으로 지정된 맥전포항은 예부터 어장막이 형성돼 멸치를 잡는 선단들이 주로 정박을 하며 성황을 이뤘으며 요즘도 인근 고성, 통영, 거제 등 남해안에서 잡은 품질 좋은 멸치가 이곳을 통해 출어되고 있다.

    여행의 마지막은 고성공룡박물관이다. 한국의 쥐라기공원으로 일컬어지는 상족암 군립공원에 들어서면 실물 크기의 공룡들이 우리를 반긴다. 상족암 공룡 발자국 화석지는 덕명리 제전마을에서 촛대바위와 상족암을 거쳐 실바위까지 6km 해안가를 따라 4000여 개의 공룡 발자국들이 흩어져 있다. 여기에 수억 년 동안 켜켜이 쌓인 퇴적층이 바닷물과 해풍에 씻기고 깎이면서 층층단애를 이룬 기암절벽 병풍바위가 눈앞에 펼쳐지면서 황홀함을 더한다.

    고성읍 철둑회센터에서 출발한 ‘삼산·하일·하이면 해안 일주도로’는 고성공룡박물관에서 멈춰 선다. 60여km에 이르는 고성만의 아름다운 절경을 감상하는 데는 대략 2~3시간이 소요된다.

    글·사진=이준희기자 jhlee@knnews.co.kr

    Tip ▲2009 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

    2009 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가 ‘놀라운 공룡세계 상상’이라는 주제로 27일부터 6월 7일까지 73일 동안 고성군 회화면 당항포관광단지에서 개최된다.

    이번 고성공룡세계엑스포는 1억년 전 한반도의 공룡이 번성하던 시기의 모습을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는 알차고 짜임새 있는 소재를 바탕으로 단순한 볼거리에서 벗어나 체험 위주의 행사로 진행된다. 한반도공룡발자국 화석관을 비롯해 백악기공원관, 중생대공룡관, 세계화석광물체험관, 주제관, 멀티미디어관 등 상설전시관 11개와 비상설전시관 4개로 구성해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행사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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