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2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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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칼럼] 환경을 생각하는 사소함의 힘

남세진 교무 원불교 마산교당

  • 기사입력 : 2009-03-2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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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마 전 신문에서 이탈리아와 스위스의 국경이 모호해져 재설정을 추진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지구 온난화로 알프스 빙하가 녹아내리며 국경이 이동했기 때문이다. 양국 국경은 1861년 정해진 이후 150년 가까이 유지되어 왔는데, 이탈리아 측에서는 이 국경 재설정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국경재설정위원회까지 구성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경문제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미 변화된 환경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제주도 바다 속에서는 열대성 어종이 점차 범위를 넓히고 있고, 동해에서는 명태가 사라져 간다. 벼는 이제 곧 이모작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모든 사람들이 지구의 변화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오히려 달라지는 환경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연구하는 곳이 속속 생기는 형편이다.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는 모습을 긍정하면서 자칫 근본을 놓쳐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것은 지구 온난화를 비롯한 대부분의 환경문제가 인간의 무지 혹은 욕심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이다.

    세상은 어느 한 곳만 따로 존재할 수 없는 연기(緣起)의 관계를 지니고 있다. 과거에는 교통이 불편하고 왕래가 적었기에 한 곳에서 일어난 일의 영향이 다른 곳으로 미치는데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지금은 혁명적인 과학의 발달로 ‘지구촌’이라는 단어가 어색하지 않게 서로 긴밀한 유대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아직도 회복이 덜 된 것을 보면 그 정도를 가히 짐작하게 한다.

    그로 인해 사람들은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 ‘다 함께 잘 사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큰 교훈을 얻었다.

    이는 사람과 사람뿐만이 아니라 사람과 지구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인간이 행복하게 잘 살려면 지구가 건강해야 한다. 푸른 하늘과 기름진 땅, 맑은 물이 있어야 만물이 건강하게 장양되고 사람도 건강하고 행복해질 수 있다. 그래서 원불교에서는 금수, 초목까지도 ‘큰 은혜’로 여긴다.

    그러면 어떻게 그렇게 살 수 있을까? 그 방법은 의외로 ‘사소’하다. 우리 모두가 다 아는 쓰레기 분리수거, 세제 절약, 일회용품 안 쓰기 등이 모두 그 방법이다. 그렇지만 그 결과는 아주 강력하다.

    90년대 말까지만 해도 여행객들 사이에서는 ‘절대 뉴욕에서 지하철은 타지 말라’는 이야기가 회자되곤 했다. 인구 870만명의 거대도시 뉴욕은 연간 60만 건 이상의 중범죄에 시달리고 있었고 이중 90%가 지하철 범죄였다. 1994년 뉴욕 시장에 선출된 루돌프 줄리아니는 윌리엄 브래턴 검찰국장과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지하철 무임승차 단속, 지하철역 낙서 지우기가 그것이다. 6000여 지하철 차량의 낙서를 지우는 터무니없는 작업을 5년간이나 지속했다. 그 결과는 엄청났다. 연간 2200건에 달하던 살인범죄가 1000건 이상 감소하고 지하철 범죄율도 75%나 급감하는 성과를 올렸다. 바로 ‘사소함의 힘’이었던 것이다.

    4월 11일이면 사단법인 한울안운동에서 환경문제 극복을 위해 친환경 미생물 EM 특강과 남은 음식 활용 요리경진대회를 개최한다. 이 또한 우리 모두 다함께 잘 살게 하는 사소함의 힘이 될 것이다.

    남세진 교무 원불교 마산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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