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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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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둣빛 봄산에 올랐더니 진홍빛 꽃바다 있네

★황매산 철쭉 산행
산 정상서 떡갈재·모산재 이르는 능선 따라

  • 기사입력 : 2009-05-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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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매산 북서쪽 능선에 오른 등산객들이 활짝 핀 철쭉꽃 사이를 거닐며 산행을 즐기고 있다.


    황매산 철쭉


    바람흔적미술관


    북서쪽 능선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합천 산간마을.


    합천 영암사지

    “야! 진짜 좋다. 너무 좋네. 어쩌면 이렇게 예쁘게 피었노, 철쭉꽃 천국이네….”

    황매산 자락을 진홍빛으로 붉게 물들인 아름다운 철쭉꽃의 황홀함에 반한 등산객들의 입에서 연신 탄성이 쏟아진다.

    합천호의 푸른 물속에 산자락을 담그고 있는 형상이 마치 호수에 떠 있는 매화와 같다고 해서 ‘수중매’라고 불리는 황매산(1108m).

    지금 황매산이 철쭉꽃으로 붉게 물들고 있다.

    황매산은 매년 5월이면 정상을 중심으로 북쪽 떡갈재와 남쪽의 모산재에 이르는 대부분이 철쭉꽃으로 뒤덮이면서 장관을 이룬다. 합천군과 산청군은 매년 이 시기에 맞춰 ‘황매산 철쭉제’를 연다.

    전날 내린 반가운 봄비가 메마른 땅을 촉촉이 적시며 등산객들의 발걸음을 가볍게 한 지난 4일, 진홍빛 철쭉꽃이 산자락을 붉게 물들이는 합천 황매산 철쭉평원을 찾았다.

    징검다리 휴일이라, 평일인데도 철쭉꽃을 보기 위해 황매산을 찾는 등산객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져 철쭉꽃과 등산객들의 복장이 진풍경을 연출했다.

    ‘영남의 소금강’으로 일컬어질 만큼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황매산의 철쭉 군락지는 60만㎡.

    등산로를 따라 구릉에 올라서니 황매평전 철쭉 군락지의 화려한 군무가 눈앞에 펼쳐진다.

    눈앞에 펼쳐진 철쭉꽃의 황홀함에 반해 북서쪽 능선에 올라 서니 이번엔 언덕 너머 능선을 따라 붉게 피어난 대규모의 철쭉군락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일행을 유혹한다.

    ‘무릉도원이 따로 없구나!’ 감탄사가 절로 쏟아진다.

    어른 키만큼 자란 철쭉꽃 사이를 오가는 등산객들의 모습이 너무도 아름다워 마치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한 묘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철쭉꽃을 따라 이어진 등산로는 봄 햇살의 상큼함을 이어주고 산골짝을 따라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은 이마에 맺힌 땀을 식혀 준다.

    북서쪽 능선의 전망대(산불 감시 초소)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니 푸름을 더하는 산세(山勢)와 선홍빛의 철쭉, 기암괴석과 산간마을이 어우러진 모습이 마치 병풍을 두른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흐드러지게 핀 철쭉꽃 사이의 바위에 걸터앉아 물 한 모금으로 목을 축이며 주위의 고봉을 조망하는 즐거움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이다.

    모산재를 따라 이어진 철쭉 군락지는 기암괴석과 어우러져 더욱 빛을 발한다.

    합천군 관광개발사업단 박상국 이벤트 계장은 “황매산 철쭉의 아름다움은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만 그 진가를 알 수 있다”며 “이번 주말께 철쭉꽃이 만개하면 전국의 많은 등산객들이 황매산을 찾아 철쭉꽃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찾아가는 길= 마산·창원- 의령- 삼가- 가회- 황매산

    글·사진= 이준희기자 jhlee@knnews.co.kr

    ☆인근 가볼 만한 곳

    ▲바람흔적 미술관= 모산재 황포돛대 바위골짜기 아래 자리 잡은 ‘바람흔적 미술관’은 이름만큼 아름다운 곳이다. ‘삐~걱’거리며 돌아가는 20여 개의 바람개비가 인상적이다.

    빨간 삼각형 지붕, 흰 담벼락, 집을 둘러싼 덩굴…. 영화에 등장하는 알프스 산장 같다.

    기획작으로 ‘바람흔적 사진전’을 열고 있는 1층 전시실은 항상 개방돼 있고 작가들에게 무료로 빌려 주고 있다. 철계단을 따라 오른 2층 ‘차가 있는 이바구’ 찻집에서는 주인장인 정미선 관장이 직접 차를 끓여 준다.

    ▲합천 영암사지= 사적 제131호인 영암사지는 황매산 중복의 좁은 대지에 자리 잡고 있다. 처음 지어진 연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고려 현종 5년(1014)에 적연선사가 이곳에서 83세에 입적했다는 기록이 있어, 그 이전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절터에는 금당지(金堂址)·서금당지(西金堂址)·중문지(中門址)·회랑지(廻廊址) 등의 건물 터와 3층 석탑·쌍사자석등·귀부(龜趺)·석조(石槽)·계단 등의 석조물이 남아 있다. 조형의 특이함과 입지 조건, 서남쪽 건물 구획 안에서 많은 재가 나오는 점으로 보아 신라 말에 성행한 밀교의 수법으로 세워진 절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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