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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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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관과 낙관 사이/서영훈기자

  • 기사입력 : 2009-06-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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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일 오후 2시30분, 창원의 한 증권사 객장. 30여명의 투자자들이 푹신한 의자에 몸을 파묻은 채 1800개 상장회사들의 주가 변화를 시시각각으로 알려주는 대형시세판을 지켜보고 있다. 일부는 단말기를 통해 주가 그래프를 분석하며 옆 사람과 시세에 대한 견해를 나눈다. 곳곳에 빈자리가 있는 것을 볼 때, 주식시장이 아직 지난해 10월 글로법 금융위기의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난 게 아닌 듯하다.

    우리나라 주식투자 인구는 약 460만명에 이르는데, 이들 대부분은 인터넷 홈트레이딩시스템이나 전화로 주식을 사고 판다. 주식 매매를 위해 굳이 객장을 찾지는 않는다. 그러나 극소수이긴 하지만, 아직도 객장에 나가 시세를 확인하고, 매매주문을 넣고, 또 투자정보를 교환하는 이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날 코스피는 1428.59로 상승마감하며, 올들어 최저점을 기록했던 지난 3월2일에 비해 40% 이상 오른 수치를 보였다. 이웃 일본이나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에서도 주식시장이 회복세를 타고 있지만, 비관의 목소리도 여전하다. 현재의 오름세는 약세장에서 나타나는 베어마켓랠리일 뿐이다. 경기가 회복세를 접고 다시 하강하는 더블딥에 빠질 것이니 주식시장도 큰 폭의 하락을 맞게 될 것이라는 등의 주장이 그러하다.

    지난 한 달간 코스피가 1400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할 때, 대부분의 증권사에서는 상당폭의 조정에 대비하라는 투자전략을 내놓았다. 그러나 주가는 언제든지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울 태세다. ‘주식은 걱정의 벽(wall of worry)을 타고 오른다’는 증시 격언이 있다. 투자자들이 불안감을 떨치지 못할 때, 주가는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상승행진을 이어간다. 이와 역으로, 나도나도 주식과 펀드에 대해 이야기하고 어느 증권사나 낙관적 보고서를 쏟아낼 때, 그때는 주식을 팔아야 한다는 것을 시장은 가르쳐주고 있다.

    객장을 찾는 투자자들이 조금씩 늘고 있다는 증권가 직원의 말이 있었지만, 아직도 객장엔 빈자리가 남아 있다는 사실에서 우리 주식시장은 여전히 매력적이다는 것을 증시격언을 통해 미루어 짐작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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