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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 없는 마산/김진호기자

  • 기사입력 : 2009-06-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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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0년 전 함께 개항한 마산과 군산의 현재 모습은 사뭇 다르다.

    마산과 군산은 도시가 오래 되고 가용면적이 좁은 데서 많은 사람들이 살다 보니 민원이 많아 한때 ‘전국 3대 민원도시’라고 불릴 정도로 닮은 면모를 보여 왔다.

    기회는 마산이 먼저 찾아 왔다. 1970년 마산자유무역지역이 생기면서 호황을 타더니 1980년대는 ‘전국 7시 도시’의 영화를 누리기도 했다. 그러다가 기업이 하나 둘 떠나고 자유무역지역도 인력이 줄면서 오랜 침체기로 접어들었다.

    최근 군산이 뜨고 있다.

    지난 2007년 현대중공업의 조선소를 유치한 데다 1870㏊ 규모의 새만금 산업단지를 조성하면서부터다. 현대중공업은 당초 군산에 블록공장을 지을 계획이었으나 군산시의 적극적인 지원과 구애에 힘입어 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조선소를 만들고 있다. 군산은 지금 전국에서 기업이 몰리면서 인구가 늘고 음식점과 숙박업소가 급증하는 등 지역경제가 활기를 띠고 있다.

    군산의 성장동력이 뛰고 있다면 마산은 기는 수준이다.

    STX중공업이 마산 수정만에 건립키로 한 조선기자재 블록 공장은 일부 입주민과 시민단체의 반대에 부딪혀 아까운 시간만 허비하고 있다. 창포와 난포 산업단지 조성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지역 상공인들이 원하고 있는 제2자유무역지역 조성 역시, 산업단지 지정이 선결 요소라 쉽지 않다. 인구도 매년 줄어 한때 50만명을 넘었으나 올해 초 41만5200명으로 떨어져 40만명선이 위협받고 있다. 땅값이 떨어지고 주택가격도 바닥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 도시의 경쟁력은 기업과 사람이 그 도시에 얼마나 매력을 느끼고 찾아와 주느냐에 따라 판가름이 난다.

    마산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대형사업들이 모두 민원과 보상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진동 쓰레기소각장은 주민과 합의하는데 무려 5년이 걸렸다. 마산항 1-1단계 개발사업은 전체 사업비가 1750억원이지만 어업피해보상비가 500억원에 이른다. 마창대교는 마산 쪽에만 어업피해보상비만 89억원이 투입됐다.

    이쯤 되니까 중앙부처 공무원들 사이에 “마산은 경쟁력이 없다”는 말이 나온다.

    마산은 군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고 배워야 한다.

    김진호기자(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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