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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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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어요, 파도를 마음껏 껴안는 여름날

☆사천 남일대 해수욕장
맑은 물·조개껍질 모래사장·얕은 수심 ·웅장한 기암괴석…

  • 기사입력 : 2009-07-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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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깨끗한 수질, 뛰어난 풍광, 조개껍질 모래사장으로 유명한 사천 남일대 해수욕장. 이른 휴가객들이 흐린 날씨에도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사천 남일대 해수욕장 전경.


    남일대 해수욕장에서 바라본 코끼리 바위.


    한낮의 기온이 30℃를 웃도는 무더위가 며칠 기승을 부리더니 장마가 시작됐다.

    하늘이 뚫린 듯 폭우가 쏟아지다가도 언제 비가 내렸냐는 듯 빗방울이 멈춘다.

    흐린 날씨에 온몸이 찌뿌듯하지만 이 장마가 지나면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는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더위에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해 강과 산, 바다와 계곡을 향해 휴가를 떠난다.

    북적이는 인파를 피해 가족들과 조용히 쉴 수 있는 곳, 남에게 방해받지 않고 가족들끼리 한적한 곳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나만의 피서지’로 떠나 보자.

    시원한 바람에 갯내음이 묻어나는 사천시 향촌동 ‘남일대 해수욕장’.

    옛 삼천포 시내에서 동남쪽으로 3.5km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남일대 해수욕장은 빼어난 풍광과 맑은 바닷물, 조개껍질 모래로 유명한 곳이다.

    도내 26개 해수욕장 가운데 거제 학동 흑진주몽돌 해수욕장, 통영 비진도 산호빛 해수욕장과 함께 수질이 가장 깨끗한 해수욕장으로 평가된 사천 남일대 해수욕장. 신라말 대학자인 고운 최치원 선생은 이곳을 ‘남녘땅에서 제일의 곳’이라 하여 ‘남일대’(南逸臺)라 이름 지었다고 한다.

    삼면이 야트막한 산으로 둘러싸인 반달형의 작고 아담한 해수욕장의 또 하나의 볼거리는 풍파(風波)에 깎인 웅장한 기암괴석으로 그 모습이 가히 장관이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장맛비로 바닷물은 뿌옇게 변하고 해변에는 해초가 나뒹굴었지만 깊은 곳의 바닷속이 휜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맑고 깨끗함을 자랑한다.

    곱게 부스러진 조개껍질과 고운 모래가 뒤섞인 모래사장에 벗은 발을 내려놓으니 약간은 거친 듯한 모래 알갱이가 발끝에 와닿는다. 그러나 맨발로 걷기에 전혀 불편함이 없다.

    길이 700m, 폭 50m, 전체 면적 6만6116㎡에 이르는 남일대 해수욕장은 여느 해수욕장과는 달리 조개껍질이 부서져 모래사장을 이룬 만큼 일명 ‘모래실’이라 불리었다. 조개껍질 모래가 신경통 등 각종 부인병 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면서 인근의 여인들이 ‘찜질’을 위해 자주 애용하던 곳이란다. 완만한 경사지와 얕은 수심은 아이들이 해수욕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성급한 일부 휴가객은 흐린 날씨에도 바다에 뛰어들어 해수욕을 즐기고 있다. 직장 동료들과 함께 해수욕장을 찾은 변아영(26·청주시)씨는 “조용하고 아름다워 휴양지로 적격이라는 소문만 듣고 이곳을 찾았는데 실제로 너무 아름답고 좋다”며 “바닷물도 차갑지 않고 기암괴석들의 웅장한 풍광도 뛰어나 일석이조의 휴가를 즐기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해수욕장을 벗어나 동쪽 해안으로 걸으니 거대한 ‘코끼리 바위’가 모습을 드러낸다. 코끼리의 긴 코가 바닷물을 마시고 있는 듯한 형상을 하고 있어 코끼리 바위라 불린다는 이곳은 사천의 또 하나의 명물이다.

    간조 물때를 이용해 코끼리 바위 가까이 이르니 파도와 바닷바람에 부서지고 깎인 웅장한 기암괴석의 장관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코와 몸체 사이에 만들어진 천연 동굴은 파도가 넘실거리며 드나들 때마다 물결에 밀려온 조개 껍질과 모래알이 하얗게 뒤덮여 있다. 여름 휴가철 해수욕장을 찾은 사람이면 누구나 한번쯤 코끼리 바위의 아름다운 모습을 감상하고 돌아간단다.

    코끼리 바위의 아름다움에 현혹돼 한참을 바라보다 발길을 돌리니 맞은편 ‘남일교’가 눈에 들어온다. 해수욕장과 인근 신향마을을 이어주는 출렁다리 남일교는 작지만 바다 위를 가로지르고 있어 제법 운치가 느껴진다.

    전형적인 어촌마을인 신향마을을 지나면 진널전망대로 향하는 산책로다. 해안선을 따라 굽이굽이 이어진 산책로는 시원한 바닷바람과 부서지는 파도 소리가 벗 되어 걷는 길이 심심치가 않다.

    다시 비포장 길인 호젓한 오솔길로 접어들어 오르기를 5분여, 소나무 숲 사이로 ‘진널전망대’가 나온다. 전망대에 올라서니 한려수도의 아름다운 비경과 활기 넘치는 삼천포항이 눈앞에 펼쳐진다.

    오는 6일 개장하는 남일대해수욕장은 25일 해변가요제와 내달 7~8일 바다영화제 등 다양한 여름문화행사가 열린다.

    △ 찾아가는 길= 남해고속도로 사천 IC(3번 국도 사천 방면)- 사천시(옛 삼천포, 58번 지방도 고성 방면)- 향촌동- 남일대해수욕장.

    ▲거제 여차몽돌해수욕장= 거제도 최고의 경관을 자랑하는 여차몽돌해수욕장은 해변 길이는 700m, 폭은 30m로, 까만 몽돌과 아담한 포구, 깨끗한 바닷물, 앞바다에 떠 있는 크고 작은 섬들로 경치가 아주 좋다.

    널리 알려진 학동몽돌해수욕장보다 여유롭게 휴가를 즐길 수 있는데 해상에는 크고 작은 섬들이 파도를 막아 선 모습이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하여 굳이 시인이 아니더라도 쪽빛 바다를 예찬하는 시 한 수를 읊고 싶을 만큼 가슴이 시린 해변이다. 거제시청 문화관광과 ☏639-3253.

    ▲통영 봉암해수욕장= 통영시 한산면 추봉리 봉암마을에 위치한 봉암해수욕장은 만곡을 따라 1km 정도 펼쳐진 몽돌 해변이다. 이곳의 몽돌과 색채석은 수석 애호가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이름난 ‘봉암수석’이다. 또 해변을 따라 300m가량 산책로가 있어 해수욕과 바다 산책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봉암해수욕장이 있는 추봉도에는 6·25 당시 전쟁 포로들을 수용하였던 포로수용소의 옛터가 지금도 어렴풋이 남아 있다. 통영여객선 터미널에서 배편으로 30분가량 소요된다. 통영시청 문화관광과 ☏650-4550.

    글·사진=이준희기자 jh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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