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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7월 05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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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배재운 시인, 첫 시집 ‘맨얼굴’ 펴내

얼굴에 담긴 노동자의 삶

  • 기사입력 : 2009-07-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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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산의 배재운 시인이 첫 번째 시집 ‘맨얼굴(갈무리刊)’을 펴냈다.

    휘파람 휙휙 불며/ 쇠를 자르던 기계소리/ 귓속에서 울고 있네/<중략 designtimesp=31293>/ 떨어지기 싫다고/ 이젠 한 몸이라고/ 귀가 아프도록 칭얼거리네.(‘기계소리’ 中)

    시인은 쇠 자르는 기계소리를 귓속에 키우며 살던 노동자였다. 20년간 공장에서 일했던 그의 옆에는 기계소리가 편안하게 들리더라는 ‘난청환자 김씨’가 있고, 고막을 울리는 소음 소리가 ‘돈돈’거리는 소리보다 편하다는 ‘기봉이 형’이 있었다. 그들은 함께 꾸었던 공장 안의 오색 무지갯빛 그날을 끝내 보지 못하고 일터를 떠나야 했다.

    1부는 결코 녹록지 않았던 공장 노동자의 시간을 일기 쓰듯 소소하게 전하고 있다. 2부의 주제는 ‘가족’, 3부에서는 20년을 노동자로 살았던 시인 자신의 몸과 마음을 들여다본다. 그러다 4부에 들어서는 일터를 떠나 있는 자신을 낯설어 하면서 새로운 생활에 적응해 가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적었다. 시집에는 고된 노동, 해고에 대한 불안, 삶의 터전을 떠나야 했던 중년 남성의 두려움 등이 맨얼굴에 찬바람 닿듯 그려져 있다. 그는 면도 후 거울 앞에 선 잔주름 가득한 중년 남성의 ‘맨얼굴’을 좋아한다고 고백하며 마음을 추스른다.

    성기각 시인은 추천사에서 “노동이 지닌 소중함과 생명에 관한 집착을 이만한 서정으로 잡아채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며 “매판 자본에 억눌린 노동자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실천하는 문학정신은 위대하다”고 말했다.

    배 시인은 창녕 출신으로 제10회 전태일 문학상을 받았다.

    김희진기자 likesky7@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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