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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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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 왜 우리가 광장에 서야 하는가?- 하영규(경상남도학원연합회 회장)

  • 기사입력 : 2009-07-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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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정치도 경제도 꽉 막혀 있는데 천둥, 번개를 동반한 장맛비는 줄기차게 내리고 있다. 쏟아지는 빗줄기처럼 시원하게 뚫렸으면 좋으련만 그럴 기미는 난망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 학원계는 천둥, 번개와도 같은 규제와 단속 일변도의 강경 드라이브 정책 앞에 소스라치며 떨고 있다.

    지금까지 학원은 저렴한 교습비의 국민적 서민교육 기관으로서 공교육의 보완·보충 학습, 음악, 미술 등 예능특기적성 교육을 전담해오며 이 나라 교육발전을 위해 한 축을 담당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도 공교육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것이 학원의 선행학습 탓이요, 경기침체로 서민 경제가 어려워진 것도 학원 교육비 탓이며, 기러기 아빠와 이민 열풍이 생긴 것도 학원의 과열경쟁 탓이고, 출산율의 저조마저도 학원비 때문이라고 탓하고 있으니 실로 기가 찰 노릇이다.

    공교육 정상화로 교육 신뢰를 얻게 되면 과열된 사교육 시장도 자연스레 감소하여 제자리를 찾아갈 텐데, 공교육을 정상화시킬 확실한 방안은 내놓지 못하고 학원만 죽이면 해결될 것처럼 몰아붙이고 있다. ‘사교육 개혁하다 장렬히 전사하겠다’는 미래기획위원장의 섬뜩한 발언으로 시작된 사교육비 경감대책은 당·정·청이 설익은 정책안을 앞다투어 내놓음으로써 학부모, 학생 모두를 혼란스럽게 하였다.

    지난 6월 26일 국회의원 회관에서는 여의도연구소가 주최한 ‘중산층과 서민경제를 위협하는 사교육과의 전쟁 어떻게 이길 것인가’라는 제목의 토론회가 열렸다. 왜 전쟁이란 용어가 등장하는가? 전쟁은 상대편을 적으로 규정하고 죽여야만이 승리하는 것이라면 사교육 종사자 모두가 살육 대상이란 말인가? 그리하여 생산된 사교육비 경감 대책이라는 것이 학원죽이기 일색이다.

    학교의 학원화로 가는 ‘방과후학교’의 확대 강화, 계층 간의 갈등과 불신 조장으로 실패한 ‘차파라치’를 본딴 ‘학파라치’제 도입, 국민의 기본권 침해 소지가 있어 헌재에 제소되어 있는 ‘학원 교습시간 제한’ 조치를 강행하고 있어 우리 학원계는 생존권 사수 차원에서 광장에 서서 목놓아 외칠 수밖에 없다.

    서민경제, 서민살리기를 표방하고 있는 MB정부를 향하여 외칠 것이다. 중산층 이하의 자녀를 대상으로 하는 경남도내의 6300여 학원은 절대다수가 소규모 생계형 영세학원들이라고. 경남도내 학원이 도산하면 2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져 청년실업 문제와 고용 창출에 역행한다고 소리소리 외쳐야 하는 현실이 실로 답답할 뿐이다.

    헛발질만 해대는 교육과학기술부를 향하여 말하고 싶다. 지난 7일부터 전격적으로 시행된 ‘학파라치’제 이후 일선 시·군교육청에 개인과외신고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이들이 바로 지금까지 지하에서 음성적인 불법 개인과외를 해왔던 범법자들이라고 한다면 ‘과파라치’제가 되어야 마땅하고, 서울과 동일하게 학원 교습시간 조례 개정은 서두를 것이 아니라 헌법재판소의 위헌 여부에 대한 판결 이후로 미루어야 한다. 광장에 서서 우리의 입장과 실제 상황을 소리쳐야 하는 것은 한 점 부끄러움 없는 학원 교육자로 남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영규(경상남도학원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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