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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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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 보수장춘(寶樹長春)- 김영문(전직 공무원)

  • 기사입력 : 2009-07-2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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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늦가을부터 가뭄으로 대지가 메말라 산 작물이 타들어 가고 심지어 이 산 저 산에서 소나무마저 말라 죽어 가는 일들이 일어났다. 물이 없어서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곳은 재난지역으로 지정해 범국민적으로 먹는 물 보내기 운동을 벌인 일이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 폭우가 쏟아져 경남 일대가 큰 피해를 입었다. 요즘은 비가 왔다 하면 하늘이 구멍 난 것처럼 억수로 쏟아진다. 이제는 전국 곳곳에서 물이 넘쳐흘러 못 살겠다고 아우성들이다.

    이 모든 것들이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로 인해 일어나는 재앙이다. 이는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생활만 누리며 편리만 좇은 무절제한 인간 욕망에 대한 대가가 아닐는지. 산을 잘라 길을 내고 집을 짓고, 산을 깎아 공장·아파트 건축 등 수없이 저지른 업보일 것이다.

    옛날 우리 할머니는 손자들이 마당에서 놀다가 넘어져 무릎이 조금만 벗겨져도 아침 나절에 시주 온 스님에게 준 시주가 적지는 않았는지, 불순물이 들어서 손자가 다친 것은 아닌지 두 손 모아 천지신명에게 빌었으며 자연에 순응하는 삶을 살았다.

    실학자 성호 이익(1629~1690)은 천재지변과 인사(人事)는 상감(翔感)관계로 다음과 같이 논하였다. ‘내장에 병이 있을 때 그 증상이 얼굴에 나듯이 인사는 자연의 변이에 상감하는 것이다. 따라서 식자들은 이 이치를 잘 알아서 순응해야 한다.’

    우리 모두 이 같은 이치를 깨닫고 눈의 이익만을 탐하여 자연을 무분별하게 훼손해서는 안 된다. 저탄소 녹색시대에 부응하여 임업을 더욱 발전시켜 아름다운 금수강산으로 만들고 후손에게 물려주자. 그것이 수수만년 이어 온 우리 민족의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이자 삶의 자세이다.

    보수장춘(寶樹長春)이라는 말이 있다. 나무와 자연을 보배롭게 여겨 잘 가꾸면 젊고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 민족의 자연사랑 정신이 후손 만대에도 이어지도록 하자.

    김영문(전직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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