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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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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고 짜릿한 ‘강물 롤러코스터’

★산청 경호강 래프팅
급류 구간·잔잔한 구간 적당히 섞여

  • 기사입력 : 2009-08-0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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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청 경호강을 찾은 가족들이 래프팅을 즐기고 있다.


    경호강 코끼리 바위에서 동호인들이 물에 뛰어들어 물놀이를 하고 있다.

    산세의 아름다움에 현혹되고 거침없는 물살에 매료되는 산청 경호강.

    한낮의 기온이 30℃를 웃도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즈음 산청 경호강이 형형색색으로 피어난다.

    거울같이 맑은 호수라는 뜻의 경호강(鏡湖江)은 강폭이 넓지만 유속이 빠른 데다 스릴 넘치는 급류 구간과 호수처럼 잔잔한 구간이 이어져 가족·연인들의 래프팅 적지로 꼽힌다.

    여럿이 무리를 지어 큰 고무보트를 타고 계곡의 거친 물살을 헤치며 바위 같은 장애물을 넘어 목적지까지 가는 스릴은 ‘쾌감’ 그 자체다.

    시원한 강물에 ‘풍덩’ 빠져도 보고, 거침없이 흐르는 급류에 온몸을 맡기며 스릴을 즐기는 기분은 직접 체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경호강 래프팅의 시작 지점은 경호강 줄기를 따라 30여 곳이 있지만 우리 일행은 금서면 매촌리 청산 래프팅(대표 김정식)에서 시작했다.

    강 입구에 이르자 래프팅을 즐기기 위해 경호강을 찾은 동호인들이 가이드(안전요원)의 지시에 따라 팀별로 구명조끼와 헬멧을 착용하는 법, 고무보트와 노(패들) 등 장비의 사용법과 안전수칙에 관한 교육을 받고 있다. 이어 가이드의 구령에 맞춰 팔다리 운동과 PT 체조로 몸을 푼다.

    “PT 체조 10회 실시, 시작! 어어… 동작 봐라. 이것밖에 안됩니까?” 군대 조교 같은 가이드의 불 같은 호령이 떨어진다.

    10분간 뛰고 나니 온몸에 땀방울이 맺힌다. 고무보트를 강가로 옮긴 후 다시 동료들과 어깨동무를 한 채로 물속에서 ‘일어났다, 앉았다’를 반복하는 수상 적응 훈련을 거친다.

    ‘이제 출발하려나….’ 모두들 래프팅을 빨리 즐기고 싶은 생각에 마음이 급하다.

    체중을 고려한 자리 배치까지 래프팅을 즐기기 위한 모든 준비가 끝나자 드디어 고무보트가 잔잔한 물살을 가르며 경호강 줄기에 합류한다.

    “하나, 둘” 가이드의 노 젓기 구령에 따라 “셋, 넷”을 외치며 일행이 힘차게 노를 저어 앞으로 나아간다. 잠시 후 경호강 2교를 지나자 물줄기가 급회전하면서 물살이 빨라지기 시작한다. 고무보트는 내리교 교각 아래를 지나면서 한바탕 곤욕을 치른다. 급물살이 수중보를 흐르다 하얗게 부서지고 고무보트를 덮칠 듯 튀어 오른 물살은 사정없이 얼굴을 덮친다. 몸이 움찔한다. 보트에 고정된 발걸이에 힘이 잔뜩 들어간다. 그러나 짜릿한 기분은 최고다. 스릴 만점이다.

    내리 급류를 통과한 보트는 다시 평온을 되찾고 주변의 아름다운 산세가 눈앞에 펼쳐진다. 왼쪽으로 둔철산(811m)이, 오른쪽으로는 저 멀리 웅석봉(1099m)이 자리 잡고 있다.

    경호강 래프팅은 동강이나 내린천과 달리 산과 들판 사이로 흐르기 때문에 조망이 시원한 편이다. 넓지 않은 들판이 끝나는 지점에는 언제나 풍광이 아름다운 녹음의 산이 버티고 있다.

    급류를 벗어나자 이때부터 가이드 정태영(20)씨의 장난끼가 발동한다. 가이드는 갑자기 일행을 차례로 물에 빠뜨린 후 멀찌감치 달아난다. 순식간에 당한 일(?)이라 일행이 정신을 못 차린다.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 다음 이번에는 일행의 팀워크를 다지는 ‘바이킹’ 게임이 시작된다. 마치 시소처럼 고무보트가 좌우로 요동치지만 모두들 깔깔거리며 신난 표정들이다.

    급류를 지나 호수처럼 잔잔한 경호강을 지난 보트는 강의 중간 지점인 코끼리 바위에 이른다. 이곳에 이르자 강 상류에서 출발한 수십여 대의 고무보트들이 장관을 연출한다. 4m 높이의 코끼리 바위에는 많은 동호인들이 강을 향해 차례로 몸을 던지며 한낮의 무더위를 식히고 있다.

    바로 옆 바위에는 강선대(降仙臺)라는 글씨가 음각으로 깊게 새겨져 있는데 과히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가 목욕을 즐겼음 직한 풍광이다.

    보트는 경호강 3교를 지나면서 경호강 래프팅의 하이라이트인 ‘용소 급류’와 ‘자신 급류’를 만난다. 용이 숨어 살았다는 용소 급류는 짧지만 거친 물살과 굽이치는 급류가 일품으로 많은 동호인들이 스릴을 즐기며 래프팅의 묘미를 느끼는 곳이다.

    경호강 물줄기를 따라 14km를 유람한 보트는 마침내 자신마을 앞에 이르러 2시간여 동안의 긴 여정을 마무리한다.

    글·사진=이준희기자 jhlee@knnews.co.kr

    ▲찾아가는 길= 창원-남해고속도로-대전·통영 간 고속도로-산청IC- 청산 래프팅 ☏974-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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