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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태 四柱이야기] 당선되는 것이 꼭 호운은 아니다

  • 기사입력 : 2009-08-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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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벌써부터 지방선거 D-1년 특집기사가 나오고 있다. 기사들을 찬찬히 읽노라면 내년 6월 또 한 차례 불어닥칠 선거열풍을 느끼게 된다.

    하여 ‘선거에서 떨어지면 집안이 망하고, 당선되면 나라가 망한다’는 세간의 말이 생각난다. 선거에 출마하는 아비를 둔 어느 아들의 한숨 섞인 절절함이 묻어난다. 그저 웃고 넘길 수만은 없는 냉혹한 현실이다.

    선거를 해서 당선이 되면 얼마나 매력적인 현실이 기다리고 있는지는 당선돼 보지 않아서 잘 알 수 없다. 하지만 기를 써 당선되려는 것을 보면 우리가 모르는 좋은 일이 기다리고 있음에 틀림없겠다.

    타고난 팔자(八字)에도 없는데 괜한 욕심으로 무모한 진출은 망신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고, 어쩌다 당선이 된다 하더라도 감옥행을 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뇌물죄나 명예훼손의 관재수가 발동해 자리를 지켜내기 어렵다.

    정계에 진출할 사람이나 단체장 선거를 앞둔 후보자들은 운을 살펴보고 도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팔자에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조상 묘를 옮겨도 팔자에 없으면 안 된다. 대선에서 두 번의 쓴잔을 마신 이회창 선진당 총재도 흉지(凶地)에 있던 부모 묘를 이장하여 온혈(溫血)이 왕성한 길지(吉地)의 기(氣)를 받아도 2007 대선에서 또다시 고배를 마셨다.

    정축(丁丑 1937)년 을사(乙巳)월에 태어난 영화배우이자 전 국회의원인 신성일(본명 강신성일)씨는 2000년 국회의원에 당선되어 2005년 뇌물수수죄로 구속되었다. 얼마 전 TV에 출연하는 것을 보니 형을 살고 나온 것 같다. 신씨의 경우 2000년(庚辰年) 만 63세에 국회의원에 당선됐는데 사주를 보면 흉운(凶運)이었다. 많은 사람들은 좋은 운이 오면 당선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당선은 그냥 어떤 사건일 뿐이다. 중요한 건 그다음 운의 흐름이다.

    선거에 출마하는 많은 인사들의 사주를 감정하면서 당선과 낙선은 운의 호불호와는 별반 관계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당선되었으니 좋은 운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불행의 단초가 되는 운이라는 걸 왜 모를까? 좋지 않은 운에 당선되어 결국 수뢰죄로 구속이라는 불행을 당하는 지자체장들이 어디 한둘이던가?

    지난번 어느 단체장 선거에서는 아주 좋은 운을 가진 후보자는 떨어지고, 그렇지 못한 후보가 당선되었다. 그 후 당선자는 고행의 길로, 낙선자는 지금도 마음 편히 잘 지내고 있다. 필자의 고객으로 감정한 실제 사례다.

    출마를 준비할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면 현재의 운은 좋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현재 상황을 운영해 나가기에 좋다는 것으로, 혹 무리하게 관(官)을 쓴다면 자칫 관재(官災)를 피하기 힘들 수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대운(大運)은 좋은 운이 아니고 장기적인 운을 말한다. 현재의 운보다 대운이 좋지 않다면 출마라는 카드를 과감히 버리고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전념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다. 인간의 욕망이란 당장 2010년 선거에서 당선되는 것이 궁금하고 소망일 것이다. 하지만 그 후에 다가올 불행을 생각해야 한다. 운에 따라 물러나고 나아가는 시기를 알아야 한다.

    정연태이름연구소  www.jnam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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