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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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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풍수지리] 높은 명산에는 명당이 없다

부드러운 야산 끝에 형성
풍수의 기본은 자연과의 조화

  • 기사입력 : 2009-08-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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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산 훼손하면 흉한 기운 발산

    산은 인정을 관장하고 물은 재물을 관장한다. 산은 정(靜)을 주관하고 물은 동(動)을 주관한다.

    역대 대통령의 생가들은 대부분 청룡(靑龍) 끝자락에 위치해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청룡은 남자를 상징하거나 남자 집안의 길흉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보았기에 청룡의 맥을 잇는다는 뜻에서 그리하였을 것이란 생각을 해 본다.

    이러한 것은 어떻게 보면 우리 민족이 지니고 있던 지리 지혜 또는 국토와 풍토에 대한 당시 거주민들의 지혜가 집적된 것이 체계를 갖춘 것, 예를 들면 마을 입구의 장승 설치나 마을의 살풍(殺風)을 막기 위해 당산나무를 심어두는 것이라든지 돌탑을 세워 마을의 평안을 비는 것 등과 같은, 사람을 평안케 하고 인간적으로 살게 하는 ‘삶터 잡기’를 주장하는 최창조(전 서울대 교수)씨의 자생풍수이론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본다. 자생풍수 이론에 대한 옳고 그름은 논외의 문제이므로 여기에서 언급은 하지 않도록 하겠다.

    필자는 평소 자연풍수란 용어를 자주 쓰는데 자연이란 뜻을 사전에서는 사람의 힘이 더해지지 아니하고 세상에 스스로 존재하거나 우주에 저절로 이루어지는 모든 존재나 상태, 또는 사람을 포함한 하늘과 땅, 우주만물로 정의되어 있다.

    풍수는 자연과의 조화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사람이 곧 자연이므로 자연과 사람을 조화롭게 하는 것이 풍수의 기본이며 근간인 것이다. 매장을 할 때에도 굴착기로 흙을 다지면 땅은 본래의 모습인 자연 그대로의 상태가 아니므로 화를 내게 된다. 그래서 사람들이 직접 달구질을 하여 땅의 노여움도 달래고 단단히 다져진 흙으로 인해 빗물인 건수가 스며들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빗물인 건수가 광중(壙中)에 들어가서 물바다(수렴水廉: 광중에 물이 들어오는 것)로 만드는 가장 큰 원인 중의 하나는 광중보다 봉분의 크기가 작은 경우이며 특히 봉분에 둘레석을 하는 경우에는 그 무게로 인해 땅이 내려앉아서 십중팔구는 광중에 물이 들어가게 되는 것이니 봉분을 만드는 경우 필히 이것을 주의해서 보아야 할 것이다.

    이렇게 자연과 자연스럽게 하나가 되었을 때 발복(發福)은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다.

    자연 속의 나무 열매는 굵은 줄기에 열리는 것이 아니라 가느다란 가지 끝에 열리듯이, 산에서도 명당은 큰 산이 아닌 야트막한 산 끝에 생긴다. 그래서 설악산이나 지리산 같이 크고 높은 명산에 명당이 없는 것이며, 작은 동산을 의지하여 명당이 형성되는 것이다.

    옛사람들은 부드러운 야산에 명당이 형성된다는 것을 오랜 세월을 거쳐 알게 되었으며 그 아래에 집을 지어 살면 명당의 기운을 받아 잘살 수 있다는 믿음을 간직하게 되었고 오래된 묘가 많은 지역일수록 사람이 살기에도 좋은 명당이 된다는 것을 경험에 의해 알게 되었는데 이러한 것이 자연과 하나가 되는 자연풍수라 할 수 있겠다.

    의뢰인의 요청으로 밀양에 가서 음택(陰宅)자리를 봐주고 양택(陽宅)터를 청룡의 맥을 잇는 자리에 잡고 나서 마을 앞에 있는 조산(朝山)을 바라보니 석산(石山·돌산)을 깨뜨려 공장 부지를 조성하고 공장을 지었다. 깨어진 조산의 형상이 흉측해서 의뢰인에게 공사를 하면서 별다른 문제가 없었느냐고 물어 보니 공사 도중에 부도가 나서 회사가 바뀌었고 그 외에도 인수받은 사장에게도 안 좋은 일이 생겼다고 했다. 자연을 훼손하고 더군다나 석산을 훼손하는 경우엔 그 마을에 흉한 일이 생기는 경우를 종종 보아 왔기에 밀양의 이러한 사례는 깨어진 석산의 흉한 기운이 마주 보는 공장을 쳤기 때문에 마을에는 피해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흉한 기운을 비보(裨補·안 좋은 것을 좋게 바꿈)하기 위해서는 빠른 시간 내에 깨어진 석산에 나무와 풀이 자라도록 하여 흉한 기운의 발산을 막아야만 한다고 의뢰인에게 말을 해주었다. 사람이 곧 자연이라고 했다. 자연에서 흙은 사람의 살이며 돌은 사람의 뼈에 해당하고 나무와 풀은 사람의 털에 해당한다.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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