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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콰이어챔피언십 후유증/양영석기자

  • 기사입력 : 2009-08-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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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콰이어챔피언십(WCC) 코리아 2009 세계합창대회가 외국참가팀 단원들의 신종플루 집단발병으로 취소된 지 한 달 남짓 됐지만 많은 사람들이 후유증을 앓고 있다.

    행사가 열리지 못한 후반기 대회 참가팀들은 등록비, 숙박비, 식대 등 참가경비를 아직까지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국제 합창무대에 한번 서보겠다는 꿈을 펼쳐 보지도 못한 참가팀들은 대회가 취소된 지 한 달이 넘도록 참가비를 돌려받지 못하자 한국조직위원회에 항의를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참가경비를 독일 인터쿨투르재단에서 받았기 때문에 한국조직위에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 인터쿨투르 재단 한국대표부에서는 9월 중 참가경비를 반환하겠다는 안내장을 보냈지만 참가팀들의 불만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대회 진행을 맡은 공무원과 자원봉사자들은 몇 달간의 고생이 허사가 되자 허탈해 하고 있다. 경남도에서 조직위에 파견된 한 공무원은 대회가 임박해서는 휴일도 없이 밤 늦도록 근무했는데 한순간에 물거품이 돼 버려 스트레스와 무력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조직위에 파견됐는데 경력에 오점이 되지 않을까 걱정도 하고 있다.

    지역에서 열리는 국제행사였지만 참여하지 못하고 그저 바라보기만 하거나 들러리를 서야 했던 도내 문화예술인은 문화예술행사 위축과 지원 축소를 우려하고 있다.

    한국조직위원회·경남도 관계자들 간에 책임 떠넘기기 등 내부 갈등도 표면화되고 있다.

    무엇보다 총 예산 95억원 중 79억1900만원이 별다른 성과 없이 지출됐다는 것을 알게 된 도민들의 상실감은 필설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참가팀, 대회 관계자, 도민, 문화예술인들이 앓고 있는 월드콰이어 후유증이 심각한 만큼 치유되는데도 많은 시간이 걸릴 듯하다. 경남도는 월드콰이어 챔피언십의 기획, 유치, 준비, 진행 등 모든 단계에 대한 문제점을 꼼꼼히 점검해 모두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양영석기자(문화체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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