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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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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출산 하려면 진통 과정 공부해 두세요

통증 간격 5~8분 이내·배꼽 근처까지 아파야 ‘진통’
진통 초·중기엔 서거나 앉는 것이 자궁수축에 도움

  • 기사입력 : 2009-09-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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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부인과 전문의가 임산부에게 임신과 출산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씨앗이 튼튼해야만 나무도 잘 자라듯 난자와 정자가 정상이라야 건강한 태아가 임신된다. 또 좋은 태아를 임신했더라도 관리가 잘 되어야 한다. 임신 초기에는 기형을 유발할 수 있는 음주, 흡연, 약물 복용, 바이러스 감염 등을 조심해야 한다.

    이렇듯 출산에 있어서 과정도 중요하지만 결과야말로 가장 중요하다. 임신을 하고 초기부터 산모들은 태아에게 좋고 나쁜 음식을 가리고, 감기가 걸리거나 몸이 불편해도 함부로 약도 못 쓰며 태교도 한다. 이렇게 온갖 정성을 다해 열 달을 보냈지만 마지막 순간에 건강한 아기를 출산하지 못한다면 정말로 가슴 아픈 일이다.

    창원 한마음병원 산부인과 권욱현 의무원장(산부인과 전문의)은 “진통과 출산은 임신의 전 과정에서 대미를 장식하는 가장 중요한 과정이다. 인류는 수백만 년 전부터 진통과 출산에 대해 본능적인 공포를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먼 옛날 유인원 시절부터 출산 과정에서 수많은 생명을 잃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기억은 무의식에 깊이 각인돼 있다”고 설명했다.

    인간은 직립보행을 시작하면서 골반의 크기가 작아졌다. 따라서 골반에 맞추기 위해 완전히 성숙되지 않은 상태에서 출산을 해야만 했다. 그럼에도 출산은 다른 포유류에 비해 매우 힘들어서 1935년 미국의 산모 사망률은 10만 명당 582명이나 되고, 신생아 사망률은 1000명당 20명이나 되었다. 최근에는 산모 사망률은 10만명당 7.8명으로, 신생아 사망률은 1000명당 4.8명으로 줄었다. 이는 의학의 발달과 제왕절개술의 도입에 의한 것이다. 그러므로 진통과 출산에 대한 과학적이고 정확한 지식은 이러한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임산부에게 꼭 필요한 것이다.

    ▲진통은 언제 어떻게 시작되나?

    진통이란 진통 사이의 간격이 5~8분 이내이고, 아랫배만 아픈 것이 아니고 배꼽 근처까지 배 전체가 아프면서 자궁 문이 3~4cm 이상 열렸거나 자궁 수축과 동시에 양수가 터진 경우, 이슬이 비치고 자궁문이 숙화되면서 5~8분 간격의 주기적인 통증이 있는 경우이다.

    진통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은 전문가라 할지라도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초산모이고, 본인은 강한 자궁 수축을 느끼거나 이슬이 비치는데도 자궁문이 충분히 숙화되지 않는 경우에는 판단하기 어렵다.

    실제 진통이 아닌데도 진통으로 잘못 판단해 입원할 경우에 부적절한 유도분만의 형태가 돼 장시간 진통을 겪거나 양수 감염, 신생아 감염, 산후출혈, 제왕절개술 분만 등의 원치 않은 결과를 빚을 수 있다.

    산부인과 의사들이 산모와 보호자로부터 받는 가장 흔한 질문 중의 하나는 “언제쯤 우리 아기가 태어나겠습니까”라고 한다. 그것은 정확한 출산예정일을 알아야만 한다.

    출산예정일이 정확하지 않으면 임신 초기에는 문제가 없지만, 나중에 출산예정일이 지나도 아기가 안 나올 때 불필요한 유도분만을 할 우려가 있다. 반대로 과숙아가 되어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진통에 대한 과학적인 지식이 있다면 이런 질문은 우문임을 알게 될 것이다. 출산일을 정확하게 예측한다는 것은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진통이 어떻게 시작되고 어떻게 진단하는가에 대해 알아야 한다.

    ▲진통의 단계별 진행 과정은?

    진통과 골반의 형태와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가를 알아야만 자연분만이 실패해 제왕절개술을 결정해야만 하는 상황이 왔을 때 신속한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진통 시의 몸 자세는 어떻게 해야 하며 긴장이완은 어떻게 하는가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

    권욱현 의무원장은 “한마디로 산모에게 편한 자세가 좋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진통 초·중기의 견딜 만한 시기에는 서 있거나 걷거나 앉아 있는 것이 자궁 수축이 더 잘 오고, 자궁 문이 더 잘 열리며 덜 통증을 느낀다. 진통 막바지에 견디기 힘들 때는 누워서 힘을 준다. 자궁의 긴장(즉 자궁 수축)은 있어야 되는 것이지만 그 외 몸의 근육 긴장은 불필요한 것으로 이완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누가 진통을 주도하나?

    엄마의 자궁이 먼저 진통 준비를 한 후에, 아기가 완전히 성숙이 되면(특히 폐의 성숙), 탯줄을 통해 진통이 시작되라는 신호(CRH 등의 여러 화학물질)를 엄마에게 보낸다. 그리고 준비된 자궁은 진통을 시작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자궁이 완전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통을 유도하면 진통 시간이 오래 가거나 부적절한 자궁 수축으로 자연분만에 실패할 수 있다.

    조기 진통은 아기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비정상적인 자궁의 진통 준비(자궁이나 양막의 감염에 의한 각종 염증물질의 방출 때문)로 인해 오는 것이고, 과숙아는 자궁이 준비가 되어도 아기가 진통의 신호를 안 보내는 것이다.

    태아의 출산 운동 과정에 대해 알아야만 더 이상 분만의 진행이 안 되어 수술을 결정해야 하는 상황을 이해할 수 있다. 정확한 출산예정일을 임신 초부터 알고 있어야만, 막상 예정일이 되어도 진통이 오지 않았을 때에 하기 쉬운 유도분만의 함정으로부터 피할 수 있다.

    진통 중의 무통 시술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 알아두면 막연히 가지고 있는 통증에 대한 공포로부터 벗어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대체적으로 무통 시술을 하면 진통 시간이 길어지고 제왕절개술의 빈도가 많아지지만, 약의 용량이나 시술 시기에 따라서 다른 결과를 보일 수 있으므로 반드시 무통 시술이 부정적인 결과만을 초래하는 것은 아니다.

    권욱현 의무원장은 “특별한 의학적인 이유가 없으면 유도분만은 제왕절개술의 빈도를 높이므로 안 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유도분만은 적절한 시기에 꼭 필요하면 해야 한다. 양수가 줄거나 과숙아 또는 아기 몸무게가 골반에 비해 과도하게 클 것이 예상되면 유도분만을 해야 한다. 임신중독증의 악화가 예상되거나 임신성 당뇨 컨트롤이 잘 안될 때에도 적절한 시기에 유도분만이 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윤제기자 cho@knnews.co.kr

    도움말=창원 한마음병원 산부인과 의무원장·산부인과 전문의 권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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