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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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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불청객' 태풍 올해는 심술 없나

현재 조짐은 양호…"발생 개연성은 여전"

  • 기사입력 : 2009-09-09 16:5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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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 농사의 최대 불청객인 태풍이 올해는 심술을 부리지 않고 그냥 넘어갈 수 있을까.

       가을 태풍은 추석을 전후해 찾아와 수확을 앞둔 농작물에 막대한 피해를 주기 때문에 해마다 이맘때면 농민들은 태풍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올해는 여름에 비가 평년보다 많이 내려 충분한 용수가 확보된 상태여서 자연재해만 없다면 대풍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태풍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기상청은 당분간 한반도가 태풍 영향권에서 벗어날 개연성이 크다고 예상하고 있으나 한차례 정도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만큼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 가을 태풍 현재까지는 '안심' = 9일 기상청 국가태풍센터에 따르면 지난 4일 필리핀 동부 해상에서 발생한 제12호 태풍 두쥐안은 10일 오전 3시께 일본 삿포르 동남동쪽 약 1천480㎞ 부근 해상에서 온대저기압으로 변질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태풍센터는 두쥐안 이후에 발생한 태풍이 없어서 당분간 우리나라가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재 태풍의 발원지인 필리핀 동부 해상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은 상태라 태풍 발생이 억제되고 있는 점도 올해 풍년을 조심스럽게 점치게 한다.

       태풍센터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최소 1주일(16일) 앞까지 태풍으로부터 안전한 것으로 관측된다"면서도 "과거 경험으로 알 수 있듯이 가을 태풍은 여름 태풍보다 피해가 크므로 태풍 내습 가능성을 배제한 채 마음을 놓을순 없다"고 말했다.

       올해 여름 우리나라는 이상하리만치 태풍의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추석까지 아직 상당기간이 남아 있어 안심하기엔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기상청은 올해 가을(9~11월)에 발생할 태풍은 9~10개 정도로 평년의 11.5개보다 다소 적고 이 중 1개(평년 0.9개) 정도가 직ㆍ간접적으로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1959년 사라를 비롯해 2005년 나비, 2003년 매미. 2002년 루사 등 그동안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안겼던 태풍이 거의 9월에 발생한 데다 1950년 이후 태풍 상륙 해안이 서해안에서 남해안 쪽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 올해 태풍 피해 없었던 이유는 = 제8호 태풍 '모라꼿'이 상륙해 반세기 만에 최악의 피해를 낸 대만과 달리 우리나라는 다행히 올해 여름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았다.

       지난달까지 발생한 태풍은 모두 11개로 평년(11.3개)보다 적었고, 특히 7월에 발생한 태풍은 2개로 평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1904년부터 2008년까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 태풍은 매년 3.1개꼴로 집계됐다.

       태풍의 내습 빈도는 8월, 7월, 9월 순이며 석 달 동안 내습한 태풍 수가 전체의 91%에 달하지만, 10월이나 6월에도 태풍이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올해 우리나라가 이례적으로 태풍의 안전지대로 남을 수 있었던 것은 제주도 남쪽 해상에서 일본 오키나와 열도 동쪽 해상에 걸쳐 있던 북서태평양 고압대 때문이다.

       고압대가 우리나라 남쪽 해상에 떡 버티면서 방패역할을 하다 보니 모라꼿이 우리나라로 북상하지 못한 채 대만을 거쳐 중국 내륙으로 상륙하고 여러 태풍이 일본 열도 동쪽 해상으로 비켜갔다는 것이다.

       한여름에는 차가운 성질의 오호츠크해 고기압이 발달하면서 한반도를 향하는 태풍의 북상을 저지한 것도 또 다른 이유다.

       올해 여름 충분히 비가 내린 데다 아직 태풍의 피해가 없는 상황이라 가을 햇살 아래 영글어가는 풍년의 꿈을 달성할 수 있을지는 전적으로 가을 태풍에 달린 셈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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