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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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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탈 쓰고, 함께 춤추고, 함께 웃어요

9월 25일~10월 4일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 기사입력 : 2009-09-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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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사대부의 집안일세~”

    “뭐라고 사대부~ 그럼 나는 팔대부의 자손일세~”

    서로 지체가 높음을 자랑하는 양반과 선비들의 품새가 손가락질을 받는다. 허세를 부려 보지만 이미 양반과 선비들의 모습은 구겨질 대로 구겨졌다.

    탈은 이런 것이다. 얼굴에 뒤집어쓴 탈로 자신들의 참모습을 숨기고 괜한 허세를 부려 보지만 결국엔 체면을 구기고 만다.

    하지만 탈은 겉모습을 숨기는 대신 마음속에 꿈틀대는 진정한 참 자신을 보여 체면을 생각하지 않고 허세를 부릴 수 있도록 하는 진정한 카타르시스의 세계를 경험하게 한다.

    탈을 쓰고 얼굴을 가린다는 것은 염치와 예의에 묻혀 있는 인간 내면의 본능적 신명을 끄집어내 보자는 것이다.

    그래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인간 군상들의 신명이 속으로부터 발현되고 관람객들의 흥이 강물을 이루면서 자연스럽게 한 덩어리가 돼 축제판을 이룬다.

    ‘가장 한국적인 곳’ 하회마을은 물론 안동시내 도로 곳곳에 깃발이 나부끼고 시가지가 각종 탈로 뒤덮일 정도로 축제 준비가 한창이다.

    △2009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꿈의 세계, 탈춤 세상’

    올해로 13회째를 맞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꿈의 세계, 탈춤 세상’이라는 주제와 ‘하나의 세계 신명의 탈춤’이라는 슬로건으로 25일부터 10월 4일까지 열흘간 안동 낙동강변 탈춤공원과 하회마을 등 곳곳에서 열린다.

    전통사회 우리 조상들은 탈을 통해 익명성을 가지고 자신의 마음속에 내재돼 있는 솔직한 언어와 몸짓을 표현했다. 탈춤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도 만나볼 수 있으며 탈이 가지고 있는 문화적 본질은 같지만 탈의 생김새나 춤사위는 그 지역성을 보여 주는 재미있는 문화적 코드다.

    지난 1997년부터 열어 온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동양의 가치관을 고스란히 담으며 안동다운 특징을 보여 주는 문화적 자산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축제판에는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보여 주는 탈춤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공연이 개최된다. 신명나는 탈춤을 배울 수 있는 탈춤 따라 배우기, 탈을 쓴 사람들의 열기와 경연을 통해 탈문화 확대를 꾀하는 월드마스크 경연대회, 창작탈 퍼포먼스 등 다양한 공연이 축제 기간 펼쳐진다.


    지난해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공연 모습.

    △탈을 쓴 당신이 축제장의 진정한 주인

    올해 탈춤 축제장에서는 탈을 쓰고 함께 춤추는 즐거움이 있다. 인간의 내면에 깊이 잠재된 원초적인 즐거움과 군중의식의 발현을 통한 퍼레이드 활성화는 축제장을 찾은 이들에게 진정한 축제가 무엇인지를 경험하게 한다. 참여가 가능한 축제, 탈을 쓰고 춤을 춤으로써 느끼는 즐거움을 선물할 수 있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위해 하회별신굿탈놀이를 테마로 다섯 가지의 동작을 기본으로 꾸민 퍼레이드 춤을 통해 여러 사람이 추는 군무(群舞)의 즐거움을 마음껏 누릴 수 있도록 해 인간 본연의 감성 속에 자리 잡은 신명을 축제로 이끌어 낸다.

    올해 축제는 퍼레이드 활성화를 통해 참여가 가능한 축제, 탈을 쓰고 춤을 춤으로써 느끼는 즐거움을 선물할 수 있는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이를 통해 탈을 쓰는 즐거움, 탈춤을 추며 느끼는 가슴 터질 듯한 감흥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안동사람들은 해마다 9월이면 탈 만들기 캠페인을 통해 시민들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축제로 만들어 가고 있다. 탈 상설 공방 운영, 교육 프로그램 활성화 등으로 자기만의 탈을 갖고 축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열정의 축제, 눈과 입이 즐겁다

    축제 기간 동안 주말과 휴일마다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열정적인 주말을 선물할 ‘ALL-NIGHT’ 프로그램이 준비된다. 역시 축제의 절정은 밤에 있는 것. 지난해에 펼쳐졌던 ‘여덟시의 깜짝 이벤트’가 축제장을 찾은 모든 이들을 탈을 쓰고 춤을 추는 난장으로 이끈다.

    또 재미있는 공연의 포인트만을 모아 한 시간으로 재편성한 버라이어티 퍼포먼스가 눈에 띈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8개의 외국 공연단(필리핀, 대만, 말레이시아, 중국, 인도네시아, 불가리아, 슬로바키아, 베네수엘라)이 함께 어우러져 재미있게 펼치는 공연은 관심 가는 프로그램이다. 단편적인 공연에서 벗어나 8개의 외국 공연을 버라이어티하게 즐길 수 있다.

    안동지역의 설화와 이야기를 테마로 한 2편의 마당극, 8편의 인형극 등은 안동으로 몽진(蒙塵)해 왔던 공민왕 이야기를 극화해 흥미를 더해줄 것으로 보인다. 놋다리밟기, 차전놀이 등 공민왕 몽진 관련 민속놀이는 관객이 함께 참여 가능한 공연으로 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다양한 공연들은 안동의 이야기 전파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다.

    △탈의 중심 도시 안동, 한국을 넘어 세계로

    올 축제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변화는 안동지역을 세계 탈의 메카로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할 ‘세계탈문화예술연맹(IMACO)’이 진행할 국제컨퍼런스다.

    11월 13일부터 15일까지 2박3일간 태국 방콕에서 열릴 컨퍼런스에서는 학술대회를 비롯해 탈 관련 공연과 전시, 탈 관련 콘텐츠 조사 연구 등이 진행된다. 지난 6월 안동시와 태국 문화부와 체결한 외교각서를 통해 40개국 100여 개의 단체와 개인, 회원이 참여해 탈과 탈춤에 관한 다양한 논의를 펼치게 된다.

    전통사회의 유형문화유산인 ‘탈’은 해를 거듭할수록 그 원형을 잃어가고 있으며 무형문화유산인 ‘탈춤’에 대한 보존은 더 많은 필요성이 인식되고 있음에도 현실에서는 많은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과제가 차곡차곡 이루어질 때 이를 활용한 다양한 사업이 진행될 수 있는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초석을 쌓고 기둥을 세우고 집을 짓는 일의 시작과 끝에 세계탈예술연맹이 있다. 사라져가는 탈과 탈문화를 보전하고 이를 연구함으로써 세계가 주목할 만한 ‘탈문화 중심도시 안동’으로 자리매김한다.

    2009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좁게는 ‘한국 속의 가장 한국적 도시 안동’으로, 넓게는 ‘세계 속의 탈문화 중심도시 안동’으로 자리 잡게 하는 또 하나의 의미를 가진다.

    김휘동 안동시장 “관광객이 주인 되는 축제 만들고 있어요”

    “올해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탈과 탈춤이라는 소재에 맞게 가장 특화된 축제로 열립니다. 모든 사람들이 탈을 쓰고 탈 속 자기로 거듭나는 축제판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25일부터 열릴 ‘2009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을 앞두고 김휘동 안동시장은 ‘상층과 하층의 문화충돌 과정을 해학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의미 지어진 탈과 탈춤의 이미지를 이번 축제를 통해 완전히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탈춤 축제를 그동안 전해주었던 해학과 풍자를 뛰어넘어 인종과 차별, 비난없는 평등과 화합을 이루는 새로운 가치로 만드는 축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김 시장은 “안동탈춤축제는 2년 연속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지정되는 영광을 안았다”며 “해마다 100만명이 모이는 탈춤 축제는 단순한 축제가 아니라 지역 문화발전의 디딤돌이며 한국문화를 계승하는 판이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김 시장은 가슴 깊이 느낄 해방감과 가슴 터지는 신명을 느끼기에 가장 좋은 문화적 도구인 탈은 쓰는 사람의 내면을 보여 주는 가장 솔직한 언어라 덧붙인다.

    올해 축제는 방문객 모두가 탈을 쓰고 춤을 추는 ‘꿈의 세계 탈춤 세상’을 주제로 삼았다고 전한다. 탈을 쓰고 자기의 본래 모습을 잊은 채 탈 속 인물이 돼 차별 없는 세상에서 한바탕 신명나는 춤판을 벌이고 일상으로 돌아와 희망과 용기를 가지고 일할 수 있는 ‘카타르시스’를 경험해 보자고 강조한다.

    김 시장은 올해 축제를 통해 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이 가지고 있는 탈춤의 건강함과 생명력, 역사성과 보편적 가치를 잃지 않으면서도 ‘관광객들이 주인 되는 축제’, ‘남녀노소가 차별 없는 축제’, ‘축제장 곳곳이 난장판이 되고 신명을 느낄 수 있는 축제’, ‘인류의 평화와 평등을 보여 주는 축제’로 거듭날 것으로 확신한다.

    김 시장은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의 주인은 우리 문화를 사랑하고 가슴속 깊은 곳에 신명을 가진 이들이다. 마음을 해방시키고 몸을 신명으로 풀어 주는 탈춤 축제에서 진정한 탈과 탈춤의 매력을 마음껏 만끽하기 바란다”며 “축제판에서 한국적 정서와 혼, 현대적 삶의 신명을 느끼고 고단한 일상을 털어 버리길 바란다”고 했다.

    이준희기자 jh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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