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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혜경의 NIE](77.끝) 오늘의 일본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할까

일본의 선거혁명

  • 기사입력 : 2009-09-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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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홉스·로크·루소의 사상을 담은 책을 읽은 후 일본의 총선 기사와 연계하여 쓴 심정민(부산 용수중 2학년) 학생의 NIE 활동지./부산경남 N I E 연구회 제공/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민주당 대표가 지난 16일 특별국회에서 총리로 선출되었어요. 우리나라의 대통령과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을 일본에선 총리라고 해요. 다수당의 대표가 총리를 맡는 거죠.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민주당 대표는 지난 8월 30일 중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하여 50여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루어냈어요. 이번 민주당 승리는 단지 정치적 변동뿐만 아니라 사회·경제·문화 전반적인 시스템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어 일본의 변화를 바라보는 세계인의 관심은 뜨거워요.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 당선에 버금가는 세계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어요.


     과연 무엇이 일본 유권자들의 마음을 변하게 했을까요? 그동안 변화보다는 안전과 화합을 중요시한 일본은 자민당을 중심으로 한 일당 지배체제나 다름없었어요. 그런 자민당은 왜 몰락했을까요? 많은 사람들은 그 이유를 1980년대 이후부터 본격화한 신자유주의체제의 실패라고 보고 있어요. 신자유주의가 일본에 상륙하기 전 일본은 동아시아 자본주의의 모범이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전 세계의 좌·우파를 다 감동시킨 나라였어요. 우파는 일본기업의 경쟁력에 감탄했으며 좌파는 종신고용으로 상징되는 안정적 노사관계에도 불구하고 높은 생산성을 유지하는 일본경제에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라는 찬사를 보냈어요.


     그러나 1984년에만 1300억 달러에 이르는 미국의 무역적자는 특히 대일 적자가 30%에 이르자 이를 빌미로 대일 무역전쟁을 선포하고 일본 시장 개방을 강행하게 되었어요. 그래도 대일 적자가 줄지 않자 미국은 엔화가치를 인위적으로 높이자는 제안을 했고, 그에 따라 미국에서 팔리는 일본제품 가격은 오르고, 일본에서 팔리는 미국제품 가격은 내려 미국의 무역적자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 미국에 의해 1985년 '플라자 합의'에 일본은 사인을 하게 됐어요.


     하지만 그 후 1년 뒤 달러가치가 지나치게 떨어지자 미국정부는 일본에게 금리인하를 요구했어요. 보통 금리를 내리면 통화의 가치가 떨어지므로 투자 목적의 엔화 매입이 줄고  이에 따라 엔화의 가치는 절하되는 대신 달러화의 가치는 오르게 돼요. 1986년부터 일본은 두 차례에 걸쳐 매우 놀라운 수준인 2.5%까지 금리를 내렸어요.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사실상 금리는 0%였다고 해요. 이렇게 금리가 내려가면 사람들은 저축을 하지 않고 다른 수단에 투자하려고 하게 되고 이것이 부동산 투기로 몰리면서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어요. 급기야 1990년대 초 일부 금융기관이 금리를 올리면서 자산시장의 붕괴로 이어지고 6개월 사이에 일본의 부동산 가격은 절반으로 떨어졌어요. 결국 일본은 미국의 무역, 통화 정책에 휘둘린 탓에 장기침체라는 엄청난 결과를 가져왔어요.


     1990년대 미국경제는 호황기였지만 일본경제는 10년간 장기침체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했어요. 이런 상황에서 일본 정부의 대책은 재정 적자를 늘려 공공투자, 도로와 댐을 건설하는 것이었고 여기에 들어가는 세금은 국채로 조달했어요. 그런데 이런 공공투자와 함께 일본의 사회·경제적 구조개혁도 미국의 주도 아래 진행되었어요. 미국은 일본과의 양자협상을 통해 조세, 노동, 예산, 금융 시스템을 뜯어고치라고 주문했어요. 일본기업에 안정적 자금을 제공하는 금융시스템은 일종의 무역장벽이므로 미국의 글로벌시스템에 맞추라고 주문하였으며, 이러한 주문을 철저히 따른 사람이 2001년 총리가 된 고이즈미였어요. 고이즈미 총리는 우정국 민영화를 추진했는데 일본 우정국은 우편배달 시스템일 뿐만 아니라 이 나라 최대의 저축, 보험기관이었는데, 중요한 것은 우정국에 축적된 자금 규모가 일본 민간자금의 60%에 해당하는 금액이라는 점이었어요. 이런 우정국을 민영화한다는 것은 거대 자금의 운영 및 배분 권한이 '일본 국가'에서 '세계 금융시장'으로 넘어간다는 것을 의미했어요.


     안정성을 중시하는 일본 서민은 1%이하의 초저금리인데도 저축이나 보험형태로 우정국에 돈을 맡기면 우정국은 이 자금으로 일본 국채를 매입하여 고속도로, 항공, 다리, 댐 등 사회간접자본을 건설했어요. 그리고 소자영업자나 중소기업에 흘러들어가 사회 계층 간, 지역 간 재분배 역할을 한 것도 우정국의 자금이었는데 민영화가 되면 안정적인 국채보다는 더 높은 수익률을 따라 움직일 것이기 때문에 부정부패의 온상이기도 했고, 그나마 일본 서민경제를 지탱하는 역할도 하지 못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하토야마 총리는 우정국 민영화 철회를 주장하고 있어요. 이는 다른 아닌 일본에서 신자유주의 변혁을 중단하겠다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어요. 이런 입장을 가진 민주당을 승리하도록 한 일본 국민은 무엇을 생각했을까요? 작년에 일본에서 인기를 끈 '가난뱅이의 역습'이라는 책이 있어요. 가난뱅이들이 어떻게 무일푼으로 살 수 있는지 노하우를 적은 책이더군요. 그것도 20대 젊은이들이…. 그만큼 일본의 실업과 양극화는 심각하다는 반증이겠죠?


     우리나라에서도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민영화에 대한 요구, 고용 없는 성장, 젊은이들의 실업 고통(88만원 세대)등등…. 우리에게도 언젠가부터 낯익은 단어들입니다. 우리나라는 일본을 10년 뒤처져서 따라간다고 했던가요? 일본의 10년 전이, 오늘이 우리의 모습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가 없네요. 미국도 일본도 다들 기존의 질서를 거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요. 이웃나라들이 선택한 오늘의 모습을 바로 볼 수 있는 것이 진정 개방의 참모습이 아닐까요? 100년 전 우리가 개방을 안 한 것이 문제가 아니라 세계정세를 이웃나라들의 움직임을 감지하지 못한 것이 문제라는 생각, 이제는 해야 하지 않을까요?


    <77회로 연재를 마치면서>

    "NIE가 세상과 이웃에 관심갖는 교육수단으로 자리매김하길"

     2005년 5월 9일부터 3년이 넘는 시간을 경남신문 독자 분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참 행복했고 감사했습니다. 교육정책의 변화로 대입논술이 주춤하긴 했지만 다시 초중등학교를 중심으로 특목중, 특목고 열풍이 불면서 오히려 논술이 필요한 연령대가 낮아진 추세입니다.

    특히 특목중을 중심으로 사회논술이 대두되면서 시사와 관련한 NIE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어요. 많은 친구들이 신문을 보면서 사회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자신의 삶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나, 시험 열풍에 논술, NIE, 독서 같은 분야들이 시류에 흔들리는 감이 없지 않아 우려되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신문은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의 이야기를 모아 놓은 매체입니다. 내일이면 달라질 이야기도 있고, 1년 뒤엔 거짓일 이야기도 있습니다. 신문의 정보는 지식이 아닙니다. 정보를 지식인 것처럼 인식하도록 하는 교육은 이미 교육이 아닙니다. 신문을 읽는 것은 세상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참여를 하기 위함입니다. 자녀와 함께 신문을 읽고 세상에 대한, 이웃에 대한 참여를 할 수 있는 교육 수단으로 자리매김 되기를 바랍니다.

    유혜경(부산경남 NIE 연구회 회장)

    유혜경(부산·경남 NIE연구회 회장)  약력= 한국NIE협회 부산·경남 책임강사 / 신문방송학 석사 / 동아대·신라대 사회교육원 출강 /한국신문협회 'NIE 커뮤니티'(pressnie.or.kr) 부산·경남 지역커뮤니티 관리자 ◇부산 경남 NIE 연구회 홈페이지= www.yni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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