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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01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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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길 걸으러, 같이 가실래요?

☆ 하동 북천 코스모스·메밀꽃 축제

  • 기사입력 : 2009-09-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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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동군 북천면 직전마을과 이명마을에 코스모스·메밀 축제가 내달 4일까지 열리고 있다. 관광객이 코스모스꽃길을 걷고 있다.





    가을은 여행의 계절이다.

    신종플루의 영향으로 도내 대부분의 축제가 취소되거나 연기·축소됐지만 전국의 산과 들이 가을빛으로 물들어 갈 때면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생각에 엉덩이가 들썩인다.

    단풍을 만나기에는 아직 이른 이즈음, 가을의 전령사인 코스모스와 메밀꽃이 장관을 이룬 하동 북천으로 기차 여행을 떠나는 것은 어떨까?

    오전 9시5분, 승무원의 안내방송과 함께 창원역을 출발한 순천행 무궁화호 열차는 레일 위를 미끄러지듯 서서히 출발했다.

    오랜만에 기차 여행에 나선 사람들은 설렘 반 기대 반으로 한껏 부풀어 얼굴에 미소가 그치질 않는다.

    차창 밖의 풍경을 보며 ‘메밀꽃은 만개했을까, 코스모스는….’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들 즈음 열차는 마산역을 지나 벌써 함안을 향하고 있다.

    객차 안은 ‘하동 북천 코스모스·메밀 축제장’을 찾는 연인과 가족들로 어수선하다. 모처럼 만난 친구들은 세상 이야기로 꽃을 피운다. 어느새 중년이 돼버린 아줌마들도 오늘만은 스무 살 그 시절로 되돌아간 듯하다. 다른 한편에서는 또 다른 일행이 ‘기차 여행 기분 좀 내자’며 삶은 계란을 꺼내 친구들과 나눠 먹으며 옛 추억을 더듬는다.

    어린 시절 먼 길을 떠날 때면 언제나 삶은 계란을 손에 꼭 쥐어 주시며 ‘배고플 때 꺼내 먹어라’고 하시던 어머니의 말씀이 아련한 추억으로 다가온다.

    차창은 함안장 풍경을 비추더니 어느새 수목원이다. 가끔 간이역을 지나칠 때면 할머니들이 짐꾸러미를 손과 머리에 받쳐 들고 열차를 오르는 정겨운 모습도 만날 수 있다.

    차창 밖의 넉넉한 농촌 풍경은 아름다움 그 자체다. 노랗게 물든 들녘 저편에서는 농부들이 밭에 물을 대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들녘을 지난 열차는 마을을 지나고 다시 터널을 지나 강변을 힘차게 달린다.

    열차는 바쁜 일상생활에 쫓긴 우리들에게 ‘느림의 미학’을 일깨워 준다. 창원을 출발해 2시간가량을 달려온 열차는 어느덧 하동 북천 코스모스역에 이르렀다.

    하동 북천 코스모스역은 말 그대로 활짝 핀 코스모스가 장관이다.

    “야! 정말 멋지다. 이렇게 예쁠 수가 있나.”

    관광객들의 입에서 감탄사가 그칠 줄 모른다.

    울긋불긋한 코스모스는 살랑살랑 바람이 불 때면 마치 반가운 손님들에게 인사라도 하듯 이리저리 흔들리며 고개를 숙인다.

    북천 코스모스역을 빠져나와 상큼한 코스모스 향기를 맡으며 ‘코스모스·메밀 축제’ 현장까지 걷기를 10여 분(1.2km), 눈앞에 말로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진다.

    북천 직전마을과 이명마을 앞 40만㎡ 들녘이 가을의 전령인 코스모스와 메밀꽃으로 화려하게 뒤덮였다. 관광객들은 눈앞에 펼쳐진 코스모스의 화려함과 메밀꽃의 수려함에 반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기념촬영을 하느라 분주하다.

    “와! 정말 예쁘다. 어떻게 이렇게 키웠을까, 정말 놀랍다” 등 화려한 꽃들의 군무에 관광객들의 탄성이 쏟아진다. 코스모스와 메밀꽃은 바람에 일렁일 때마다 무지갯빛 물보라와 하얀 물보라가 넘실거리는 듯한 장관을 연출한다. 쪽빛 가을 하늘과 어우러진 꽃들은 눈부실 정도다. 소금을 뿌려 놓은 듯 흐드러지게 핀 메밀꽃이 햇빛을 받아 더욱 하얗게 반짝인다.

    꽃길을 지나 꽃밭 중앙에 위치한 넝쿨터널은 ‘코스모스·메밀 축제’의 또 다른 볼거리다.

    400m에 이르는 H자형 넝쿨터널에는 조롱박, 도깨비박, 뱀오이(사두오이), 여주, 아콘, 수세미, 혹부리, 동부갓끈, 도비박 등 이름조차 생소한 70여 종의 넝쿨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친구들과 함께 축제장을 찾은 나문영(53·여수시)씨는 “활짝 핀 코스모스와 넝쿨터널이 아주 인상적이었다”며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꽃 향기에 취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북천면 홍준채 부면장은 “올 여름은 잦은 비로 넝쿨터널 조성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포근한 고향의 정취를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일부 관광객들의 불미스러운 행위로 곤혹스러운 일도 겪지만 남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시마당에서는 옛 선조들이 사용하던 농기구와 곤충, 분재, 시화전 등이 열리고, 먹거리 마당에서는 메밀작목반원들이 수확한 메밀로 직접 만든 메밀묵과 메밀국수, 메밀전병 등의 향토음식을 맛볼 수 있다.

    또한 북천역 입구의 ‘맞이방’에서는 한문 또는 일본어로 표기된 우리나라 최초의 에드몬슨식 승차권(딱지 승차권)에서부터 현재의 자승 승차권에 이르기까지의 열차승차권 변천사와 경전선을 통과하는 10여 개의 간이역 사진을 전시 중이다.

    글·사진=이준희기자 jhlee@knnews.co.kr

    ☞찾아가는 길

    ▲자가용= 남해고속도로→곤명IC→하동 북천면사무소→ 코스모스·메밀 축제장. 북천면사무소 ☏880-6332.

    ▲기차= KORAIL 부산경남본부는 1일 왕복 12회 운행되는 정기열차와 더불어 ‘하동 북천 코스모스·메밀 축제’ 기간인 지난 18일부터 내달 4일까지 임시열차를 운행한다.

    운임은 어른 창원 월~목요일 5700원, 금~일요일 5900원이며 어린이는 50% 할인된다. 창원역 ☏292-7788, 마산역 ☏293-7788 진주역 ☏753-7788, 북천역 ☏883-7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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