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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 여론조사에 나타난 창원시민 정서- 이태근(창원대 행정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09-09-2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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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KBS창원방송국과 창원시의회 광역행정구역에 관한 연구위원회의 의뢰를 받고 여론조사를 실시하였다.

    먼저 KBS창원방송국 여론조사 결과를 시·군별로 보면, 행정구역 통합에 대해 마산·진해·함안은 찬성이 과반수를 넘었으나, 창원시는 찬성이 46.1%, 반대가 22%로 찬성한다는 의견이 많은 편이지만, 과반수에는 미달이고, 중립이라는 의견도 32%나 되기 때문에 향후 통합 내용이나 과정에 따라 상당한 변화의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판단됐다.

    통합에 찬성하는 이유는, 창원시민은 대도시가 되어 중추도시화가 가능하다가 가장 많아, 창원은 대도시가 되기를 바라고, 타 도시는 대체로 창원처럼 도시가 발전하기를 바라는 결과였다. 어떤 행정구역 통합을 선호하느냐는 질문에 창원·마산시민은 창원·마산·진해를 48·56%로 가장 선호하였으며, 진해·함안은 창원·마산·진해·함안이 45·33%로 가장 많았다.

    최근 창원과 진해만이 통합하자는 진해시장의 제안과 창원시장의 화답이 있었지만, 창원과 진해만의 통합에 대한 선호도는 창원·진해시민 모두가 선호 항목 중에서 세 번째로 선호하는 안이었고, 창원·진해시민은 17·12%만이 선호하는 안이었다.

    이를 보면, 창원·진해시민의 통합의사가 아닌 단체장들만의 의사인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현재의 통합논의가 정치권과 단체장들의 이해관계에 좌우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마산·창원·진해시민은 70·66·66%로 다수가 정치적 이해관계에 의해 좌우된다는 의견을 표명하였다. 반면에 정치적이지 않다는 의견은, 창원·마산·진해시민은 10·9·9%에 불과했다.

    창원시의회의 여론조사를 학과 교수들과 공동으로 연구하였는데, 그 결과 통합의 장·단점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하느냐는 질문에 약간 이해한다 58%, 이해하지 못한다 32%, 충분히 이해한다 10%의 순이었다. 시민 다수가 통합하는 이유를 잘 모르고 있다는 의미였다. 통합한다면, 타 도시에 비해 창원시의 이해득실은 어떠냐는 질문에 손해라는 응답이 58%였고, 이익이라는 응답은 13%이었다. 시민 다수가 창원시의 재원이 타 도시에 지원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의미였다.

    창원시가 다른 도시와 통합하는 것에 대한 의견은 찬성이 46.6%, 반대가 38.8%이다. KBS 여론조사와 찬성(46.1%)하는 경우는 거의 동일하였으나, 반대는 약 열흘 사이에 급격하게 늘어났는데, 그 이유는 우선 설문문항의 예시에서 KBS 조사에서는 보통이라는 항목을 찬성과 반대의 중간에 두었고, 의회 조사에서는 관심없다를 찬성과 반대 후에 마지막으로 두었기 때문도 있고, 또한 더 중요한 이유는 창원시민이 통합에 대해 뭐가 뭔지 잘 모르겠으므로, 처음에는 좋은 것이 좋다는 느낌에서 별 생각 없이 통합을 찬성하였는데, 점점 더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장점보다는 단점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과정 중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창원시민의 경우, 어떤 커다란 변수가 돌출하지 않는 한, 찬성보다는 반대가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을 할 수 있겠다. 얼마 전 창원시의회가 통합에 대한 찬성과 반대 입장을 정하지도 않고, 또한 통합대상을 지정하지 않으면서 주민투표는 반드시 실시하도록 하는 의견을 창원시에 제출했다. 창원시의회가 여론조사의 결과를 잘 이해하고 사실상 통합 반대의 의사를 표시한 것에 대해, 여론조사를 수행한 책임자로서 민의를 있는 그대로 대변한 것에 고마움을 표시한다.

    이태근(창원대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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