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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논술수업] (9) 통합 독서논술- 학급에서 방학 주제로 글쓰기

가장 하고 싶으면서도 내 삶에 중요한 것은?

  • 기사입력 : 2009-10-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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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교육의 화두는 창의력과 자기주도적 학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름방학 동안 과학과 관련된 연수를 받은 적이 있는데 여기에서도 창의력이 강조됐다. 특히 이번에 새로 개정되는 중학의 과학 교과서에는 자유탐구가 도입된다고 했다.

    자유탐구란 말 그대로 학생 스스로 탐구 주제를 정하고, 실험을 설계하여 관찰하고 그 결과를 보고서로 작성하는 탐구 활동을 말한다. 자기주도적 학습이란 것도 스스로 학습 목표를 설정하고 학습을 하여 그 결과를 평가해 보며 스스로 학습해 나가는 활동을 말한다. 이때 교사는 조력자이거나 안내자 역할을 한다.

    하지만 우리 교육 현장을 둘러보면 갈 길은 참 멀게 느껴진다. 학교에서는 교사가, 학원에서는 강사가, 가정에서는 학부모가 성적을 앞에 두고 몰아붙인다. 많은 학생들이 이 몰아붙임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허우적거린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스스로 학습 계획을 짜고 학습 방법을 탐구하며 계획을 실천할 능력이나 의지가 한참 부족하다. 학생들이 천천히, 차분하게 고기 잡는 방법을 깨닫고 익힐 수 있도록 하는 데 힘쓴 것이 아니라 당장 고기를 잡아 먹이는 것에 우리 모두가 급급했기 때문이다.

    여름방학 전에 우리 반 학생들에게 ‘여름방학에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또 방학이 끝난 뒤에는 ‘지난 여름방학에 나는 무엇을 하였는가? 2학기에는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글을 써 보도록 했다.

    꽉 짜여진 생활 속에서도 그나마 방학은 스스로 자신의 생활을 계획해서 살아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글을 쓰기 전에 이런 말을 덧붙였다.

    방학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 생각해 보는 것이 좀 더 행복한 방학이 되는 데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가장 내게 도움이 되는 것이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고 한두 가지를 자세히 써 보길 바란다. 방학은 여러분 스스로 생활을 꾸릴 수 있는 기회이므로 부모님이 이래라 저래라 하기 전에 가장 하고 싶으면서도 내 삶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그것을 어떻게 할 것인지 찾아보자.

    학생들이 쓴 글들을 보니 짐작한 대로, 그리고 참 착하게도 어떤 과목을 공부하고 성적을 어떻게 올리고 싶다는 내용이 대부분의 글에 들어 있었다. 당연하다고 느끼면서도 방학 동안에도 공부가 최우선이 될 수밖에 없는 현실과 학생들이 안타깝고 교사로서 막막하고 미안스러웠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이런 내용도 많아 한편으로는 마음이 놓였다.

    《항상 생각은 하지만 잘 이루어지지 않는 이 생각을 이번 여름방학 때엔 꼭 이루고 싶다. 그것은 좋은 책 많이 읽기다. (중략) 중학교에 들어 와서는 학원이니 뭐니 시간이 없어 도서관에 가지 못했다. 내가 좋아할 만한 책이면 당장 읽고 싶은데 읽으려고 하면 시험, 또 시험 이래서 이번 학기에도 책을 5권도 채 못 읽은 것 같다.》

    《마지막으로 내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친구들과 추억 쌓기, 아직 중학생이니깐 놀 시간은 조금은 있는데 고등학생이 되면 놀 시간이 부족할 거라고 생각된다. 3학년 마지막 겨울방학 때는 고등학교를 준비해야 되니깐, 3학년 여름방학이 친구들과 추억 쌓기가 가장 좋을 것 같다. 친구들이랑 바다도 가고 수영장도 가고 영화도 보고, 왠지 모르게 기대된다. 심장이 쿵쾅거린다.》

    《또 하나 하고 싶은 일은 진로에 관해서 알아보려고 한다. 기말고사가 끝나고 대학교를 찾아보았지만 무엇인지 모르겠고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사회 선생님께 상담 신청을 하여 이것저것 여쭈어 보았다. 그나마 많은 도움이 되어서 해당 대학을 검색해 보고 이것저것 알아보았다. 일단 내 꿈은 사회 선생님이다. 그러기 위해서 사회, 역사 분야에 관련된 책들도 많이 읽고 그동안 학교 다닌다고 소홀히 하였던 뉴스 신문 등을 보면서 우리나라 경제 상황, 문제 등 다양한 것들을 알아 둘 것이다.》

    《난 여름방학 때는 반드시 나만을 위해 자유로운 시간을 가질 것이다. 보통 사람들은 나이가 먹어갈수록 방학은 쉬는 날이 아니라 보충하는 날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물론 지금이 꽤나 중요한 시기라는 것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막 살자는 것도 아니다. 어렸을 적에는 보충이라는 것이 내가 못하는 것을 채우는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허나 지금은 다르다. 이제 보충 앞에는 단어가 붙는다. 그것도 과목으로만 붙는다. 수학 보충, 과학 보충, 이렇게. 참으로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내가 하지 못했던 것, 하지 못할지도 모르는 것들을 보충하면 안 되는 걸까?》

    배종용(김해여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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