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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 진보 세력의 과거와 현재- 윤한신(전 마창진 합천가회 향우회장)

  • 기사입력 : 2009-10-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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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어릴 때는 보수와 진보가 무슨 말인지 알아보지도 들어보지도 못했다. 지금처럼 여당과 야당은 있었으나 진보와 보수는 무슨 뜻인지 생각도 못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구 진보세력은 박헌영, 여운형, 백남운, 조봉암 등 건국 이래 처음 떠오르는 진보 인물들이다. 1960년 4·19 혁명 이후 1980년까지 사회 민주주의의 세력 지도자인 김달호, 윤길중, 박기출, 고정훈, 김철, 백기완 등도 구세대 두 번째 인물들이다. 신세대 처음 당을 조직한 것은 전민련, 민주당을 만든 핵심세력인 이무영, 제정구, 이재오, 장기표, 김근태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신세대 두 번째는 현재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을 창당한 인사와 386운동권을 들 수 있다.

    현재 진보세력은 1980년 5·18 민주화 운동 이후 민족민주혁명(NDR) 이념에 기초한 전투적이고 종복적인 세력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 진보세력은 정당, 정치, 좌파 급진단체 비밀서클과 지하조직 지식인 등을 망라하고 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는 좌경중도 정부라는 개념으로 좌파적 성향을 띠지만 복지정책이나 한미자유무역 협정(FTA) 타결과 같이 신자유주의적 흐름에 참여한 것 등을 고려할 때 좌경중도로 보는 게 맞다고 보는 시각이다.

    우리나라 언론도 양분된 것 같은 성격이 보이며 감성과 과잉으로 인한 선정주의, 주관, 과장, 미화가 아닌지 의심스럽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전과 후로 언론매체 분석에 따르면 서거 전 비판 뉴스를 보냈다가 서거 후 우호적인 뉴스를 했다. 이를테면 언론도 과잉 정치화와 저널리즘의 위기가 아닌지 궁금증을 느낀다. 이웃 일본은 아무리 국가에 공로가 두터워도 부정적인 일이 발생하면 국민은 냉담하게 등을 돌린다.

    5·18 민주화 운동을 한번 보자. 1980년 5·18 민주화 운동으로 사회 민주주의적 성향의 온건 진보 세력이 소멸하고 혁명을 내세운 좌파학생 운동권이 득세하면서 유럽처럼 사회민주주의 세력이 발을 붙이지 못한 점이 국가의 존립 위험이 될 정도였다. 현재의 NL파(민족 해방파) 중 일부가 1980년대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북측의 지도와 영향을 받아 이념 면에서 남조선 해방 노선에 동조하게 된 것은 해방정국에서 박헌영 등이 코민테른 노선에 충실해서 소련 등의 지시에 복종해 독자성을 상실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한다. 현재의 진보 세력이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는 점이 가장 문제라고 지적한다. 노무현 정부 내의 일부 좌파 세력과 민노당 내 일부 세력 등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특히 NL파는 인간의 존엄과 인권 등 진보사상의 이상을 망각하고 맹목적인 북한 정권 감싸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진보세력이 마르크스주의 등 낡은 사관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은 지식인과 학생 출신이 핵심을 이루어 관념주의적 교조주의에 이념화된 것이며 진보세력이 한국사회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그들의 가치 역시 실현하기 어려울 것이며 국가의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다.

    이런 정치로 세월은 흘렀건만 무엇이 좋은 건지 참 의문스럽다. 그리고 국민 삶의 질을 보면 지금 순간을 놓고 어느 대통령이 민주화다 아니다, 어느 대통령이 국가에 공헌했다 아니다 하는 것은 공개하기도 힘들고 판단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굳이 색출하려면 그것은 많은 세월이 흘러 역사가 준엄한 판단을 할 것이다.

    윤한신(전 마창진 합천가회 향우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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