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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 '정이품송' 또 수술 받는다

  • 기사입력 : 2009-10-14 09:5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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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세약화로 고사위기에 처한 충북 보은 속리산 정이품송(正二品松.천연기념물 103호)이 또다시 수술대에 오른다.

       14일 보은군과 문화재청에 따르면 오는 12월 말까지 2억3천만원을 들여 정이품송 가지의 상처 부분을 도려내고 방부처리한 뒤 빗물 등이 스며들지 않게 인공수피를 씌울 예정이다.

       수술 부위는 모두 25곳으로 그동안 강풍이나 폭설에 부러지거나 상처난 곳이다.

       말라 죽은 잔가지 20여개도 함께 제거된다.

       보은군 정유훈(36) 학예연구사는 "수술받거나 제거될 가지 대부분은 10여년 전 방부처리됐으나 환부에 틈이 생기면서 부패가 진행되는 상태"라며 "방치할 경우 목질부가 썩으면서 몸통 건강까지 해칠 우려가 있어 부득이 재수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뿌리 건강을 해치는 원인으로 지적되던 밑동 주변의 복토층에는 뿌리호흡을 돕기 위한 유공관(지름 10㎝ 안팎의 플라스틱 원형관)과 배수로가 설치된다.

       이 복토층은 1974년 속리산 진입도로 확장.포장 때 인근 도로와 높이를 맞추기 위해 채워졌으며 7년 전 두께 50㎝ 가량을 제거했지만 아직 10~30㎝ 가량이 남아 뿌리와 근경부(根莖部.뿌리와 줄기가 이어지는 부분)를 부패시키는 원인으로 지적돼 왔다.

       정 학예사는 "애초 남은 흙을 모두 제거하는 방안 등을 검토했으나 잔뿌리가 뻗은 곳이 많아 유공관을 박고 배수기능을 촉진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며 "문화재청 승인을 받은 뒤 이달 안으로 시술업체가 정해지면 추위가 닥치기 전 공사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조선조 7대 임금인 세조(1455년∼1468년)의 속리산 행차 때 어가(御駕)행렬이 무사히 지나도록 스스로 가지를 들어 올려 '정이품' 벼슬을 받았다고 전해지는 이 나무(높이 16m, 가슴높이 둘레 4.7m)는 1990년대 이후 잇따라 강풍과 폭설 피해를 봐 그동안 4차례 가지와 뿌리 등을 잘라내는 큰 수술을 받았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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