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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태 四柱이야기] 식습관이 관상을 바꾼다.

정연태이름연구소(www.jname.kr)

  • 기사입력 : 2009-10-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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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가나 단전호흡을 오랫동안 한 사람의 얼굴을 보면 맑고 깨끗하며 윤기가 흐른다. 왜 그럴까? 일단 수행을 하면 마음이 평정되어 얼굴이 온화하게 변한다. 그리고 식습관이 변한다. 기름진 음식, 술 등을 삼가게 되고 담백한 음식과 소식을 하게 되기 때문에 얼굴에 탁기(濁氣)가 사라진다.

    사람은 한평생 먹을 음식의 양을 하늘에서 부여 받는다는 말이 있다. 주어진 양을 다 먹으면 일생을 마친다는 것인데, 이 말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인간 생명의 근본이 바로 음식이다. 아무리 좋은 약을 쓴다고 해도 음식을 먹지 않는다고 하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 때문에 사람에게 진정으로 좋은 약은 바로 음식인 것이다. 이것은 옛날 중국에서 말하는 식약일체(食藥一體)의 원리로서, 곧 ‘밥이 약이다’라는 뜻이다. 하지만 이런 음식도 많이 먹으면 독(毒)이 되니 무엇보다 절제가 중요하다 하겠다.

    일본의 유명한 관상가(觀相家)로서 우리나라에서는 ‘절제의 성공학’이라는 책으로 소개된 바 있는 미즈노 남보쿠(水野南北)라는 사람이 있다.

    남보쿠는 관상가가 되기 전 어느 유명한 관상가로부터 “1년 안에 칼에 맞아 죽을 관상이니 속히 출가하시오”라는 말을 듣고 가까운 절에 가서 출가를 청했으나, 주지스님은 “중이 되는 것은 아주 힘든 일이니 앞으로 1년 동안 보리와 흰콩으로만 식사를 하고 다시 돌아오면 그때 받아주겠소”라며 거절했다.

    남보쿠는 바닷가에서 짐꾼으로 힘들게 일하면서도 살기 위해 보리와 흰콩만을 먹고 술도 끊고 버텼다. 그렇게 1년을 무사히 넘기고, 그는 출가하기 전 자신의 죽음을 예언했던 관상가를 다시 찾아갔다. 그를 알아본 관상가는 크게 놀라며 “완전히 관상이 바뀌었군요. 어디서 큰 덕을 쌓았소. 아니면 사람의 목숨을 구했소” 하고 물었다.

    그의 대답은 이러했다. “생명을 구한 일은 없지만 스님의 말씀에 따라 보리와 흰콩만 먹고 1년을 살았습니다.” 이에 관상가는 “식사를 절제한 것이 큰 음덕을 쌓았구려. 그것이 당신을 구했소” 하고 탄복했다.

    그때부터 남보쿠는 사람의 관상을 볼 때, 그 사람의 음식 먹는 실태를 알아보고 그에 따라 일생의 운을 판단하니 틀림이 없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남보쿠는 개운(改運)의 요소로 음식의 절제를 들었다.

    남보쿠의 일화에서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바로 검약하고 대식을 삼가고 조금이라도 하늘에서 받은 식록(食祿)을 아끼고 절제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배 부르게 술을 마시고, 고기 먹는 것을 뽐내는 것은 본래 천리에 역행하는 것으로 그 명을 오래 누리기에 적합하지 않다.

    옛 성현들도 자신을 수양함에 배불리 먹는 것을 삼갔다. 논어(論語) 학이편(學而篇)에서 공자는 ‘식무구포(食無求飽), 거무구안(居無求安)’이라 하였다. 음식을 먹음에 배 부르기를 구하지 말고, 거처함에 편하기를 바라지 말라는 뜻으로, 외물(外物)로 인해 스스로가 부림을 당하지 않는 경지에 이르고 삶을 편안히 여기기 위해서다.

    삶을 삶답게 누리기 위해 우리도 절제하는 마음을 가져 보면 어떨까. 마음이 변하면 습관이 변하고 그 기운으로 인해 운명도 변한다는 말을 다시금 떠올려 본다.

    역학 연구가

    정연태이름연구소(www.jnam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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