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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6617원/김호철기자

  • 기사입력 : 2009-11-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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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만6617원.

    소방방재청이 산출한 소방차 1대당 1회 평균 출동비용이다. 이는 차량운영비 2만4411원에 인건비 1인 기준 2006원을 더한 금액이다.

    1초를 다투는 화재현장 인명구조에 있어 비용이 중요하겠냐마는 허위·오인신고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만만치 않다. 경남의 구조실적을 보면 올해 6월까지 허위·오인신고는 270건이다. 구조차량의 ‘허탕’ 출동으로 718만원이 낭비됐다. 아마 2009년 한해 동안 1400만원이 넘을 전망이다.

    요즘처럼 ‘억억’ 하는 세상에 몇천만이 무슨 대수냐 하겠지만, 허위·오인신고로 발생하는 소방차 화재출동으로 소요된 경제적 손실은 올해 상반기까지 3년 동안 전국적으로 33억5900만원에 이른다.

    경남의 경우도 2005년 1365만원(513건), 2006년 1392만원(523건), 2007년 1605만원(603건), 2008년 1642만원(617건)으로 최근 4년6개월 동안 낭비된 예산만 6722만원이다.

    여기에 구급차량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환자가 없는 사실상 허위·오인신고 2006년 8160건, 2007년 1만3007건, 2008년 1만1089건을 더하고 행정·시간적 낭비까지 고려한다면 경제적 손실은 훨씬 초과한다.

    반면 올해 초 도내 소방차·구급차 수는 631대로 이 중 209대가 사용연한을 초과한 채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소방차 대부분이 외국에서 생산한 고가차량으로 예산이 없어 구입할 엄두를 못내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경남 소방차의 노후화율은 전국 평균 31%보다 높은 33%까지 치솟고 있다. 특히, 화재진압에 없어서는 안 될 펌프차는 167대 중 81대, 즉 절반이 사용연한을 넘겼고, 화학차는 25대 중 11대인 44%가 노후화 상태로 운행되고 있다.

    한 소방관은 “허위신고든 오인신고든 장난전화든 혹시나 하는 걱정에 소방관들은 무조건 출동할 수밖에 없다. 출동해서 허위·오인신고라는 것을 알았을 땐 차라리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 혈세로 집행되는 소방예산과 행정력, 출동·화재진압 기동력까지 좀먹는 ‘119 장난전화.’ 신고하면 무조건 온다고 마냥 즐길 일만은 아닌 것 같다.

    김호철기자(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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