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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감해진 진해시/이문재기자

  • 기사입력 : 2009-11-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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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해시가 참으로 곤란하게 됐다. 시가 최적의 통합모델이라며 추진했던 창원과의 통합 대신, 마산을 포함한 3개시 행정통합안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진해시는 당초 창원과의 통합을 주장하면서 “우리가 먼저 나서지 않으면 통합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며 ‘통합의 중심’임을 유독 강조했다.

    또 “마산시는 ‘과거의 도시’로 발전 시너지효과가 없다. 창원시와의 통합만이 진해시의 미래를 보장한다”며 대놓고 ‘마산 배제’를 부르짖었다.

    하지만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볼 때 ‘통합의 중심’도 아니고, 창원시나 마산시에게도 쑥스러운 모양새가 됐다.

    여론조사에서 창원과의 통합 찬성이 마·창·진 찬성보다 12%가 많은 70%대를 넘었지만 마산·창원의 힘에 이끌려 마·창·진으로 묶이는 바람에 ‘중심’이 아닌 ‘변방’임이 입증됐다.

    한때 밀월설까지 나돌던 창원시의 여론조사에서는 마·창·진 찬성이 창·진 찬성보다 7%가 높게 나타나 혼자서 열 내고 ‘짝사랑’한 꼴이 됐다.

    여기다 ‘당신과는 안돼’라며 아예 쳐다보지도 않던 마산시가 파트너로 정해져 이제는 손잡고 ‘억지 춤’이라도 춰야 될 상황이 됐다.

    진해시가 무엇보다 난감한 것은 이러한 결과를 시민들에게 어떻게 이해시키고, 다독거리냐는 것이다.

    시민들을 통합논의에 다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시가 주장했던 창원과의 1:1 통합이 최선이 아니었다든지, 마산의 가치를 과소평가했다고 솔직히 설명해야된다.

    아니면 행정안전부가 확정한 마·창·진안이 잘못됐고, 따라서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정면으로 반박해야 될 처지다.

    이러지 않고는 시민들에게 ‘최선이 아닌 차선(次善)을 선택하라’는 어떠한 명분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창·진뿐 아니라 마·창·진안도 찬성률이 높고 그 차이가 얼마 되지 않아 시민들의 반감이나 상실감이 크지 않을 것이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시의 결정을 믿고, 또 이에 따를 것을 강요(?) 당한 시민들에게 이제와서 ‘꿩 대신 닭을 드셔야겠습니다’고 한다면 시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이문재기자(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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