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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19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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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탕에서 보물 캐기

밀양 연꽃단지 연근 캐기 체험

  • 기사입력 : 2009-11-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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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양연꽃단지 연근 캐기 체험행사에 참가한 부부가 직접 캔 연근을 들어보이고 있다.



    “우와! 크다. 내 허벅지만 하네.”

    ‘쌩~쌩’ 불어오는 겨울 찬바람에 잔뜩 몸이 움츠러드는 11월 중순. 밀양시 부북면 가산리 들녘이 연근을 캐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긴 장화에 소매를 걷어붙인 아저씨, 몸뻬 차림에 허리에 노끈을 질끈 동여맨 아줌마, 질퍽질퍽한 진흙탕을 이리저리 헤매며 뿌리를 찾는 사람 등.

    각양각색의 차림으로 진흙탕에서 연근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의 표정이 이채롭다. 사람들마다 이마에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혔지만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어난다. 여기저기서 길고 굵은 연근이 뽑혀져 나올 때마다 환호성이 터져 나온다.

    밀양시가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밀양연극촌 주변 3만1783㎡에 조성한 연꽃단지 가운데 5632㎡를 대상으로 ‘밀양 연꽃단지 연근 캐기 체험행사’를 열었다.

    지난 14일부터 시작된 연근 캐기 체험행사에 서울, 부산, 울산 등 전국에서 소문을 듣고 찾아온 참가자들이 손에 호미와 삽을 들고 진흙탕을 헤매며 삽질(?)을 해대는 모습이 가히 장관이다.

    이른 아침, 부산에서 체험장을 찾은 김영부(63·부산 강서구 대저2동)씨 부부는 벌써 3시간째 진흙탕을 헤매고 있다.

    웬만큼 연근을 캔 김씨는 부인에게 “이제 고만하자. 허리 아파 죽겠다. 이러다 밤에 몸살하는 거 아닌가 모르겠네”라며 엄살을 부리지만 부인은 “에헤! 엄살 부리지 말고 좀 더 하소. 자꾸 나오는데 우째 그만두노. 살살 캐라카이 다 잘린다 아이요”라며 호들갑을 떤다.

    이미 2자루가량을 캤지만 캘수록 쏟아져 나오는 연근 때문에 김씨는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다. 노부부의 오가는 말 속에 정겨움과 삶의 향이 묻어난다.

    밀양 농업기술센터는 이번 체험행사를 위해 한 달 전 물 빼기 작업을 벌여 참가자들의 편의를 도왔다. 또한 체험장을 찾은 참가자들의 안전을 위해 개인·가족은 5~10㎡, 단체는 인원 수에 따라 적정 면적을 배정하고 채취한 연근은 전부 참가자들이 무료로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진흙땅에서 처음 연근을 캐 보는 참가자들에게 연근 캐기는 녹록지 않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절반도 캐지 못하고 손을 들었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마을 주민은 “연근은 캐는 요령이 있어 무턱대고 삽질을 하면 대부분 잘려 버린다”며 “30cm 안팎에 묻힌 연근은 뿌리의 근원을 찾아 삽으로 15cm가량을 걷어 낸 다음 호미로 살살 걷어 내는 방식으로 파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절대 서두르면 안된다”고 덧붙인다.

    한편에서 마을 주민 3명이 한 조를 이뤄 연근을 캐내는 모습이 신기하다. 아저씨가 삽으로 진흙을 살며시 걷어 내면 아주머니 2명은 호미로 뿌리를 따라 흙을 제거해 나간다. 표면에 상처 하나 내지 않고 연근을 캐내는 모습이 놀라울 따름이다.

    김영출(56·부산시 초읍)씨는 “이왕 온 김에 두 자루는 캐 가야죠. 연근으로 반찬도 하고, 차도 끓여 먹고, 이웃에 인심도 베풀고…, 연근으로 얼마나 할 일이 많은데요”라며 “처음 연근을 캘 때는 힘들었는데 진흙 속에서 팔뚝만한 연근이 나올 때면 힘이 절로 생기는 것 같다”고 말하며 너털웃음을 짓는다.

    밀양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연근은 얼마든지 있으니 욕심 부리시지 말고 천천히 캐 가세요”라고 말한다.

    내친 김에 직접 연근 캐기 체험에 나섰다. 장화도 신지 않은 채 질퍽질퍽한 진흙탕에서 삽으로 연근을 캐려니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참가자들이 절반도 캐지 못하고 포기한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다. 날카로운 삽으로 조금이라도 흙을 잘못 걷어낼 때면 어김없이 흙 속에서 ‘쩍’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연근이 잘리는 소리다. “에이 또 삽질을 잘못했네’ 혼자 중얼거리며 다시 삽집을 해 보지만 만만치 않다. 겨우 어른 팔뚝만한 연근 2개를 캐내고 녹초가 되어 버렸으니…, 할 말을 잃었다.

    오후 3~4시 무렵이 되자, 참가자들이 하루종일 캔 연근 자루를 어깨와 머리에 짊어지거나 이고 둑길을 따라 집으로 향한다. 모두들 얼굴에 힘든 표정이 역력하지만 입가엔 미소가 묻어난다.

    밀양시는 현재 밀양연극촌 인근에 조성된 3만1783㎡의 연꽃단지를 내년엔 7만6259㎡로 더욱 확대해 여름이면 수련, 백련, 홍련 등 30여 종의 아름다운 연꽃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며, 가을이면 연잎, 연실 수확 체험 등 다양한 연꽃 체험행사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새로운 명소로 꾸밀 예정이다.

    밀양연꽃단지 연근 캐기 체험은 무료이며 자세한 문의는 밀양시 농업기술센터 ☏359-5413.

    ▲찾아가는 길= 창원- 진영(국도25호선)- 밀양경찰서(왼쪽)지나 예림삼거리에서 좌회전- 마암삼거리에서 우회전(밀주교)- 밀양연꽃단지

    글·사진=이준희기자 jhlee@knnews.co.kr

     

    ▲연근의 효능

    ①열을 내리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진정작용(신경과민·스트레스·우울증)이 있다.

    ②무기질, 비타민C, 리놀레산, 식이섬유 등이 풍부해 뼈의 생성과 소화기능 촉진, 피부 건강 유지에 효과가 뛰어나며 콜레스테롤 저하에도 좋다.

    ③폐병, 빈혈, 하혈, 각기 치료에 효과가 있다.

    ④담배를 즐기는 사람의 니코틴을 제거시키는 해독 작용을 한다.

    ⑤치질, 충혈, 설사, 야뇨증에 좋으며 고혈압 예방 효과가 있다.

    ⑥연근을 찧어 바르거나 마시면 지혈 효과가 있다.

    ⑦천연 항산화제로 노화 방지와 불임 예방에 도움을 주며 비타민 E와 철분 함량이 높다.

    ⑧죽을 쑤어 먹으면 출혈성 위궤양이나 위염에 효과가 있다.

    ⑨연잎을 차로 마실 경우 빈혈 예방 효과가 있다.

    ▲싱싱한 연근 보관법

    ①연근을 보관할 때는 씻은 다음 신문지에 물을 조금 적신 다음 잘 싸서 봉지에 담아 냉장고에 넣는다.

    ②남은 것은 물에 담가 냉장고에 보관하고 물을 매일 갈아준다.

    ▲연근 손질법

    ①앞과 뒤를 자른다.

    ②껍질을 벗긴다

    ③불순물을 없앤다.(연근 구멍 속의 불순물을 흐르는 물에 씻으면서 젓가락 등으로 끌어낸다)

    ④식초를 넣는다.(손질이 되어 있는 연근을 구입했을 때는 조리하기 직전에 식초물을 넣어 표백 성분과 기타 성분을 없앤 다음 조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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