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4일 (수)
전체메뉴

철새들의 겨울 한정 특별공연 시작됐어요

☆ 주남저수지 탐조여행

  • 기사입력 : 2009-12-03 00:00:00
  •   

  • 해질 무렵 창원 주남저수지에서 남녀가 가창오리 군무를 지켜보고 있다.



    노랑부리저어새



    큰고니


    청둥오리


    재두루미


    ‘과안~ 과안~’, ‘뚜루루~ 뚜루루~’ ‘훗호~ 훗호~’

    이게 무슨 소리일까?

    바로 겨울 철새 큰기러기와 재두루미, 큰고니의 울음소리다.

    요즘 겨울 하늘을 화려하게 수놓는 철새들의 비행이 아름답다. 해질 무렵 저녁노을을 배경으로 수천 마리가 한꺼번에 비상하는 가창오리떼, ‘V’자형 편대비행을 하는 기러기 가족,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큰고니, 발레리나처럼 다리를 꺾은 고고한 두루미 부부 등. 새들의 몸짓만으로도 자연의 신비함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지금 ‘철새들의 천국’ 주남저수지에 가면 겨울철 진객(珍客)을 만날 수 있다.

    저녁노을이 붉게 물들자 동판저수지에서 가창오리떼의 화려한 군무가 시작된다. 이들은 약속이라도 한듯 한꺼번에 날아올라 원형과 타원형을 그리며 뭉치고 흩어지기를 반복한다. 이 장관에 탐조객들은 넋을 잃고 탄성을 토해낸다.

    주남·산남·동판 등 3개의 저수지로 이루어진 주남저수지. 철새 도래지인 주남에는 큰고니를 비롯해 노랑부리저어새, 재두루미, 기러기, 가창오리 등 30여 종 1만여 마리의 겨울 철새가 날아와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주남의 따뜻한 기후와 풍부한 먹잇감을 찾아 수많은 겨울 철새들이 몰려들고 있다.

    둑방길을 따라 갈대로 엮어 놓은 포인트 탐조대 앞에서는 큰고니 두 마리가 머리를 물속에 처박고 열심히 먹이를 찾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노랑부리저어새가 긴 부리로 물속을 이리저리 휘저으며 먹이 사냥을 벌이고 있다. 사뿐사뿐 걷는 모습이 마치 도도한 선비와 같은 재두루미는 우아한 날개를 펼치며 몸매를 자랑한다. 가창오리는 지난해에 비해 개체 수가 월등히 줄었지만 얼음이 얼고 날씨가 추워지는 12월 말쯤이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주남저수지 철새감시반장 천염씨는 “올해 주남저수지에서 월동하고 있는 겨울 철새는 노랑부리저어새 28마리, 재두루미 41마리, 흑두루미 3마리, 큰고니 1400여 마리, 큰기러기·쇠기러기 2500여 마리 등 30여 종이다”며 “지난 10월 중순에는 180여 마리의 재두루미가 주남을 찾았다가 철원과 일본으로 떠나고 현재는 40여 마리만 남았다”고 말했다 .

    특히 올해는 큰고니가 대규모로 날아와 탐방객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예년 500여 마리 정도이던 큰고니가 올해 1400여 마리로 증가한 것은 을숙도 주변의 매립 등으로 인해 토사가 쌓이면서 먹잇감을 찾아 주남으로 옮겨온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 만난 아마추어 조류연구가 모인호(45)씨는 “큰고니, 재두루미, 노랑부리저어새 등 겨울 철새와 텃새 등 모두 80여 종, 1만5000여 마리의 새들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곳은 주남저수지밖에 없다”며 “철새 도래지 주남을 전국에 알릴 수 있는 ‘창원시장배 탐조대회’ 등을 유치해 전국의 많은 사람들이 철새 도래지 주남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이준희기자 jhlee@knnews.co.kr

    사진=김승권기자 skkim@knnews.co.kr

    ☞주남저수지 대표 겨울 철새

    △큰고니= 몸 전체가 흰색이며 부리 끝과 다리는 검은색이다. 부리 기부의 노란색 부분이 앞으로 뾰족하게 나와 있다. 목을 곧게 세우고 부리를 수면과 평행하게 하여 헤엄친다. 암수와 새끼들이 가족군으로 구성돼 있다. 천연기념물 제201-2호.

    △재두루미= 뺨이 붉고 흰 목에 회색의 띠가 올라와 있다. 첫째 날개깃과 둘째 날개깃은 검은색이다. 몸은 회색이지만 셋째 날개깃과 등의 일부는 흰색이며 먼 거리에서는 희게 보인다. 암수와 어린 새 2마리 정도의 가족 무리가 모여 산다. 천연기념물 제203호.

    △노랑부리저어새= 몸 전체가 흰색이며 다리와 부리는 검은색이다. 끝 부분에 노란색을 띤 주걱 모양의 부리가 특징이다. 긴 부리로 촉각을 이용해 목을 좌우로 흔들며 전진하면서 어류, 양서류, 갑각류 등 무척추동물을 주로 먹는다. 멸종위기 조류 1급으로 천연기념물 제205호.

    △가창오리= 군집성이 강한 소형 오리로서 큰 무리를 이루는 경우가 많다. 부리는 검은색이며 수컷은 얼굴에 노란색, 녹색, 검은색의 독특한 바람개비 모양의 무늬가 있으며 부리와 접하는 부분부터 머리꼭대기까지는 검은색이다. 가슴 옆면에 흰색 세로줄이 있다. 암컷은 쇠오리와 비슷하나 부리 기부에 둥근 흰색 점이 있고 목과 멱이 더 희다. 멸종위기 조류 2급.

    ☞창녕 우포늪

    우포늪은 국내 최대의 자연늪으로, 부들, 창포, 갈대, 줄, 올방개, 붕어마름, 벗풀, 연꽃 등 430여 종의 식물이 자라는 수생식물의 보고이다. 광활한 습지는 ‘람사르 습지’(국제습지보호조약)로 지정될 만큼 깨끗하다. 하지만 급속도로 진행된 개발과 생태계 피괴로 인해 겨울 철새들의 개체 수가 크게 줄었다.

    우포늪을 찾는 겨울 철새는 큰기러기와 노랑부리저어새, 고니, 청둥오리, 고방오리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탐조 포인트는 전망대가 위치한 대대지역과 대대제방, 목포제방 등 3곳이다. 너무 넓어 탐조 거리가 먼 것이 단점이다.

    우포늪 생태관 ☏530-2690.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이준희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