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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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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 귀한 자식일수록 매를 들어라- 이동욱(진솔학원 원장)

  • 기사입력 : 2009-12-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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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왕조를 통틀어 강직하고 청렴한 성격으로 탁월한 정사를 펼친 최고의 재상으로 황희 정승을 꼽을 수 있다.

    황희 정승은 국가행정을 잘 돌본 재상으로도 유명하지만 자식 교육에 있어 엄하기로 널리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그는 자식이 공부를 게을리하고 잘못한 행동을 할 때마다 버드나무 회초리를 들었다.

    그렇게 키운 자식이 훌륭히 성장하여 아버지의 뒤를 이어 훌륭한 사람이 된 것은 소위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우리네 속담을 그대로 보여주는 모범적인 경우이다.

    이 이야기는 오늘에 비추어 과연 우리의 자식 교육은 어떠한가를 되짚어 볼 만한 것으로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동서고금을 통틀어 자기 자식 예쁘지 않은 경우가 어디 있겠냐만 바쁘게 생활에 쫓기어 일일이 자식의 행동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다.

    우리 현대인은 대부분 몇 안 되는 자식들에게 가능하면 자식이 원하는 모든 것을 다해 주는 것이 자식사랑이라고 착각하고 살고 있을 수도 있고, 다소 버릇 없이 행동하는 자식의 모습에서 재롱으로 치부하여 한두 번 슬쩍 넘어갈 때도 있으며, 더 나아가 자식의 잘못을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귀엽고 안쓰러운 마음에서 감히 회초리를 들지 못하는 경우도 반드시 없다고는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오랜시간 동안 학원에서 학생들과 생활하고 있는 나의 경험을 토대로 판단한다면 성적에 관계없이 많은 경우, 집에서 귀하게 키운 자식일수록 바깥생활에서는 함부로 거친 말을 한다든지 또는 예의 없는 행동을 포함한 우리네 정서에 반하는 일을 저지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나아가 자기중심적 사고의 틀이 굳어져 성인이 되었을 적에도 사회생활에 있어서 남에 대한 배려나 동료들 간의 협동심이 부족하게 되어 결국 사회에 적응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겪게 되는 모습을 자주 보아 왔다.

    인종과 종교를 뛰어넘어 전 세계적으로 널리 읽히고 있는 자녀교육에 대한 책 중 자녀교육 문제의 최고 권위자인 제임스 돕슨 박사의 ‘The Strong-Willed Child’에서 강조하고 있는 자녀 교육에 있어서 회초리 교육의 중요성을 굳이 빌리지 않더라도, 우리는 미운 자식에게 떡 하나 더 주고 귀한 자식일수록 회초리를 한 번 더 들어 아버지보다 나은 자식들을 만들어낸 우리 선조의 정신을 본받아야 할 것이다.

    기성세대들의 가정에서의 자녀교육의 목표를 따뜻한 가슴과 훈훈한 인간미 및 올바른 사고를 하며 반듯한 행동을 할 수 있는 인간 됨됨이에 더 많은 무게를 둔 가운데 총명함을 지향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벌써 내년 달력이 사무실로 배달되는 것을 보니 올 한 해도 저물어 가고 있다.

    연말을 보내는 여기저기 많은 모임들 속에서도 잠시 짬을 내어 자녀들과 사람 냄새 나는 진솔한 얘기를 나눠 보면 어떨까?

    이동욱 진솔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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