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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수술 해 놓고 아이 낳으라니…/김용대기자

  • 기사입력 : 2009-12-3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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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출산율이 급격히 떨어져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8일 도청에서는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다.

    출산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에 노력하기 위해 도내 사회 기관 단체를 중심으로 구성된 ‘아이낳기 좋은세상 만들기 경남운동본부’가 첫 본회의를 열었다.

    도내 각계인사 20여 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이날 아이낳기 좋은 세상을 위한 방안들을 다양하게 쏟아냈다. 왜 정작 이런 위원회를 가동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였다.

    그러나 이날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 몇 가지가 있었다.

    우선 경남도와 함께 회의를 주최한 기관이 다름아닌 인구보건복지협회였다.

    둘만 낳아 잘 기르자고 외치던 그 ‘가족협회’가 전신이다. 예비군 훈련장마다 빠짐없이 찾아와 정관수술을 권장하던 바로 그 기관이다. 또 마을마다 부녀회 등을 찾아다니며 정관수술을 하지 않는 남편을 대신해 여성 불임시술도 했다.

    불과 수년 전만 해도 정관수술을 했는데 그때 이미 출산율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었을 때다.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한 가족계획협회가 이제 아이를 많이 낳으라고 말한다.

    물론 당시의 시대상황과 지금의 시대상황이 바뀐 것은 사실이다. 아이를 많이 낳게 하기 위한 이 기관의 역할은 분명치 않다. 만약 이 기관이 아이낳기 좋은 세상 운동본부를 이끈다면 불임부부에 대해 이제 인공수정 시술을 해야 한다. 아직 그렇게 한다는 말은 못 들었다. 간판만 바꿔 달고 캠페인이나 한다고 될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또 이날 운동본부 위원들의 구성도 의아스럽게 했다. 20여명의 위원들 중 아이를 낳을 만한 연령대 위원은 아무도 없는 듯했다.

    최소한 갓 결혼한 신혼부부나 실제 양육을 하고 있고, 아이를 한 명이라고 더 낳을 계획인 젊은 부부 몇 명은 위원회에 포함돼야 실제 필요한 아이디어를 도출할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단체 대표들로 구성된 구색맞추기 위원회, 회의를 위한 회의, 정관수술을 시켜놓고선 아이낳으라고 하는 것. 과연 아이 많이 낳게 할 수 있을까.

    김용대기자(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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