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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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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예술가의 힘든 자리매김/조윤제기자

  • 기사입력 : 2010-01-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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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해 벽두, 도내 예술가들은 심기가 많이 불편하다. 새해, 새희망을 품고 예술활동에 열중해야 하는데, 한 해가 어떻게 전개될지 걱정이라는 것.

    도내 대형 전시장, 공연장을 보유하고 있는 예술관련 공공기관들이 자체예산을 세워 연중 기획전시·공연 계획을 짜면서 도내 예술가들을 아예 배제하거나, 참가시키더라도 구색 맞추기에 급급하기 때문이다.

    도내에는 경남도문화예술회관, 경남도립미술관, 창원 성산아트홀, 마산 3·15아트센터, 김해문화의 전당 등 예술관련 대형기관이 있다.

    대형 기관이 세우고 있는 올 한 해 기획전시·공연계획을 보면 도내 예술가들의 입이 튀어나올 수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예술관련 기관들의 올 한 해 기획 전시·공연은 개별 기관당 차이는 있으나 대략 7~10여 개에 이른다. 하지만 기획 전시·공연 내용 면면을 살펴보면 외국 예술가와 서울 등 수도권에서 활동하는 국내 예술가들의 초청행사가 주류를 이루고 있고, 도내 예술가들의 초청행사는 눈 뜨고 봐야 한두 건 정도 구경할 수 있을 지경이다.

    새해 벽두부터 창원 성산아트홀이 15일부터 오는 3월 중순까지 개막하는 미술행사에는 전국의 미술가 30여 명이 참가해 100여 점의 작품을 내걸지만 도내 참여 미술 작가는 한 명도 없다. 성산아트홀이 서울예술의전당의 기획 전시를 공동으로 주최하면서 이런 현상이 생긴 것이다. 아트홀 측은 “하반기에 도내 작가들을 위한 기획전시를 계획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런 와중에 경남도립미술관이 20세기 경남미술전, 지역작가 조명전·세미나, 지역출신 작가 사진전, 경남미술사 정립전, 경남미술대전 수상작 전시 등 지역의 존재가치를 드높이는 다수의 기획전시를 계획해 그 기획력이 탁월해 보인다.

    물론, 지방과 수도권의 문화적 격차 해소를 위해서는 유수의 대형 기획 전시·공연이 절대 필요하다. 하지만 새해 벽두부터 들려오는 ‘타지 작가 초청 예술행사’는 가뜩이나 힘든 도내 예술가들의 사기를 ‘경인년 출발선상’에서부터 저하시키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지역 예술가들은 자신의 호주머니에서 대관료를 내면서 행사를 해야 하고, 타지 예술가들은 대관료 없이 초청받아가면서 예술행사를 한다는 ‘지역적 자괴감’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윤제기자(문화체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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