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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강보의 논술탐험] (70) 방학숙제 글쓰기 ‘사이버 세상 언어여행’

인터넷 글 베끼지 말고 책 속에서 글감 찾아라

  • 기사입력 : 2010-01-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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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짱: 안녕하세요. 겨울방학 글쓰기 숙제 때문에 고민하는 중딩이에요. 2학년이고요. 형식에 상관없이 1500자 분량으로 글 한 편을 써 오라고 했거든요. 무얼 어떻게 써야 할까요?

    글샘: 이맘때쯤이면 학생들이 방학숙제 글쓰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하곤 하지. 글샘에게 정중하게 부탁하는 것까진 좋았는데, ‘중딩’이란 표현이 거슬리는구나.

    글짱: 이크크. 죄송해요. 인터넷을 하다 보니 습관이 돼서…. 글샘의 논술탐험을 꼬박꼬박 읽고 있는 학생이거든요. 그래서 조심스럽게 얘기했는데도 실수를 했네요.

    글샘: 뭐, 글쓰기 주제를 고민할 필요는 없겠구나. 방금 네가 실수한 것처럼, 잘못된 생활 속 언어 습관을 글감으로 삼아 글을 한번 써 보렴. 물론 한 가지 사례만으로는 막막할 거야. 지난주 논술탐험에선 독후감을 쓸 때 다양한 글감을 자신의 경험과 어우러지게 쓰라고 했지. 먼저 글감을 생각해내는 게 필요하겠지. 글샘이 지금 네가 꼭 읽었으면 하는 책을 한 권 추천해 주고 싶어.

    글짱: 휴~. 방학하고 나서 대여섯 권이나 읽었는데 또 읽으라고요?

    글샘: 걱정하지마. 아주 부담 없는 책이야. 분량도 64쪽밖에 안 되고, 무료로 읽을 수 있는 책이거든.

    글짱: 그런 책이 어디 있어요?

    글샘: 국립국어원 누리집(www.korean.go.kr)에 가면, 전자책(e-Book)으로 만날 수 있는 ‘사이버 세상 언어여행’이야. 국립국어원은 우리나라 어문 정책에 관한 연구를 주관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소속의 국어 연구기관이란다. 이 책은 국립국어원이 한국어문기자협회(옛 한국어문교열기자협회)와 함께 교육용으로 만든 것이야. 2008년 12월에 비매품으로 제작해 각 학교와 기관 등에 배포했단다.

    글짱: 어떤 내용으로 쓴 책인가요?

    글샘: 사이버 공간에서 글을 쓸 때 지켜야 할 예의와, 저작권 문제 등을 쉽고 상세하게 써 놓았어. ‘사이버 세상 언어여행’이란 책은 일반인용으로 제작됐지만 중학생이 읽어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란다. 이 책이 어려우면, 함께 소개돼 있는 청소년용 ‘사이버 세상 댓글 날다’를 읽어도 괜찮아. 표현이 좀 더 쉽고 만화를 곁들였을 뿐, 내용이나 주제는 비슷하거든. 초등학생은 지난해 만화 형식으로 만든 ‘메아리의 바라기별 대모험 - 행복열매를 찾아서’를 보는 게 좋을 거야.

    글짱: 그러고 보니 ‘사이버 세상 댓글 날다’는 중1 때 학교 선생님이 꼭 읽어보라고 얘기한 것 같아요. 그땐 별 생각 없이 지나쳤는데, 이제라도 국립국어원 누리집에 들어가서 꼭 읽어 볼게요.

    글샘: 오늘 논술탐험은 그 책의 내용을 대략 소개하면서, 글쓰기를 할 때 조심해야 할 점을 짚어 보기로 하자. ‘사이버 세상 언어여행’은 ‘공감, 배려, 소통, 질서’라는 네 가지 테마로 나눠져 있어. 이 용어들은 논술시험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주제어이기도 하지.

    글짱: 그러면 제 경험을 배려나 소통 같은 주제에 맞춰 써 나가면 된다는 말씀이네요.

    글샘: 그렇지. 이 책의 주요 소제목으론 <말과 글은 다르다, 논리 없는 주장은 모래성이다, 차별을 낳는 말, 또 다른 언어 - 이모티콘, 맞춤법 지켜야 즐겁다, 창작물에는 주인이 있다, 잘 읽어야 잘 쓴다> 등이 있어. 사이버 공간에서의 언어 생활과 글쓰기에 대해 바람직한 방향을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제시하고 있단다. 그중에 방학숙제를 할 때 인터넷에 있는 글을 자신의 글처럼 베껴서 제출한 학생들이 있어 선생님이 황당해한 사례도 있어.

    글짱: 저는 그래도 아직까지 인터넷 글을 베껴서 숙제로 제출한 적은 없거든요.

    글샘: 다행이구나. 이 책에서는 왜 남의 글을 맘대로 가져와 쓰면 안 되는지 ‘저작권 침해’ 사례를 들어 잘 설명하고 있어. 아마 학생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그런 일이 없어질 거라고 생각한단다.

    글짱: 그 책에서 강조한 대목이나 유난히 기억나는 대목이 있으면 소개해 주세요. 책을 읽으면서 좀 더 관심 있게 살펴보려고요.

    글샘: 글쎄다. 어느 한 대목이 중요한 게 아니라 모든 대목이 소중한 내용이라서. 그중 몇 군데만 소개할게. <인터넷은 끝없이 연결되고 열린 공간이다. 쓰고 올리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하기. 그것은 상대를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이고 나와 세계를 이어주는 든든한 끈이다.>  <성적 욕설을 퍼붓는 사람은 대부분 죄책감을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이런 버릇은 피해자에게 큰 상처를 줄 뿐만 아니라 자신의 마음도 병들게 한다. 여성을 성적 도구로만 바라보는 왜곡된 성 관념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이 써 놓은 글을 제대로 읽는 것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듣는 것과 같이 중요하다. 잘 들어야 말을 잘할 수 있듯이 잘 읽어야 잘 쓸 수 있다. 말꼬리를 잡고 늘어지거나 감정에 치우쳐 엉뚱한 이야기로 비약하면 토론은 엇나가고 무의미해진다.>

    글짱: 그러면 제가 글쓰기 숙제를 할 땐 생활문으로 쓸까요, 독후감으로 쓸까요?

    글샘: 네가 편한 형식으로 쓰거라. 이 책을 읽고 달라진 마음자세 등을 쓰는 글이라면, 독후감이 어울릴 것 같구나. 그리고 경남도에서 매월 5일을 ‘선플 day’로 지정해 선플 달기 운동을 펼친다는 신문기사(경남신문 2009년 12월 29일자)도 글감으로 곁들이면 ‘나만의 글’이 될 수 있을 거야. 구체적인 예문을 들어 설명해 주면 좋겠지만, 행여 일부 학생들이 자기 글처럼 베낄까 걱정된단다. 오늘은 글짱의 독창적인 글쓰기를 기대하며 이 정도에서 마쳐야겠구나.

    글짱: 글쓰기를 하는 데 도움 주셔서 고맙습니다. 제 방학숙제 고민 해결뿐만 아니라 많은 걸 배운 논술탐험 시간이 됐어요.

    글샘: 그렇게 생각해 주니 고맙구나. 아 참, 독후감을 쓴 뒤엔 국립국어원 누리집에 고마움의 댓글을 남겨 놓는 게 ‘선플 달기’ 실천의 첫걸음이겠지.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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