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5일 (목)
전체메뉴

‘대동’을 살려야 하는 이유/김진호기자

  • 기사입력 : 2010-01-21 00:00:00
  •   

  • 혹한이 맹위를 떨치던 지난 13일 오후 3시 창원지방법원 103호 법정. 대동 건설 3개사 회생계획결의를 위한 제2회 관계인 집회에서 곽인환 대동종합건설·대동주택 관리인이 화가 앞에 앉은 추녀처럼 몸을 사리며 회생계획안 요지와 채권자 권리변경 및 변제방법 등을 읽어내려 갔다.

    “채권자 여러분의 희생과 인내 없이는 이 회생계획의 원만한 수행이 불가능한 것을 깊이 통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회생담보권자 및 회생채권자의 일부 권리를 변경하고 변제기간을 유예하며 일부를 면제하는 것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었던 점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한때 전국주택건설 실적 7위와 전국 시공능력평가 59위를 자랑하던 대동은 지난 2000년 1월 최종부도를 낸 뒤 3개월만에 화의인가를 이끌어내고 4년만에 화의졸업을 했지만 지난해 2월 다시 부도를 내면서 ‘대동 살리기’에 나섰던 도민들에게 ‘죄인’이 됐다.

    대동이 다시 쓰러진 것은 세계적인 불황과 화의로 인한 금융비용 등이 겹쳐진 때문이지만 경영진에 포진한 사주 일가를 보는 시선은 곱지않다. 채무변제에 있어서 사주의 ‘고통분담’이 없는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그럼에도 지역으로서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동을 살릴 수밖에 없다. 사주도 대동가족도 아닌 도민과 지역건설업체를 위해서다.

    대동종합건설은 경남의 유일한 1군 건설회사로 명맥을 이어오고 있지만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린다.

    도내에 각종 대형개발사업들이 진행되고 있지만 도내 전문건설업체들이 하도급을 받은 실적은 초라하다. 대동이 청산되면 지역 전문건설업체들이 설 땅은 더욱 줄어든다. 건설시장은 타지역 1군업체에 내줘야 한다. 수조원에 이르는 회생채권 등으로 개인파산과 기업의 연쇄 부도가 불가피하다.

    대동이 목숨을 걸고 경영에 임하겠다고 나섰다. 대동은 더이상 개인소유의 기업이 아니다. 회생을 위해 고통과 희생을 감내한 임직원과 도민의 기업이다. ‘경영정상화’만이 채권자에게 보답하고 지역사회에 이바지하는 길이다.

    김진호기자(경제부)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진호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