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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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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 나라 사랑하는 한 해 되도록- 윤일구(마산보훈지청 보훈과장)

  • 기사입력 : 2010-01-2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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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인년 새해를 맞이한 지도 어느덧 1월의 하반기로 접어들었다.

    올 한 해는 우리에게 어느 때보다도 올바른 역사의식이 필요한 한 해다. 올해는 역사의 분수령이 된 100년 또는 10년 단위의 기념일이 일곱 개나 되는 뜻깊은 한 해로 우리가 사는 이 땅에서 일어났던 치욕과 통분, 그리고 좌절과 영광의 역사를 잊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역사적 사건들의 성격을 하나하나 짚어보는 것도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아 여기에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100년 전 당시 국왕과 위정자들의 무능으로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긴 경술국치가 있었고 이 땅에 태어난 서른두 해를 오로지 조국독립에 투신하다가 일본의 심장에 총탄을 날린 안중근 의사의 순국 100주기가 올해다. 1920년 10월 간도에서 김좌진 장군이 이끄는 독립군들이 일본군 1200여명을 사살한 청산리 대첩도 90주년이며 김구 주석이 상해 임시정부에서 국내진공작전을 위한 광복군을 창설한 지도 70년 전이다.

    이 땅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국가유공자들이 피를 흘려야만 했는지를 깨우쳐 주는 6·25 자유수호전쟁도 60년을 맞는다. 그리고 이 땅에 민주주의의 지평을 연 4·19혁명 50주년과 5·18민주화운동도 30년이 지났다. 이런 일련의 역사적 사실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힘이 없으면 나라를 빼앗겨 노예처럼 비참하게 살 수밖에 없으며, 무력에는 더한 무력으로 이를 응징해야 한다는 사실과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진리와 함께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일깨워 주는 이정표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대다수 국민들은 올해 이러한 역사적 사실들이 있는지를 아는지 모르는지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다. 정부는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행사를 대대적으로 전개해 전 국민에게 역사의식을 드높이는 한편 지난날의 잘잘못을 다시 한번 되새겨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이렇듯 국가 위난 시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던 수많은 선열들이야말로 애국의 화신이며 민족정기의 정화(精華)임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지난 신년 초하루 이른 아침, 몹시 추운 날씨인데도 보훈단체장, 유족과 미망인을 비롯한 보훈청 직원 등 100여명이 창원 충혼탑에서 신년참배를 드렸다. 매년 드리는 참배이지만 특히 국격 상승의 원년이라는 다짐과 함께 올해의 참배는 새로운 감회로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묵념을 올리는 그 경건의 순간에는 조국의 안녕과 번영을 바라는 우리들의 염원(念願)을 알았는지 지저귀던 새소리도 멈췄고 감은 눈 속 저 멀리서 맨손으로 태극기를 흔들며 독립만세를 외치는 수많은 선열들과 적의 총탄에 피를 흘리면서도 조국의 안위를 걱정하며 숨져가는 국군용사들의 환영이 클로즈업되면서 망막에 다가왔다 사라짐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순간 선열들의 뜨거운 맥박이 내 가슴속으로 면면히 이어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치욕의 경술국치 100주년과 6·25 자유수호전쟁 60주년을 맞이하면서 이 땅에 100년간 겪은 비극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 모두는 부릅뜬 눈으로 우리의 주변을 살펴야 한다. 그리고 역사의 획을 그은 사건들을 통해 힘이 없으면 침략을 당한다는 사실과 기억하지 않는 망각의 역사는 반복되는 것임을 깨달아 올 한 해는 더욱 나라를 사랑하고 항상 깨어 있는 역사의식으로 올곧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윤일구(마산보훈지청 보훈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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