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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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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문화예술계/양영석기자

  • 기사입력 : 2010-02-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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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처럼 문화예술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부끄러운 적이 없습니다.”

    한 음악인이 최근 경남문화재단의 설립 과정을 지켜보며 토로한 말이다.

    지난 2월 2일 창립이사회를 갖고 공식 출범한 경남문화재단 이사 15명 중 문화예술계 인사는 단 2명뿐이다.

    경남도민의 창조적 문화예술 환경을 조성하고 문화향수 기회를 확대하며 문화예술 인력 육성을 지원할 경남문화재단에 문화예술인들은 곁가지 신세인 셈이다.

    이래서는 문화예술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고 전문성이 결여돼 경남문화재단의 문화예술 관련사업이 제대로 진행되기 어렵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발기인대회 인사 선정부터 이사진 구성을 주도한 경남도의 인식도 문제지만 이를 바라보기만 한 문화예술계의 대응도 문제가 있다.

    대부분의 문화예술인들이 경남문화재단 이사 구성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지만 무슨 이유인지 대놓고 항의하지 못하고 이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등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문화재단 이사진 선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도 문화예술계가 아니라 언론이다. 뒤늦게 경남예총은 도지사를 면담하고 성명서를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하나도 성사되지 않았다. 오죽하면 제 밥그릇도 못 찾는다는 말이 나올까.

    일각에서는 경남문화재단의 설립 초창기에는 자립기반 강화가 우선돼야 하기 때문에 인지도가 높은 인물이나 경제계 인사들이 이사진으로 포진하는 게 합당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경남문화재단이 기금 조성만 하는 곳인지 묻고 싶다. 당장 문화예술 지원사업을 해야 하고 어떤 문화예술 사업을 벌이고 어떤 단체를 지원해야 도민들의 문화향유 욕구가 충족되고 문화예술 전반에 파급효과가 클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해야 한다. 누가 그 일을 할까?

    양영석기자(문화체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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