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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강보의 논술탐험] (72) 신문에서 적절한 글감 찾아 접목해 보라

애국심을 주제로 글쓰기

  • 기사입력 : 2010-03-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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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짱: 안녕하세요. 논술에 관심 많은 고교 2학년 학생이에요. 지난번 밴쿠버 올림픽 때 우리 선수들의 감동적인 모습을 보며 애국심을 주제로 글을 써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쓰려고 하니 막막했어요. 쉽게 글을 쓸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건가요?

    글샘: 그렇게 질문하니 글샘도 막막하구나. 금메달을 딴 선수나 메달을 따지는 못했지만 도전정신을 보여준 우리 선수들을 보며 국민들이 감동받은 건 사실이지. 개인의 영예가 나라의 이미지를 높여주는 역할을 하지만, 막상 우리 선수들이 애국심 때문에 투혼을 불살랐다고 하려니 뭔가 어색한 느낌이 들기도 하겠지. 물론 우리 선수들이 애국심이 없다는 건 아닌데 말이야. 아마 그런 점 때문에 애국심을 주제로 글을 써 나가기 어려웠을 거야.

    글짱: 맞아요. 제가 그런 느낌이었어요.

    글샘: 다만 주제를 조금 달리하면 올림픽을 소재로 다양한 글을 쓸 수 있단다. 경남신문에 실린 기고를 보면, 고통과 좌절을 이겨낸 우리 선수들의 투혼이 있었기에 세계가 코리아를 다시 평가하게 되었을 것이라는 글도 있거든. 그리고 선수들만 칭찬하기보다는 그들을 가르친 지도자의 숨은 노력을 높이 평가한 글도 있지.

    글짱: 그러면 올림픽이 아니더라도 애국심을 주제로 쓸 만한 글감은 어떤 게 있을까요?

    글샘: 적절한 사례가 될는지 모르겠다만, 지난주 중학교 3학년 여학생(아이디:깜냥)이 글샘의 사이트에 사진과 함께 올려놓은 글을 간략하게 소개할게. 애국심을 주제로 학교에서 5분 동안 발표할 내용이라며 부족한 점이 없는지 짚어달라고 하더구나.

    <지진이 발생한 칠레의 국기 사연이 담긴 사진. 출처=조선일보>

    여러분! 이 사진을 주목해주십시오. 폐허가 된 집터에서 찢어지고 더럽혀진 국기를 들고 있는 남자가 보이십니까?

    최근 아이티에 이어 칠레에서도 안타깝게도 대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절망에 빠졌던 칠레는 이 사진을 보고 다시 국가재건에 힘을 쏟고 있다고 합니다.

    사진 속 이 남성은 관광객들에게 팔찌나 목걸이를 팔던 26살의 브루노 산도발이라는 청년이었습니다.(중략) 그는 폐허 속에서 살림살이라도 건지고자 땅을 파다가 땅속에 묻힌 칠레 국기를 발견했습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그 국기를 펼쳐 들었습니다.

    때마침 주변을 지나던 외신기자들이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고, 그의 모습은 칠레 전역에 전해져 칠레 재건의 상징이 되었다고 합니다.

    위의 사례처럼 국기는 그 나라를 잘 나타내는 중요한 상징이자 애국심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떻습니까? 얼마 전 91주년 삼일절에 여러분은 무엇을 하고 지내셨습니까? 봄방학을 즐기며 놀진 않았나요? 여러분은 그날 1분이라도, 독립운동을 하셨던 열사 분들을 기리며 감사한 마음을 가지셨습니까?

    애국심이란 거추장스러운 것도 아니고 힘든 것도 아닙니다. 고리타분하게 애국가를 부르는 것도 아닙니다. 올림픽에서 선수들이 메달을 따고 단상에 태극기가 올라가는 것을 보고 가슴 벅찬 감동을 느낀 것 같은 것에서 우린 애국심을 떠올릴 수 있는 것입니다.(중략)

    우리 신세대들만의 방식을 찾아내 나라를 사랑하고 우리나라 국민임을 자랑스러워할 수 있다면 그것이 진정한 애국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샘: 이 글엔 네가 쓰고 싶어 했던 밴쿠버 올림픽 얘기도 나오지. 이 학생이 예를 든 <한장의 사진과 칠레 국기> 사연은 지난 6일 조선일보에 실린 거야. 이 학생은 신문기사를 애국심과 연계해 발표수업의 소재로 삼은 것 같아.

    글짱: 중학생이 그런 생각을 하다니, 제가 부끄럽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네요. 그런데 글샘은 어떤 조언을 해주셨어요?

    글샘: 뭐, 사례와 주제가 잘 접목되어 있다고 칭찬했지. 다만, 삼일절에 독립운동 열사를 기리며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는지를 묻는 것보다 ‘태극기를 게양했는지’를 묻는 게 더 나을 것 같다고 했어. 어른들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국경일 태극기 게양에 무신경한 게 사실이잖아.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애국’을 강조하는 방법이 더 공감하는 글이 될 수 있거든.

    글짱: 지난 삼일절 때 창원에는 비가 왔잖아요. 저희 집엔 태극기를 게양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태극기를 게양한 집도 있었어요. 그걸 소재로 글을 써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글샘: 그런 글감도 괜찮아. 아직도 ‘심한 눈·비와 바람 등으로 그 훼손이 우려되는 경우에는 국기를 게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모르는 어른들도 많거든. 이처럼 글감이란 생활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어. 앞에 예를 든 중학생처럼 신문을 꾸준히 보는 것도 글쓰기에 도움이 된단다. 지난 13일 경남신문에 <우리는 또 한분을 보냅니다>라는 제목으로 실린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타계’소식은 많은 걸 생각게 하는 기사란다. ‘법정스님 입적’과 ‘김길태 사건’에 가려 다른 신문에선 비중있게 다루지 않았더구나. 일제 때 당한 그 한을 풀어주지 못한 게 우리의 미안함이요 과제잖아. 올림픽이나 태극기에만 얽매이지 말고 이 기사를 애국심과 연계해 글을 써 보려무나.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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