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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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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풍수지리] 과학으로서의 풍수

양택보다 음택이 풍수지리적 효험
뼈는 음양 생기의 정기가 응결된 것

  • 기사입력 : 2010-03-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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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체 산화하며 좋거나 나쁜 감응 발생

    사람은 태어남과 동시에 울음을 터뜨리며 호흡을 하고, 호흡을 해야 비로소 독립된 생명체로 인정받는다.

    또 태풍이 한 방향에서 계속 불어온다면 사람은 반대쪽으로 얼굴을 돌린다.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오면 숨을 쉬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밀폐된 공간에서 선풍기 바람을 얼굴 방향으로 하여 잠을 자는 경우에 간혹 질식사하기도 한다. 따라서 적당량의 공기(바람)만이 생기(生氣)로서 역할을 하고, 너무 세거나 적다면 생물은 오히려 질식해 죽는다.

    바람은 주변의 산천 형세와 건물 형상 그리고 도로의 모양에 일정한 순환궤도(바람길)를 그리면서 움직인다. 46억 년 전, 지구가 처음 탄생했을 당시의 모습과 지금의 산천은 분명히 다르다.

    혈장(穴場·집터와 묘터)의 지형과 지질을 변화시키고 그곳에 사는 생물체의 생명 활동에 영향을 주는 공기는 주변의 산천지세를 따라 일정한 궤도를 순환하고, 흘러 다니는 공기의 힘은 빠르기도 하고 느리기도 하면서 정도의 차이를 보인다.

    지표면에 있는 공기는 1㎥당 1293g(1.3kg)으로 상상도 하기 어려울 만큼 무겁다. 그러나 10km 상공의 공기는 1㎥당 고작 400g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질량이 무거운 지표의 공기는 가공할 파괴력을 지니며 땅을 유린하는데, 미국 중부 지방에서 발생하는 토네이도는 자동차와 사람은 물론 불도저까지 뒤집어 놓을 만큼 위력이 대단하다.

    토네이도가 훑고 지나간 뒤의 폐허를 바라보면 바람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실감하게 된다. 풍수지리학은 ‘바람을 가두고 물을 얻는다(藏風得水)’라는 뜻에서 유래된 말이라 하지만 땅 속에선 적정한 물을 찾는 것으로 ‘水’요, 땅 밖에서는 최적의 공기를 선택하니 ‘風’이 되어 이 학문을 ‘풍수학’이라 이름 지은 것이다.

    풍수학은 자연이 가진 무한한 에너지를 탈취하여 그 에너지의 생기에 감응 받아 운명을 개척하려는 목적이 있다(장경·葬經, 탈신공개천명·奪神功改天命)고 하였다. 탈취하는 방법에는 조상의 뼈가 산화되는 과정을 통해 전해 받거나, 주택을 짓고 살며 지기를 받는데, 풍수적 효험은 살아 있는 사람의 주거인 양택보다는 죽은 사람이 사는 음택에서 더 크게 기대된다. 인체는 부위에 따라 생기를 감수하는 정도가 다른데, 뼈가 가장 감수율이 높고, 근육과 피부 등은 약하다. 왜냐하면 뼈는 음양 생기의 정기가 응결된 것이고, 이에 반해 근육과 피부는 이 정기로부터 발전된 ‘근본’ 에 대한 ‘끝 ’이며 ‘진(眞)’ 에 대한 ‘가(假)’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체를 매장하면 살과 피는 썩어 흙으로 돌아가고 생기와의 감수성이 강한 뼈만 남게 되니, 감수성이 약한 근육과 피부에 에워싸인 살아있는 사람보다 뼈가 드러난 조상의 유골이 생기와의 감응이 더욱 강하다.

    무라야마 지쥰의 조선의 풍수에서 ‘장경’은 조상과 후손 사이에 서로 동기감응(同氣感應)을 일으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서촉에 있는 동산(銅山)이 붕괴되니, 한나라 동쪽의 미앙궁에 있던 종이 저절로 울렸다. 황제가 동방삭에게 물었더니 ‘이 종은 동산에서 캐낸 동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동질의 기가 서로 감응을 일으켜서 저절로 울렸다’라고 했다. 그러자 황제는 “미천한 물질도 서로 감응을 일으키는데 만물의 영장인 사람은 조상과 후손 사이에 얼마나 많은 감응을 일으킬 것인가!”라고 말했다.

    ‘동산토염 서산기운(東山吐焰 西山起雲)·동쪽 산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니 서쪽 산에서 구름이 일어난다.’ 사람은 만물의 영장으로 생물 가운데 가장 강력한 기가 응결된 결정체이다. 특히 뼈는 도체로서 기를 잘 흡수하기 때문에 인체 가운데 가장 많은 기가 응결되었다. 사람을 매장하면 피와 살은 곧 썩어 없어지지만 뼈만은 오랫동안 남아 서서히 산화된다. 따라서 남은 뼈는 같은 유전인자며 같은 질자체를 가진 후손과 시공을 초월하여 좋거나 나쁜 감응을 일으키게 된다. 어떻게 보면 풍수 사상은 아직 까지는(미래에 증명될 가능성은 많음) 과학으로 증명되지 않은 또 다른 과학일 수 있다.

    주재민(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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