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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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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풍수지리] 집에는 정신이 있다

  • 기사입력 : 2010-04-3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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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풍수지리에서 토질은 수기(水氣)토질, 조기(燥氣)토질로 대변해서 볼 수도 있고, 암석토질, 점토질, 사토질로 구분해서 볼 수도 있다. 이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은 토질의 특성이 지나치지 않고 고루 갖춘 것이 제일 좋다. 즉 사토와 점토가 섞이어 알맞게 습기를 함유할 수 있으면 좋은 토질이라고 본다.

    그러나 땅이 좁은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로서는 이런 것을 일일이 따져서 선택할 수 있는 입장은 못 되지만 매립지와 수해 때 침수지였던 땅인지 아닌지, 그리고 택지 조성 때 성토된 곳인지 절토된 곳인지쯤은 따져야 한다. 이상은 굳이 가상(家相·집의 관상)이 아니더라도 상식적인 이야기지만 가상 이론이란 것이 알고 보면 거의 다 상식과 과학적인 것을 근거로 삼는다.

    그리고 주변 환경 중에서 가장 문제되는 것이 길이다. 길은 사람이 다니는 길이 될 뿐 아니라 바람이 지나가는 길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상학에서는 막다른 골목에 대문이 있는 집을 꺼린다. 왜냐면 바람이 더 이상 지나갈 수 있는 바람길이 없으니 살풍을 고스란히 맞게 되기 때문이다.

    환경에서 길 다음으로 중요시하는 것은 자기 집보다 높은 건물이 어느 쪽에 있느냐는 점이다. 북·서·북서·북동쪽에 있는 것은 햇볕을 가리지 않아 좋고, 남·동·남동은 해롭고, 남서쪽은 무난하다.(단 예외는 있음)

    또한 물의 출입처가 어떻게 되어 있느냐가 문제가 되기도 한다. 상수도·하수도 시설이 제대로 되어 있게 마련인 도회지에서는 더 따질 필요가 없으나 장마 때 침수 우려가 많은 곳이나 요지(凹地)는 피해야 한다. 그리고 사회 환경·자연 환경으로서는 습지·오물 집적장·무덤·연못·저수지 등이 가까운 곳에 없는 것이 좋다. 집은 통풍·채광(햇빛 등을 받아들여 실내를 밝게 함)·한난(寒暖)조절·견고성·편리·위생·실용성·미관 기타 여러 가지가 복합된 목적이 만족되어야 좋은 집이 됨은 물론이다.

    가상(家相) 판단은 부엌이 어떻다, 대문 자리를 잘 잡았다 이런 식으로 일부분의 상(相)에만 집착하면 틀리기 쉽다. 장점과 단점이 섞이기 마련이므로 종합적으로 분석해서 판단을 해야 한다. 가령 집터는 나쁘지만 그 결함을 집이 보충해 주었거나 화장실 위치는 나쁘지만 볼록(凸) 부분에 자리 잡았다든가 하면 결함이 감소되거나 상쇄된다고 본다.

    따라서 전문가라면 어느 한 가지에 지나치게 치우쳐 집착하지 말고 대국(大局)적으로 보아야 한다.

    가상 판단의 첫째는 음기가 강한 집에 가까이 들어서면 어딘가 음산하고 산만하게 느껴진다. 둘째는 대문의 크기·형태·위치·방향과 담의 특징, 대문과 담 주변의 특징을 본다. 셋째는 지붕의 형상·창문의 크기·위치·방향 등을 본다. 넷째는 현관의 장단점과 청소상태, 신발 정돈의 양부(良否)를 살핀다. 거주자의 교양과 정신 상태를 엿볼 수 있는 일단계가 현관, 이단계가 화장실, 삼단계가 부엌인데, 가상 역시 다른 운명학과 마찬가지로 심상(心相)을 중요시한다.

    세계적인 건축가인 르 코르뷔지에는 “집에는 정신이 있다”고 하여 집의 신비한 작용력을 강조하였다. 이제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양택풍수를 적극적으로 적용하거나 응용하는 시대이다.

    참고로 지난해 홍콩의 풍수지리 시장 규모는 대략 25억 홍콩달러(약 3000억원)이었으며 고인의 묏자리를 선택하는 음택 위주인 한국의 풍수와는 달리 집터의 좌향과 실내 가구 배치를 위주로 한 양택풍수가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홍콩에서는 건물의 위치나 방향은 물론 가구의 배치와 창문의 위치까지 풍수 전문가에게 자문을 하는 것이 상례처럼 되었다. 미국 실리콘밸리와 샌프란시스코 일대의 하이테크 기업들 사이에는 쾌적한 근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풍수컨설턴트의 조언에 따라 회사 내부 구조를 바꾸는 것이 유행이다.

    유럽에서도 지자기, 전자파, 자기장 등이 인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파동과학이 주목을 받으면서 풍수인테리어 바람이 불고 있다. 서울 예술의 전당 앞 아쿠아 아트 육교와 강원 홍천 대명 비발디파크 내 소노펠리체 리조트 등을 설계한 프랑스 출신 건축가 다비드 피에르 잘리콩은 “풍수지리의 원리를 건축설계에 응용하고 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묘지와 집터의 형태, 바람과 물의 흐름과 세기가 사람에게 영향을 크게 미친다는 풍수지리는 자연을 연구하는 또 다른 자연과학의 한 분야가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주재민(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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