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30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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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은 나몰라라, 뻔뻔한 시민버스 대표/김정민기자

  • 기사입력 : 2010-05-0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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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스운송사업체인 마산시민버스가 최종 부도처리된 지난 3월 17일 마산시청 교통행정과.

    시민버스 대표가 수염도 깎지 않은 채 초췌한 모습으로 앉아있었다. 가진 것이 없는 사람처럼 낡고 허름한 등산복 차림이었다. 시민들의 혈세가 들어가고, 운전기사들의 임금을 수년째 주지 않았는데도 ‘왜, 무엇 때문에, 부도처리된 것인지’에 대해 설명하러 나온 것이었다.

    그는 소식을 듣고 찾아온 기자들에게 “(부도처리된 데) 죄송합니다. 면목이 없습니다”라고 낮은 자세를 보이며 사과했다. 그리고 “경영상의 문제점이 있지만 고유가에 이은 버스업계의 침체와 IMF 시기에 무리하게 가포동에 차고지를 지은 것이 잘못”이라고 말했다.

    기존 50대의 버스를 매각한 돈 50억원은 “임금체불로 고통을 겪고 있는 운전기사들을 위해 썼다”고 했다. “나 자신보다는 운전기사들을 위해, 회사를 위해 희생했다”고 강조하면서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해 통과하게 되면 다시 일어나서 시민버스를 잘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노동청 조사 결과 사실과 달랐다. 그는 운전기사들의 임금을 상습적으로 체불하면서 시내버스 운송수익금과 마산시 재정지원금 등을 직원 임금으로 우선 주지 않고, 자신과 가족들의 사치생활을 위해 사용하거나 토지구입 및 건물신축비용 대출이자를 갚는 데 썼다.

    부도 후에는 경매처분에 대비해 부인 명의의 아파트에 딸 명의로 4000만원의 전세권 설정등기를 했으며 법인계좌로 입금돼야 할 자금을 딸 개인계좌로 송금받아 횡령한 사실도 확인됐다.

    밤낮 졸음을 참으며 힘들게 운전대를 잡은 시민버스 운전기사들은 엄연한 노동의 대가인 임금이 아니라 빚더미에 올라 있다. 절박한 생계 탓에, 억울함에 나오던 눈물은 이제 분노로 바뀌었다. 시민버스의 회생을 위해, 제2의 시민버스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부도덕한 사업주에 대한 처벌이 필요하다.

    김정민기자(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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