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13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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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강보의 논술탐험] (74) 지방선거와 생각 나누기

숨은 民心을 ‘힘센 정부’에 票心으로 알리다

  • 기사입력 : 2010-06-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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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샘: 오늘은 ‘6·2지방선거’에 대한 생각을 나눠 보자꾸나. 주제가 다소 무거울 수도 있겠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얘기해 보자.

    글짱: 어휴, 벌써부터 머리가 슬슬 아파 오는데요.

    글샘: 아니, 학교 수업시간에도 배우는 거잖아. 사회 교과에 나오는 ‘민주주의와 선거’ 같은 대목을 이번 지방선거와 견줘 보면 생각의 폭이 넓어지지 않겠니?

    글짱: 저희 고딩들이야 지난 선거투표일에 학교 안 가고 하루 쉰 걸로 만족해요.

    글샘: 이런~. 글샘이 억지로라도 토론 분위기로 몰고 가야겠구나. 이번 선거 결과에 모두들 깜짝 놀랐지. 가히 ‘선거혁명’이었거든. 여당인 한나라당이 국민들의 마음을 너무나 몰랐다는 게 증명된 셈이라고나 할까.

    글짱: 학교 친구들끼리는 이렇게 말해요. 정부가 천안함을 가지고 너무 오래 장난쳤다고….

    글샘: 학생들 얘기라고는 하지만, 표현이 조금 지나친 것 같구나. 여기 논술탐험에서는 그래도 논거를 제시하면서 얘기를 풀어 나가야겠지. 선거 결과를 분석한 언론보도나 칼럼에서는 대체로 ‘북풍이 역풍을 맞았다’고 평했어. ‘노풍’도 어느 정도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지. 아무튼 후보의 자질보다 ‘정부와 여당에 대한 심판’에 표심이 좌우됐다는 견해가 우세하지. 글짱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참패한 원인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니?

    글짱: 정부가 국민의식을 너무 낮춰 본 게 아닐까요? 무시했다고나 할까?

    글샘: 내 생각엔 ‘정부가 국민을 다루려 했다’는 게 패배의 원인인 것 같아. 며칠 전 한 TV 오락프로그램에서 출연자 한 명이 “남편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하자, 가수 양희은이 따끔한 한마디를 했어. “사람은 다루는 게 아니다”고. 그러면서 “마음으로 소통해야 한다”고 말하더구나.

    글짱: 참 괜찮은 표현이네요. 국민과 소통하려고 하지 않은 정부가 연상되는데요.

    글샘: 다른 사안은 제쳐두고 천안함 사건만 볼 땐, 선거 시기와 맞물린 천안함 조사 결과 발표를 국민들은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한 것 같아. 정부가 이번 선거에서 여당의 승리를 기대했다면, 선거 이후로 발표를 미루는 게 옳지 않았을까. 그랬으면 국민들에겐 ‘겸허한 정부’로 받아들여져 표심 이탈을 막을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단다.

    글짱: 역대 선거에서 ‘북풍’이란 게 대체적으로 정부 여당에겐 승리를 부르는 수호신으로 작용했잖아요.

    글샘: 하지만 일부 언론까지 매일이다시피 천안함 조사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상황에서, 국민들은 진실 여부를 떠나 일종의 반감을 느꼈을 거야. 여론조사 때까지 ‘숨어 있던 표심’엔 4대강과 세종시, 공천문제,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때 ‘임을 위한 행진곡’ 파문 등 ‘정부 여당의 일방 독주’에 대한 반발 심리가 잠재해 있었다고 봐야겠지. 게다가 선거 막판에 몰아친 북풍은 ‘너무 힘센 정부’를 견제하겠다는 ‘경고 메시지’를 던지는 쪽으로 국민들의 표심을 결정하게 한 것 같거든. 역으로 ‘천안함 사건이 아예 없었다면 선거는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를 한번 생각해 보자. 이런저런 추정을 해 볼 수 있겠지만, 어쩌면 ‘천안함’이라는 하나의 변수가 선거 판도를 좌우한 게 아니라는 생각도 들어. 결국 그동안 정부 여당이 국민들과 소통을 잘했는지 여부를, 국민들이 투표를 통해 밝힌 민심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글짱: 이번 선거에선 여당의 패배로 진보성향 후보 등 참신한 일꾼들이 새롭게 선출된 건 사실이잖아요?

    글샘: 우리 경남지역만 하더라도 도지사나 시장·군수선거뿐만 아니라 광역·기초의원 선거에서도 ‘비 한나라당’ 후보들이 많이 당선됐지. 지방정치에 새로운 바람이 불 수 있는 기회이기에 기대 또한 크단다. 지방자치제 시행 이후 이러한 정치구도가 처음이기에 우려 시각도 있더라. 하지만 한번 해보지도 않고 걱정부터 할 필요는 없을 거라고 봐. 그리고 이번 선거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도 있어. 분명 지역발전에 역량이 충분한 후보도 한나라당이라는 이유만으로 선거혁명의 희생양이 된 경우도 있을 테니까. 사실 지방자치제가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선 지역발전을 위한 참공약을 내걸고 실천할 수 있는 후보들이 뽑히는 게 바람직하거든.

    글짱: 다음 지방선거에서라도 그런 참일꾼들을 뽑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선거를 주제로 논술을 쓴다면 대안을 제시하는 게 필요하잖아요.

    글샘: 유권자의 올곧은 의식이 중요하다는 건 두말할 나위 없지. 미래의 유권자인 청소년들은, 현행 지방선거 방식에 문제점이 없는지 살펴보고 ‘정당공천제 폐지’를 주장할 수도 있겠지. 광역·기초의원 선거만이라도 정당공천을 없애면, 후보의 정책이나 인성은 뒷전이고 ‘정당에 대한 심판’에 치우치는 투표는 사라질 거야. 이번 선거는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어. 우리나라의 미래가 어둡지 않다는 것을 유권자의 힘으로 보여준 ‘선거 혁명’은 정부 여당엔 자성할 수 있는 회초리가 될 테니까. 또한 낙선의 고배를 마신 후보자들은 앞으로 더욱더 지역민의 마음을 헤아리고 노력을 하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믿어.

    글짱: 지방선거를 분석해보는 껄끄러운 주제인데도 글샘께서 진솔한 얘기를 많이 해주셔서 제겐 의미있는 시간이 됐어요.

    글샘: 좀 더 깊이 있는 얘기를 나누고 싶은데 논술탐험 시간이 짧아 이번 지방선거의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을 본 건 아닌지 모르겠구나. 행여 어느 한쪽에 치우친 논리로 설명한 건 아닌지도 걱정되고…. 논술은 주관적인 생각을 논리있는 주장으로 객관화하는 글이라고 보면 돼. 네 생각을 잘 정리해서 ‘지방자치제와 선거’의 상관관계에 대한 이해를 제대로 했으면 좋겠어. 다음 시간에 만나자.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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