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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 최저임금도 세계 16강에 들어야- 김순희(마창여성노동자회 사무국장)

  • 기사입력 : 2010-06-2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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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월29일 오늘, 노사공익위원들로 구성된 최저임금위원회에서 2011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한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급 4110원. 하루 8시간, 한 달 209시간을 일하면 85만원이 조금 넘는다. 시급 4110원이면 한 시간에 100개 넘게 햄버거를 포장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이 자신의 1시간 시급으로 자신이 일하는 가게의 햄버거 한 개도 못 사먹는 수준이다.

    저임금노동자들이 요구하는 내년도 최저임금은 딱 1000원을 올려 5180원이다. 햄버거 세트는 살 수 있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겨우 100만원이 약간 넘는다. 이 요구액은 2009년 전체 노동자 임금 평균의 절반에 해당하는 것이다

    최저임금이 중요한 이유는 마트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 청소용역 아주머니, 하청업체에서 일하는 아저씨, 행정인턴직 청년, 사회적일자리 참여자, 자활참여자 등 300만명 이상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적용될 뿐만 아니라 전체 노동자 임금수준을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기준이 되기때문이다.

    현재 300만명에 이르는 저임금노동자들이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로 살고 있으며, 최저임금법이 있는지도 모르고 주는 대로 받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OECD 기준으로 평균의 32%다. 월드컵 팀이 최초의 원정 16강에 진출하였지만 최저임금은 16강에 들지도 못한다. 축구만 16강이 아니라 최저임금도 16강에 들어야 하지 않을까.

    경제계는 최저임금이 다른 나라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섰다는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으로 한국의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은 21개국 중 17위, 국제노동기구(ILO) 기준으로 59개국 중 48위에 머문다. 경제계는 지금껏 최저임금 동결을 주장하다가 마치 동전 하나 던져주듯 10원(0.2%) 인상안을 제시했다. 이는 최저임금이 곧 월급이 되는 저임금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해 버리는 모습이다.

    경제계는 최저임금 동결의 주요 이유로 ‘고용안정’을 내세우며 최저임금이 너무 가파르게 올라 최저임금을 감당할 수 없는 한계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고 엄살을 떨지만 지난 2년간 최저임금은 시급이 고작 340원 올랐을 뿐이다. 이는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쳐서 실질 최저임금은 오히려 삭감됐다.

    최저임금은 사회적 양극화를 해소하고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그야말로 저임금 노동자들의 생명줄인 것이다.

    저임금노동자들은 이 돈을 받아 가족들과 식사하고 옷을 사 입고, 집세를 내야 하며, 아이들을 가르쳐야 한다.

    대충 그만큼만 주면 되는 임금이 아닌 것이다. 최소한 생필품을 사는 것이 고통이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침체된 내수경제를 살리는 길은 상위 10%가 더 많이 가지는 것이 아니라 저임금 노동자들의 주머니를 넉넉하게 해야 한다.

    모든 국민들이 먹고 살기에 충분한 임금을 받게 될 때, 경제는 그때 활성화된다.

    말로만 서민경제 살리기를 외칠 것이 아니라 무엇이 진정 서민경제를 살리는 방법인지를 직시해야 한다.

    김순희(마창여성노동자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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